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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수는 만들어진 축구선수다." -아버지가 말하는 유병수의 성장기

173 UTD기자단 뉴스 UTD기자 문수정 2009-05-22 1157
"유병수는 만들어진 축구선수다." -아버지가 말하는 유병수의 성장기 부전자전. 닮아도 너무 닮았다. 웃을 때 접히는 눈매, 축구에 대한 열정, 경상도 남자 특유의 고집. 인천을 뜨겁게 만들고 있는 유병수 선수와 그의 아버지 유달근씨의 공통점이다. 유병수의 아버지로서 하는 인터뷰이기에 아들얘기 외에는 하지 않겠다고 선전포고부터 하시는걸 보니 아버님도 보통이 아닌 듯싶다. 지금부터 특별한 아버지의 '특별한 축구선수 만들기' 함께 들어보자. -일단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듣기로는 아버님도 축구선수 출신이었다고 들었는데 그 얘기 좀 해달라. =선수생활을 하긴 했는데 특별하게 내세울 건 없다. 병수아버지로 하는 인터뷰이니까 병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싶다. 결과적으로는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병수가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나 싶기는 하다. 계획을 한 것도 있고. (웃음) -계획이라는 건 일부러 진로를 그쪽으로 잡아주신 건가? =병수가 축구를 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본인의 의지가 중요한 거다. 3~4살때는 공을 종류별로 줬었다. 그런데 유독 축구공을 잘 가지고 놀더라. 4~5살때부터는 내가 새벽에 운동을 나갈 때 병수가 먼저 일어나서 나를 깨워가지고 나갈 정도였다. 내가 조기축구 회에도 데리고 나가면 그냥 옆에서 공을 가지고 노는 정도였다. 병수가 직접 나서기 전까지는 체계적인 훈련 없이 그냥 공차는 데 데리고만 다녔다. 그래서 초등학교도 축구부가 없는 학교로 입학했었다. 저학년 때도 그냥 친한친구들끼리 팀 맞춰서 다른 학교 친구들과 빵 내기 같은 거 하러 다니고 그랬다. 그러다 어느 날 와서 축구선수를 해보겠다고 하더라. 내가 허락해서 되는 게 아니고 하고 싶으면 엄마한테 허락을 맡으라 했는데 엄마반대가 심했다. 그래도 병수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길래 4학년 2학기때 후배가 감독을 하고 있던 신암초등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집하고 거리가 멀어서 자전거를 사줬는데 도로로 다니는 게 위험했지만 힘들단 소리 없이 잘 다녔다. -축구로 빵 내기를 할 정도면 꽤나 장난꾸러기였을 것 같은데 어린 시절은 어땠나? =개구쟁이였지만 공부도 잘했다. 공부를 잘해서 엄마반대가 더 심했다. 초등학교 6학년때는 전교어린이회장도 했다. 초등학교 당시 회장선거를 1학기, 2학기 따로 했는데 6월에 유소년대표로 울산에 갔다 와서 어린이회장선거에 나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그냥 하라고 했는데 압도적으로 당선이 돼서 왔다. 초등학교 생활은 그 외 특별한 건 없었다. 아이들하고 어울리는 거 좋아하고 통솔력이 있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자식에게 권하지 않는다.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인데 아버님은 그 반대인 것 같다. =나는 절대 반대 없었다. 병수가 축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도 죽어도 운동장에서 죽고 아예 운동장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 시작은 물론 내가 유도를 했지만 어쨌든 본인이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끝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은 대구인데 서울로 진학을 시킨 이유가 따로 있나? 대구에도 좋은 축구명문이 있지 않나? =초등학교 때 서울로 보내려고 했는데 시기를 놓쳤다. 대구 청구중에 갔다가 바로 서울로 보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일부러 서울로 보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너무 부모한테 의지하려고 한다. 어린아이를 멀리 보내면 안타깝단 얘기들도 하는데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부모와 떨어져서 고생을 해야되는거다. 