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인천 유나이티드는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수비수를 대거 영입했다. 이들 중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가슴 속에서 피가 끓어오른다는 선수가 있다. 무뚝뚝한 듯 보이지만 장난기가 가득하고, 매력적인 눈웃음을 가지고 있는 이준호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인천에 입단한 이준호, 그에게는 심장과도 같은 축구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봤다.
-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인천에 입단하게 됐는데, 지명됐을 때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 ‘아,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 당시 드래프트 현장에 있었는데, 지명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지 긴장되더라고요. 다행히도 2순위로 인천에 지명이 돼서 정말 좋았어요.
- 그렇다면 프로무대를 경험해보면서 느낀 대학무대와 프로무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 비록 1군 경기에 뛰어보지는 못했지만 패스타이밍이 엄청 빠르더라고요. 역습이나 공수전환이 워낙 빠르게 이뤄지잖아요. 때문에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면 그게 바로 실점으로 연결되니까 이런 점에서 역시 프로무대는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 인천에 입단한 이후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 올해 인천에는 89년생 선수들이 많더라고요. (박)태수랑 (주)현재도 저랑 같은 89년생인데, 처음 인천에 와서 얼굴만 딱 봤을 땐 저보다 형인 줄 알고 깍듯이 인사를 했어요. 그랬더니 (박)태수랑 (주)현재가 우리 친군데 왜 그러냐고 하더라고요. 근데 전 처음에 정말 형인 줄 알았어요.(웃음)
- 목포전지훈련에서 김한섭 선수가 룸메이트였는데, 같은 포지션으로써 배운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 네, 옆에서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배운 점이 참 많죠. 특히 신인이니까 잘하는 것보다는 팬 분들이 경기를 보실 때 ‘아, 저 선수가 열심히 뛰고 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항상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라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덕분에 활동량이나 수비하는 방법,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 같은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 그렇다면 팀 내에서 가장 잘 챙겨주는 선배는 누구인가요? = (정)인환이 형이나 (이)효균이 형이 평소에 잘 챙겨주세요. 경기에 뛰기 전에는 열심히 하라고 조언해주시고, 경기를 마친 뒤에는 패스타임을 좀 빠르게 하라는 등 경기에서 제가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평소에도 많은 선수들이 정인환 선수를 잘 챙겨주는 선배로 꼽더라고요. = 인터뷰에서 좋은 이미지로 비춰지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아요.(웃음) 농담이고요. (정)인환이 형이 외동이라서 오히려 선수들을 더 잘 챙겨주는 것 같아요. 평소에 간식도 자주 사주시고, 친 동생처럼 잘 챙겨주세요.
- 이준호 선수의 포지션은 오른쪽 윙백인데, 대학시절엔 미드필더로도 뛰었다고 들었어요. = 네, 대학교 1학년 땐 미드필더로 뛰다가 선배 형이 다쳐서 자리가 비게 되면 사이드 백도 보고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뛰었어요. 미드필더는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장소로 패스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시야도 넓어야 해서 아무래도 더 힘들더라고요. 저한테는 윙백 자리가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수비수는 상대편이 가지고 있는 공을 가로챘을 때나 실점할 뻔한 상대의 슈팅을 걷어낼 때 통쾌함을 느낄 수 있거든요.(웃음)
- 이준호 선수가 생각하는 본인 플레이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 음, 아무래도 젊으니까 체력적인 면이 장점인 것 같고요. 단점으로는 패스타이밍이 느린 걸 꼽고 싶어요. 민첩함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민첩성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 혹시 평소에 존경하거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나요? = 전 이영표 선수를 롤 모델로 꼽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성실한 면이 가장 닮고 싶고, 또한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 순간적인 센스가 뛰어나서 윙백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시잖아요. 때문에 이런 점을 본받아서 저도 이영표 선수 같이 성실함과 실력을 모두 갖춘 윙백이 되고 싶습니다!
