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징크스는 있기 마련이다. 보통 대다수가 좋은 징크스는 이어가고 싶고, 나쁜 징크스는 하루빨리 탈피하고 싶어 한다.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에게도 이같은 징크스가 있다.K리그 13번째 클럽으로 출발한 인천은 지난 2004년 처음 K리그에 발을 내딛어, 올해로 창단 12년차에 접어든 K리그 시·도민구단의 대표주자다. 창단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천은 특유의 끈끈함으로 무장해 리그 내에서 그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으로 우뚝 섰다.그러한 인천이 가지고 있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있으니, 바로 홀수주기설이 그 주인공이다. 주기설의 발단은 아주 간단하다. 인천이 홀수 해마다 유독 좋은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인천은 2005년 창단 2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및 준우승, 2007년 FA컵과 컵대회 동반 4강, 2009년에는 페트코비치 감독의 조련 아래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11년엔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2013년에는 봉길매직의 힘으로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했다.그리고 올해 2015년. 다시 홀수해가 찾아왔다. 그러자 인천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령탑 교체에 선수단 내 크나 큰 변화의 바람이 부는 등 불안 요소가 가득하지만 다들 내심 ‘홀수주기설’의 힘을 믿는 눈치다. 홀수 해에 보인 인천의 행보를 보기 쉽게 정리해보았다.2005년, 공포의 외룡구단의 신나는 질주(전기 2위, 후기 5위<통합 1위> / PO 준우승)흔히 말하는 인천의 리즈 시절이다. 창단 첫 해 인천의 행보는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니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전기리그 최하위로 전락하고, 초대 사령탑이었던 베르너 로란트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팀 내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다행히 당시 수석 코치를 맡고 있던 장외룡 감독 대행이 팀을 빠르게 추슬렀다. 여름 컵대회에서 나름 분투를 펼치더니 이어진 후기리그서 4위에 오르는 놀라운 반전을 이뤄내며 실망으로 가득 찼던 팬들의 마음을 다시 믿음과 신뢰 그리고 기대감으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불행히도 2005시즌에서도 출발은 좋지 못했다. 리그에 앞서 진행된 컵대회 전남 드래곤즈와의 1라운드 홈경기서 짜릿한 1-0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리는 듯 했지만, 이후에 다시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하면서 팬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이내 분기점이 찾아왔다. 4월 17일 FC서울과의 컵대회 8라운드 홈경기였다. ‘신예’ 박주영을 보기 위해 2만 3천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했다. 인천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 했지만 이 악물고 싸워 라돈치치의 멀티 골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비상의 신호탄이 터졌다.이어 전기리그에서 보여준 인천의 행보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초반 강팀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와의 홈 2연전을 모두 깔끔한 1-0 승리로 마친 인천은 엄청난 돌풍의 핵으로 우뚝 서며 전기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비록 마지막에 부산 아이파크에 전기리그 우승컵을 내줬지만, 인천은 7승 3무 2패(전기리그 2위)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전기리그 우승을 목전에서 놓쳤지만 선수들은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후기리그에서 그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후기리그에서도 인천의 돌풍은 이어졌다. 6승 3무 3패의 호성적으로 후기리그를 5위로 마쳤고, 통합 성적 1위로 당당히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플레이오프 4강전에서는 부산을 만났다. 이상헌과 방승환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둬 내친김에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상대는 ‘막강 화력’를 보유한 울산이었다. 아쉽게도 인천의 질주는 거기까지였다. 1,2차전 합계 3-6 스코어로 인천은 리그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2005년을 기점으로 인천은 ‘승점 자판기’에서 ‘다크호스’로 거듭났다. 창단 2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그리고 준우승. 