어차피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건 정해져 있다. 운동은 자기가 하는 거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운동만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거 그것밖에 없다. -유병수 선수에게 가장 많이 해줬던 얘기는 무엇인가? =자기 자신보다 주위 동료에 대한 말을 많이 한다. 애들하고 싸우지 말고 친구들한테 잘하라던가 훈련 때 한발 더 뛰란 말을 많이 했다. 중학교 3학년때 전국대회 나가 득점상 탈 때도 동료들한테 잘하라는 얘기만 했다. 아이스크림을 사먹어도 절대 혼자 사먹지 말고 팀이 항상 우선이라고 얘기했다. 그런 말들이 효과가 좀 있었는지 고등학교 때는 동료들이 자기가 골을 넣을 것도 병수한테 패스를 해줬다. 그런 도움 없이는 절대 득점왕 못한다. 지금은 수비도 많이 도우라고 조언을 한다. 형들은 수비하면서 고생하는데 프로새내기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병수는 젊으니까(웃음). 팀에서 어울릴 수 있도록 항상 형들한테 예의 바르게 잘하라는 말을 하는 편이다. -대학진학에 대해서는 아버님의 의견이 컸다고 하더라. 굳이 대학진학을 고집하신 이유가 있는가? =내가 대학을 못간 것이 아쉬워서 프로행보다는 대학진학을 권유했다. 일단은 대학을 들어가자 했더니 병수도 바로 의견을 따르더라.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가서 성공하는 선수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잘한 게 평생 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대학진학을 권했고 다른대학팀들을 다 뿌리치고 홍대를 택한 것도 경기를 많이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자신감을 얻게 하기 위해서였다. -드래프트 결과가 나왔을 때는 어땠는가? =기분이 좋았다. 드래프트 전에도 인천에 가면 병수가 경기를 어느 정도 뛸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니까 더 기분이 좋았다. 본인이 열심히 하면 인천 같은 경우는 형들이 많이 도와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들의 모든 경기를 보러 다닌다고 들었다. 힘들지는 않은지? =힘이 들어도 다닐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병수의 자신감을 키워줘야 하고 어려울 때는 또 전화해서 찾는다. 통화할 때도 게임에 대해서는 절대 얘기안한다. 경기 때 어떻게 해라, 득점왕을 해라 이런 얘기는 절대 안 한다. 대신 대회가 중간쯤 지나면 "병수야 욕심 한 번 내는 게 어떻겠나?" 그러면 "아버지 이번에는 안됩니다" "열심히 한 번 해볼게요" 이런 식의 답이 나온다. 운동장에서 기술적인 부분은 지도자들이 다 알아서 하니까 심리적인 부분을 키워주기 위해 계속 경기 보러 다니는 것 같다. -아버님이 보시는 유병수 선수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단점이라 하면 학원축구에서 아직 못벗어난것 같다. 팀에서 원하는 부분, 감독이 원하는 부분을 빨리 파악해서 따라가야 하는데 그 부분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장점은 막상 말하려니 그렇다(웃음). 힘이 좋고 헤딩 하나는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낙하지점을 잘 알고있는것 같다. 헤딩하나 만큼은 칭찬을 많이 한다. -유병수 선수가 힘들다고 투정부린적은 없나? =직접적으로 말로 한적은 없었다. 물론 힘들었을 거다. 전혀 없을 수가 있겠나? 그래도 본인이 알아서 잘 풀더라. 병수가 그랬던 적은 없지만 숙소이탈이나 가출은 절대 용납을 못한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분위기가 안 좋다고 전화가 왔었다. 절대 분위기에 휩쓸리면 안 된다고 했다. 친구 인연을 끊더라도 같이 나가면 안 된다고 했다. 대신 한 명도 빠짐없이 다 나갈 때는 나가라고 했다. 단체생활에서 나 하나 살자고 빠져나가고 그렇게 운동할거면 안 해야지~ -유병수 선수가 자랑스러웠을 때는 언제였나? =자기가 공격수 해보겠다고 할 때 자랑스러웠다. 우리나라가 공격은 용병이 워낙 많으니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해서 포지션 변경얘기를 몇 번 했다. 