가을은 모든 팀에게 마무리의 시기다. K리그도 파이널라운드에 돌입하며 끝을 향해가고 있다. 유소년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유소년 시스템 중 가장 어린 U12 팀도 시즌 마무리에 들어갔다. 진정한 ‘유종의 미’를 위해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어떤 날을 보내고 있는지 UTD기자단에서 만나봤다.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지난 달 26일 송도 LNG 종합 스포츠타운에서 개최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배 2023 인천 유소년 축구대회’에 출전해 8강전에서 만수북FC를 상대로 6-2 승리를 거뒀다.
지난 달 15일부터 시작된 대회는 인천지역 유소년 축구대회 중 가장 큰 규모로,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조별 예선에서부터 3전 전승은 물론 20득점 0실점이라는 막강한 화력을 보여주며 본선에 올랐다. 본선 첫 경기인 14강에서 4-0 승리를 거두며 무난히 8강에 오른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8강에서도 6득점을 만들어내며 준결승에 올랐다.
결과만 보면 모든 경기가 쉬워 보인다. 그만큼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인천유나이티드 U-12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8강에서는 대회 첫 실점을 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1-0으로 앞서나가던 중 선제골 이후 5분 만에 나온 실점이라 더욱 위기처럼 느껴졌다. 다시 추가골을 터트리며 앞서나갔으나 후반 시작 1분 만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대회 두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이렇듯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경기 중반 쉽지 않은 상황에도 놓였으나 그들만의 힘으로 동점, 재역전까지 이뤄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거센 공격을 이어간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기어코 6-2 대승을 거뒀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지만, 유소년에서는 조금 다르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이번 8강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승리라는 결과도 대단하지만, 경기 중 일어난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낸 과정이 더 대단했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이것이 U-12 팀의 역할이다. U-12는 단순한 유소년 팀 그 이상의 의미다. 인천유나이티드라는 프로팀이 키워내는 유스 시스템의 시작이자, 프로 선수를 양성하는 포문을 여는 곳이다. 또한, U-12, U-15, U-18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로팀까지 연결된 육성 시스템에서 U-12는 가장 기본을 담당하고 있다. 즉, 뿌리라는 뜻이다.
인천유나이티드 U-12를 이끄는 이재홍 감독은 이 연결성과 교육의 기본을 강조했다. 단순히 몇 년 뛰고 나가는 팀이 아닌, 더 큰 나무를 만들기 위해 뿌리를 다지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재홍 감독은 “최종적으로는 프로 선수를 만드는 것이 이 시스템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시기가 중요하다. 골을 많이 넣고, 무조건 이기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 U-12 팀에서는 앞으로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본기, 좋은 습관들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U-12 팀이 이런 생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팀은 승리만을 위해 한 선수에게 의존하기도 하고, 무조건적인 롱킥이나 헤더를 통해 득점만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축구를 1~2명이서만 하게 되는 결과가 생긴다. 승리를 위해 하는 선택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우리는 과정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 피지컬이 좋은 선수가 있어도 헤더만 노리며 득점을 만들어내려고 하지 않고, 패스 하나를 하더라도 최대한 그라운드로 하려고 한다. 득점원도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마찬가지로 득점 과정도 다양하게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홍 감독의 시선은 계속해서 미래를 향해 있었다. 이 감독은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갈수록 각자 신체적으로 발전이 다르다. 변화는 무조건 겪게 된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그런 변화가 오고, 달라지는 게 생겨도 구애받지 않도록 기본기와 습관, 시각을 가르치려고 한다. 어딜 가고 어느 팀에 가더라도 쓰임 받을 수 있고,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게끔 경기에 대한 개념부터 가르치는 것”이라며 교육 철학을 밝혔다.
이어 그는 “중학교 때는 2차성징을 하면서 숨겨져 있던 잠재력이 나타나고 각자의 장점도 더 두드러지게 등장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는 프로를 목표로 준비하는 실전의 단계다. 피지컬을 이용한 과학적인 관리도 필요하게 된다. 유스 시스템은 이런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U-12부터 완성된 프로 선수를 키우는 것처럼 교육하기보다 지금 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재홍 감독이 말하는 ‘지금 해야 하는 것’은 뿌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는 “거목이 되기 위해서는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아이들을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게 하고 싶지 않다. 최대한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뿌리를 굵고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너는 이걸 잘하니까 이것만 해. 너는 저걸 잘하니까 저것만 해’ 이렇게 하지 않고 어느 포지션에서도 기량을 보여줄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볼을 잘 잡고, 잘 주고, 하는 식의 기본적인 것이 갖춰져야 한다. 그리고 경기를 읽어내는 부분도 중요하다. 이 연령대에는 이걸 중점적으로 가르친다”고 말했다.