실패의 응어리를 품은 채 좌절 속에서 방황하던 이들이 이뤄낸 감동의 순간은 2006년 다큐멘터리 ‘비상’으로 제작되어 다시금 재발견이 이뤄지기도 했다.2007년, 박이천호의 화끈한 공격축구(정규리그 9위 / 컵대회 4강 / FA컵 4강)2005시즌 화려한 비상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인천은 2006시즌 다소 아쉬운 행보를 보였다. 0대 0 무승부가 수두룩할 정도로 답답한 경기가 계속됐다. 또한 막판 집중력 결여 문제로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내줬다. 그나마 FA컵 4강행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2007시즌을 앞두고 장외룡 감독이 돌연 유학길에 올랐다. 장 감독은 인천 구단과 ‘1년 유학+3년 감독직’의 총 4년간의 파격적인 조건을 토대로 재계약에 합의한 뒤 곧바로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에 당시 기술 고문이었던 박이천 부단장이 감독 대행직을 맡았다.구단에서는 예산 마련을 위해 그간 공들여 키운 유망주들을 대거 이적 시장에 내놓았다. 최효진이 포항, 김치우가 전남, 이요한이 제주 유나이티드, 이근호가 대구FC로 각각 둥지를 옮겼다. 대신 데얀(몬테네그로), 김상록(제주), 이동원(전남), 윤주일(대구) 등을 새로이 영입했다.정든 선수들과의 이별에 팬들의 뭇매가 이어졌다. 이에 박이천 감독 대행은 개의치 않고 “신바람 나는 공격 축구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며 자신 있게 약속했다. 가장 먼저 포메이션부터 탈바꿈했다. 창단 이후 줄곧 사용했던 쓰리백을 과감히 접어두고 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박이천 감독 대행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데얀, 김상록, 박재현, 방승환 등의 다양한 공격 루트를 통해 한 골 내주면, 두 골을 넣는 파격적인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초반 비록 리그에서는 부진했지만 컵대회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타 기업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쿼드의 양질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 전반기엔 컵대회에, 후반기엔 리그에 집중하겠다는 박 감독 대행의 일종의 로드맵이었다. 이후 인천은 컵대회 4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준결승전서 서울에 승부차기 혈투 끝에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컵대회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인천은 나머지 리그와 FA컵에 올인 작전을 펼쳤다. 리그에서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올리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이어갔고 FA컵에서도 마찬가지로 16강전서 대구를, 8강전서 서울을 꺾으며 2년 연속 4강에 올랐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뒷심 부족이 아쉬웠다. 리그 막판 서울, 포항과의 원정 2연전에서 2연패를 기록하며 6강행 막차에 몸을 실지 못했고,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던 FA컵마저도 운명의 장난인 것 마냥 준결승전서 2년 연속 전남과 만나 0-2로 패하며 탈락의 쓴맛을 맛보고 말았다.2009년, 페트코비치 제독의 명품축구(정규리그 5위, 4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으로 뒷심부족으로 아쉽게 6강행 티켓을 놓친 인천이 2009년을 맞아 새 출발에 나섰다. 오랜 시간 인천을 이끌었던 장외룡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짐을 짊어지고 졸연 자진 사퇴한 가운데, 새로운 사령탑으로 세르비아 출신의 ‘유고 명장’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이 부임했다.선수단 구성에도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창단 멤버’ 라돈치치와 방승환이 각각 성남 일화(現 성남FC)와 제주로 떠난 가운데 새로운 외인’ 챠디와 제이드 그리고 손대호(성남), 김민수(대전 시티즌) 등이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그밖에도 유병수(홍익대)를 비롯하여 장원석(호남대), 정 혁(전주대) 등 무수한 가능성을 지닌 신인들 또한 대거 팀에 합류했다.인천은 ‘유고 명장’ 페트코비치 감독의 조련아래 새로운 유형의 스타일로 빠르게 탈바꿈했다. 가장 먼저 견고한 수비진을 구축해 뒷문 단속에 나섰고, 유병수와 챠디 투톱을 비롯하여 강수일과 박재현 등을 앞세운 시원한 공격 진영까지 갖추며 이기는 실리 축구를 펼쳤다.전반기 인천의 행보는 지난 2005년을 떠올리게끔 했다. 신바람 나는 행보가 계속됐다. 후방에서 ‘영원한 캡틴’ 임중용과 ‘바리게이트’ 안재준 그리고 ‘저승사자’ 김이섭이 철옹성을 구축했고, 전방에서 ‘슈퍼 루키’ 유병수와 ‘흑진주’ 강수일 등이 시원한 골 폭풍을 일으켜줬다.차곡차곡 승점을 쌓아올린 인천은 전북 현대, 광주와 함께 초반 치열한 선두 다툼을 펼쳤다. 전반기 인천이 거둔 성적은 6승 3무 1패(승점 21). 눈부신 행보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3주간의 짤막한 휴식기를 마치고 나자 불행히도 상황이 바뀌고 말았다.12라운드 포항전 1-4 대패를 기점으로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전반기의 상향 곡선은 온데간데없고 급격하게 하향세로 돌변했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인천은 후반기 들어 치른 8경기에서 6무 2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패배보다 무승부 수치가 높았다는 부분이다. 