어릴 때부터 체력도 안 좋아서 내심 걱정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병수가 죽어도 공격을 한 번 해보겠다 하더라. 해보고 안되면 그 때 얘기를 한다고 했다. 그 얘기 할 때 자랑스럽더라. -운동선수 부모로서 어려웠을 때를 꼽아본다면? =어려운 일이 있을 수가 있겠나. 뒷바라지라는 게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자식이니까 해줄 만큼 해주는 거다. 부모니까 당연히 해주는 건데 그걸 어렵다고 하면 안되는거다. 오히려 뒷바라지에 대해서 병수가 더 많이 고맙게 생각하는 것 같다. 병수가 엄마편하게 모신다는 말을 자주한다. 그럴 때보면 어린애 같다. -유병수 선수도 경상도사나이라 감정표현이 드물 텐데 눈물을 보인 적이 있는가? =드래프트 통해서 인천행이 결정되고 대학동기들끼리 모임을 가졌었나 보더라. 많이는 아니지만 술도 마신 것 같았는데 병수가 전화를 했다. 그 때 병수가 "아빠, 내가 도저히 앞에서는 아빠한테 얘기 못하겠다. 아빠 존경스럽고 고맙다. 지금까지 키워줘서 진짜 고맙다"고 하더라. 그 때 내가 고함을 질렀다. 그런 생각 하지 말라고, 네가 왜 아빠한테 고맙다 해야 하냐, 내가 너한테 고마워해야하는거다. 아무이상없이 탈없이 커줘서 고맙지, 네가 아빠한테 고맙다 하는 게 아니고 내가 오히려 너한테 자랑스럽고 고맙다 해야 맞는거다고 했다. 그랬더니 병수가 울더라. -유병수 선수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따로 챙겨주시는 음식이 있는가? =어릴 때는 음식을 많이 가려먹었다. 입맛도 까다롭고 입도 짧았다. 그래서 어릴 때는 무조건 많이 먹을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데 중학교 3학년되니 아무거나 다 잘 먹더라. 운동선수는 주면 주는 대로 먹어야 한다고 했다. 약으로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은 많이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아무거나 잘 먹는다. 어떤 때는 삼겹살을 10인분씩 먹고 그 상태에서 밥도 두, 세 공기 먹는다. 채소도 좋아해서 고기 먹으러 가면 대여섯 접시씩 먹는다. 식성은 너무 좋다. 지금은. -신인왕에 대해서 아버님도 욕심이 나는지? =부모욕심이라는 건 끝이 없으니까 욕심이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주위에서 너무 띄워주니까 오히려 병수한테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더 많다. 신인왕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리그의 반도 지나지 않았으니까 아직까지는 멀었다. 병수한테도 아직은 생각도 가지지 말라 그런다. 일단 팀의 승리부터 생각하라고 한다. 4대0으로 지고 있는데 골 넣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또 무조건 골만 많이 넣는다고 신인왕을 탈 수 있는 건 아니다. 골 넣고 욕 얻어먹는 선수도 많다. 일단 본인의 목표이상을 달성해놓고 신인왕을 봐야 한다. 벌써부터 설레발치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들을까 걱정이다. -마지막으로 유병수 선수가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가? =축구선수로 시작을 했으니까 선수로서 빛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어리니까 단계를 차근차근 잘 밟아나갔으면 좋겠다. 물론 부모도 돕고 주변에서도 돕겠지만 본인이 많은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후회 없는 선수가 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사회생활을 해도 떳떳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호랑이는 새끼를 훈련시킬 때 절벽에서 떨어트린다는 얘기가 있다. 혹독한 야생에서 살아가기 위한 독특한 훈련방식인 것이다. 이처럼 독특한 축구철학을 가진 아버님이 있기에 야생의 맹주로 군림하는 호랑이처럼 유병수 선수도 푸른 잔디 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 = 문수정 UTD기자 (anstn13@naver.com) 사진 = 이진경 UTD기자(jk2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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