이재홍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기본을 쌓아 두꺼운 뿌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실제로 선수들의 말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6학년 이은우는 “작년에 다른 팀에서 인천유나이티드 U-12로 합류했다. 사실 이전까지는 터치가 별로 좋지 않았는데, 올해부터는 터치가 좋아졌다는 걸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재홍 감독의 말처럼 기본기를 갖춰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주로 측면 공격수를 보는 이은우는 이제 자신의 장점을 드리블이라고 꼽을 정도다. 이재홍 감독도 이은우에 대해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상대 선수 한두 명 정도는 박스 근처에서도 쉽게 제압하고 득점까지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굉장히 열정적이고 볼에 대한 집착도 있고, 승부욕도 강해 팀 전체의 사기를 높여주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이재홍 감독의 말대로 성장하고 있는 선수를 한 명 더 만나봤다. 바로 인천유나이티드 U-12의 대표 스트라이커인 황보태양이다. 황보태양은 이번 8강전에서도 4골을 터트리며 팀을 준결승행으로 이끌었다. 이재홍 감독은 황보태양에 대해 “이름처럼 우리 팀을 밝게 비춰주는 선수”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마지막에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내는 선수다. 그런 결과들이 팀에 큰 힘을 주는 역할을 한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고 득점 감각도 좋은, 탁월한 기량을 가진 선수다. 언제나 상대 팀에서 가장 견제를 많이 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경기 때는 늘 1~2명씩 전담 마크가 붙고, 그러다 보니 경기 때 힘든 상황도 많이 생기는데도 그런 어려움을 늘 이겨내곤 한다. 신체적으로도 굉장히 뛰어나서 구단에서도 잘 성장시키기 위해 지켜보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중학교 진학 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신장이 170cm를 넘은 황보태양은 경기 내내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특유의 피지컬은 전방압박 시 좋은 무기가 되기도 했다. 득점력과 플레이 스타일만 봐도 알 수 있듯 황보태양은 스스로 장점을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기고 있거나 지고 있을 때 골을 넣어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팀을 유리한 상태로 만드는 것에 자신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경기도 1-1 상황에서 역전 골을 만들어낸 것이 황보태양이었다.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그에게도 고민이 있던 시기가 있었다. 황보태양은 “5학년 후반쯤에는 틀에 박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좀 더 창의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이재홍 감독이 강조한 부분이 실제로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감독이 언급한 경기를 읽어내는 능력, 다양한 경험과 접근 방식을 통해 황보태양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만나본 김태완 역시 이런 성장을 경험했다. 주로 최종 수비수를 보는 김태완은 “이전에는 수비수라고 정말 수비만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도 요즘에는 공격에도 보탬이 되려고 한다. 이 부분을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기도 하고, 경기 중에 최대한 전진 드리블도 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서곤 한다”고 말했다. 수비수임에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모습은 이재홍 감독이 강조했던 ‘다양한 경험’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김태완은 벌써 뿌리가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홍 감독은 김태완에 대해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을 하는 선수다. 최근에 한두 달 정도 부상을 당해 휴식을 취했고, 지금은 몸을 끌어 올리기 위해 경기 감각을 찾고 있다. 오랜만의 출전인데도 최대한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 실수 없이 경기를 잘 이끌어가는 영리한 선수인데, 이번 8강전 같은 경우도 실점 이후 교체로 들어가서 실점 없이 경기를 이끌었다”며 칭찬했다.
앞서 이재홍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최근 김태완은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다. “하체 쪽에 계속 충격이 쌓여서 성장통 비슷하게 왔다”고 설명한 그에게 부상 동안 경기 출전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지 물었다. 김태완은 “빨리 복귀하기 위해서는 빨리 낫는 것이 중요하니까, 경기를 뛰고 싶다는 욕심은 누르고 재활에 최대한 집중해서 복귀에 전념을 다했다”고 밝혔다.
8강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승리한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오는 1일 준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이 경기에서도 이기게 된다면 11일 결승전이 예정되어 있다. 이은우, 황보태양, 김태완까지 셋은 모두 6학년으로, 인천유나이티드 U-12로서는 마지막 대회다. 세 선수 모두 “마지막 대회는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다짐했다.
세 사람은 내년부터 인천유나이티드 U-15 광성중학교로 승급하게 됐다. 이제는 광성중의 이름을 달고 만나게 될 선수들이다.(뿐만 아니라 인천유나이티드 U-12로 뛰고 있는 10명의 선수 모두 광성중학교로 승급이 결정됐다.) 김태완은 “중학교 올라가서도 주전으로 계속 경기를 뛰고 싶다”고 밝혔고, 황보태양은 “골을 많이 넣는 것뿐만 아니라 팀에 더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은우는 “열심히 하겠다”는 짧지만 강한 말로 각오를 다졌다.
[송도LNG 보조경기장]
글, 사진 = 성의주 UTD기자 (sung.euju.shin@gmail.com)저작권자 - 인천UTD기자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