여기에 19라운드 광주, 20라운드 수원에 2연승을 거두는 등 중간 중간 승리도 기록했다. 주춤한 행보 속에서도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올린 인천은 최종 순위 5위로 당당히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6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천은 성남과 마주했다. 연장 혈투가 펼쳐졌다. 연장 전반 라돈치치에게 불의의 일격을 허용했지만, 연장 후반 김민수가 이내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승부차기 끝에 뼈아픈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인천은 아쉬움 속에 2009년을 마쳐야 했다.2013년, 창단 10주년 그리고 봉길매직(6위로 상위 스플릿 진출, 최종 순위 7위)2012시즌 인천은 최악의 부진 속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치며 ‘강등 0순위’로 불리는 등 온갖 시련을 맞았다. 그러나 ‘소방수’ 김봉길 감독의 조련 아래 중반 무렵부터 매서운 상승세를 타며 후반기 19경기 연속 무패(12승 7무)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2013년의 새로운 도약의 밑그림을 그렸다.2013시즌은 인천에게 있어서 어느 해보다 특별했다. 창단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기 때문이었다. 목표는 오직 하나였다. 2012시즌 목전에서 놓쳤던 상위 스플릿 진출 티켓을 손에 쥐고, 더 나아가서는 클럽의 오랜 숙원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확보까지 노리겠다는 각오로 선수단 전원이 똘똘 뭉쳤다.선수단 내 대개편이 이뤄졌다. 정인환, 정 혁, 이규로가 동시에 전북으로 떠난 것을 시작으로 마찬가지로 김한섭과 윤준하 그리고 박태수가 대전으로 둥지를 옮겼다. 또 박준태가 전남으로 트레이드 됐고, 수문장 유현 역시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경찰청으로 떠났다.물론 그만큼의 수혈도 동시에 이뤄졌다. 일전에 인천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인천의 아들’ 안재준이 전남에서 복귀했고, 수비수 김창훈(대전)과 골키퍼 조수혁(서울) 그리고 디오고와 찌아고 삼바 듀오가 새 식구로 자리했다. 그밖에 ‘신예’ 이석현(선문대)도 자유계약으로 합류했고, 마지막에는 전남의 선처 속에 이천수의 극적인 복귀까지 이뤄졌다.전반기 인천은 기분 좋은 행보를 이어갔다. 1라운드에서 경남FC와 비기며 주춤한 행보를 보였지만 2라운드 서울, 3라운드 성남과의 원정 2연전서 각각 3-2, 3-1 승리를 거뒀다. 이어 4라운드서 대전에 1-2로 패하며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인천은 다시 일어섰다.지난 2005년, 2007년, 2009년과 마찬가지로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올렸다. 특히 8라운드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3-1 짜릿한 역전승은 상승세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인천은 ‘봉길매직’ 속에 6승 5무 2패(승점 23)의 기록으로 3위로 성공적인 전반기 마무리에 성공했다.불행히도 여름이 되자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빡빡한 일정 속에 선수들의 극심한 체력 저하 문제가 발생했고, 여기에 심판 판정 문제라는 경기 외적인 요소까지 더해져 인천을 괴롭혔다. 그러나 인천은 굴하지 않고 더욱 똘똘 뭉쳐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올렸고, 25라운드서 수원에 3-1 승리를 기록하며 1차 목표였던 상위 스플릿 진출을 당당히 확정지었다.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한 김봉길 감독은 “ACL 진출권을 욕심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천의 질주는 여기까지였다. 스플릿 라운드에서 12경기 연속 무승 행진(6무 6패)의 부진에 빠졌다. 결국, 인천은 마지막 38라운드서 수원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기나 긴 무승 징크스에서 탈피하는 데 만족하며 아쉬움 속 2013시즌을 마쳐야 했다.<덧붙이는 글>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은 현재 제주도에서 김도훈 신임 감독의 지도 아래 2015시즌을 대비한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박태민, 남준재(이상 성남), 구본상(울산), 문상윤(전북), 이석현(서울), 안재준(경찰청) 등 주축 선수 대거 이탈의 아쉬움도 잠시 유 현, 이천수, 설기현, 김도혁, 진성욱 등 기존 선수들과 케빈, 요니치, 김대경, 박세직, 안진범 등 새 얼굴이 빠르게 융화되어 팀 내 새로운 긍정적인 요소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인천의 올 시즌 첫 경기는 광주FC와의 홈경기로 오는 3월 7일 토요일 14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홀수 해를 맞아 인천이 보여줄 새로운 행보가 상당히 기대되는 바다.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