- 처음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예전부터 축구를 좋아해서 비록 공식적인 팀은 아니지만 또래친구들끼리 모여서 클럽축구를 했었거든요. 어느 날 아버지가 클럽 간 대회를 보러오셨는데, 그 경기를 보시고는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하셔서 바로 정식으로 해보고 싶다고 대답했죠. 이를 계기로 초등학교 5학년 말에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 학교 살펴보니까 학창시절을 부산, 경기도, 제주도에서 각각 보냈더라고요. 유난히 지역 이동이 심했던 이유가 있나요? = 초등학교는 부산에서 다녔고 중학교는 경기도 과천에서, 그리고 고등학교는 제주도에서 다녔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감독님께서 스카우트하셔서 간 적도 있고, 어쩌다보니 이동이 많았네요.(웃음) 특히 고등학교 시절을 제주도에서 보냈을 땐 외국에 와있는 것 같았어요. 제주도 사투리가 독특하다보니까 의사소통도 어렵고, 특히 어르신들과 대화할 땐 곤란한 적이 참 많았죠.
-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거나 도움을 주신 분이 있다면? = 저에겐 구포초등학교의 김연학 선생님이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엔 정말 무서웠었는데, 지금까지도 항상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거든요. 인천에 입단했을 땐 이제 시작이니까 후회 없이 잘 하고 축하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정말 큰 힘이 됐어요. 특히 선생님이 부산에 살고 계셔서 자주 찾아뵙고 있습니다.
- 이준호 선수의 축구인생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지만,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가장 만족할만한 플레이를 했었던 시기는 언제였나요? = 음, 만족할만한 플레이를 했던 시기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활동량이 많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아무래도 이때까지는 부상을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겁내지 않고 저돌적으로 뛰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눈에 좀 띄고 그랬던 것 같아요.
- 지금도 주변에서 활동량이 많다는 말을 많이 듣나요? = 네, 김현태 코치님께서 활동량이 많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활동량이 많은 것이 장점만은 아니더라고요. 제가 활동량을 늘리면서 너무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체력부담이 되기 때문에 좀 자제하고 수비위주로 플레이하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가 공격적인 성향이 좀 강한데 프로무대는 한번 집중력이 떨어지면 바로 실점으로 연결되니까 좀 더 신중해야할 것 같아요.
- 여태까지 치른 경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자면? = 아무래도 대학교 2학년 때 성남과 했던 FA컵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프로팀을 상대로 했었던 공식적인 대회는 그때가 처음이었거든요. 비록 경기는 김정우 선수의 골로 1-0으로 패했지만 경기 내내 대등한 경기를 펼쳤어요. 물론 프로팀을 상대하면서 역시 패스나 볼터치, 움직임이 모두 저희보다 한 수 위라는 걸 느꼈지만, 이날 경로기 인해 ‘아! 우리도 프로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이 생겼죠.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어요.(웃음)
- 그럼 이와 반대로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면 언제였나요? = 고등학교 3학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부상 없이 축구를 해왔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부상을 당했거든요. 발목을 다쳤었는데 그 이후로 회복이 되면 또 다치고 이런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이 돼서 무지 힘들었어요.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중요한 시기인데, 육체적으로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죠.
- 힘들 때마다 되뇌는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 좌우명으로는 ‘죽을지언정 무릎 꿇지 않는다.’라는 말을 꼽고 싶어요. 운동을 하다보면 가끔씩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저 문구를 떠올리면서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새롭게 다짐을 해요.
-올 시즌 인천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말해주세요. = 지금은 비록 2군 경기에서 뛰고 있지만, 1군에서 10경기 정도를 뛰고 싶어요.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최대한 살려서 하루빨리 1군 경기에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인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 항상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저희도 그라운드 위에서 보답해 드리고 싶어요. 제가 그동안 골을 넣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만약 인천에서 골을 넣는다면 세리머니로 걸 그룹의 춤을 준비해서 팬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어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면 ‘2PM 이준호’의 이야기만 나온다며 아쉬워하던 이준호 선수, 하지만 지금의 부족한 모습을 반성하는 동시에 적당한 자신감을 갖춘 그이기에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가 된다. 인천에서 멋지게 도약하여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인천 유나이티드 이준호’가 가장 먼저 검색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글 = 유지선 UTD기자 (jisun22811@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ll@hanmal.net) |
0:1




이준호 (1989-01-27)
DF/ NO. 34
179cm 74kg
부산 구포초-과천 문원중- 서귀포고-중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