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과 비교해봐도 나에게 뛰어난 수상경력은 없다. 그렇다고 신체조건이 남들보다 크게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난 나를 믿고 있다. 인천은 나에게 기회를 준 팀이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 아직 나에게는 더 큰 꿈이 있다. 그 꿈을 위해 나는 오늘도 축구화 끈을 조여 맨다. 나는 김선우다.
- 인천에 입단하게 되었을 때의 얘기를 해보자. 인천에서 자신을 지명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 드래프트 결과 발표가 있던 날 저는 그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어요. 그 당시 저를 가르치시던 감독님께서 발표현장에 가셨죠. 저는 그냥 집에서 있었는데 인터넷으로 결과가 뜨는 줄 알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었죠. 시간이 흐르고 감독님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인천에서 너 뽑았다"라고 하셨죠. 사실 테스트를 볼 때 제가 몸상태가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제가 인천만을 목표로 해서 테스트 본 것이기 때문에 인천에 뽑히지 않았으면 어떻게 될지 몰랐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인천에 뽑혔다는 말을 들었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죠.
- ‘남수원중 - 수원고 - 한양대’ 라인을 밟고 왔다. 이 때 축구를 배우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특별한 조언을 들었다던가 하는 일이 있나? 혹은 기억에 남는 감독이나.
= 중학교때는 추억이 많았어요. 축구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저와 같은 친구들이 많았으니 서로 공을 주고 받으면서 축구를 즐겼다고 하는것이 맞겠죠. 고등학교에 와서는 경쟁이 심해서 힘들었어요. 선후배들중에 저보다 실력이 좋은 선수가 많았으니까요. 대학교때는 제가 자잘한 부상이 여러번 있어서 그렇게 좋은 기억이 남아 있지는 않네요. 대학교때는 전남에서 뛰셨던 김도근 선생님이 오셔서 저에게 "평범한 선수는 공을 쉽게 차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되는 조언이었죠.
- 축구선수치고 신체조건이 평범하다. 자기 나름대로의 주특기를 키우는 것이 있다면?
= 제가 보기에도 정말 평범해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몸을 키우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덩치가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힘을 키워야 다른 선수들을 상대할 수가 있거든요.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죠. 그리고 상대팀의 공격수들의 체형에도 차이가 많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을 대하는 방법에 있어서 여러가지 대비책을 연구하고 있어요. 제가 키가 좀 작은편이라 달라붙는 거는 자신이 있죠.
- 첫 월급을 탔을 때로 돌아가 보자. 월급으로 무엇을 했나?
= 저는 지금도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용돈을 타서 써요. 월급날이 되면 "돈이 들어왔어요?"라고만 부모님께 여쭤보기는 하는데 제가 따로 돈 관리는 하지 않아요. (용돈이 생활비로 충분하냐는 질문에 웃으며)되도록 아껴쓰려고 많이 노력해요.
- 경기를 뛸 때 보면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번갈아가며 뛰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뛰기에 가장 알맞다고 생각되는 자리는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리 말이다.
= 제가 처음에는 미드필더로 뛰었는데 지금은 수비수로 뛰니까 또 나름대로 좋아요. 저는 어디든지 자신있어요. 기본기는 여태까지 많이 다져왔으니까 크게 걱정은 안해요. 미드필더나 수비수 어디든지 다 뛸 수 있어서 크게 걱정안해요.
- 닮고 싶은 선수를 뽑아보자.
= 저는 네덜란드의 에드가 다비즈(Edgar Davids)를 좋아해요. 98 프랑스월드컵 때도 봤는데 저와 마찬가지로 왼발잡이 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게임을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할까요? 그런점을 닮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선수였죠.
- 드래프트로 인천에 입단한 동기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수상 경력이 많지 않다. 이런 점이 자신에게 있어서 평소에 콤플렉스가 되지는 않았던가?
= 제가 정말 상복이 없기는 해요. 저는 크게 신경안써요. 저에게는 현재가 더 중요하거든요.
- 인천에 들어왔을 때 했던 나름대로의 다짐이 있었는지 말해보자.
= '경기를 많이 뛰자'라고 생각을 많이 했죠. 처음에 인천에 왔을때는 대학과는 다른 환경에도 적응이 어려웠고 저보다 실력이 훨씬 좋은 선수들을 봐서 그런지 좌절도 많이 했어요. 쉽게 말하면 차이를 느낀 것이죠. 저에게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아서 '일단 리저브(Reserve)로라도 들어가자' 생각했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 지난 3월 수원과의 2군 경기 결과가 매우 충격적이었다. (1대7 패) 그런 결과를 예상했나? 풀타임으로 뛰었는데 경기 끝나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
= 하하, 정말 떠올리기 싫은 경기네요. 그 때는 거의 초반이다보니 서로가 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어요. 신인들이 워낙에 많았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했고요. 제 몸상태도 100%가 아니었죠. 그런데 골을 먹히고 한명이 퇴장당하다보니 더 힘들었어요. 그 날 경기에서 지고 형들을 보기가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밥도 다른데가서 먹고 고개를 못들고 다니겠더라고요. 그런 경험은 거의 처음이었던거 같아요. 한동안 조용히 운동에만 집중하고 형들을 잘 안만나려고 했죠. 형들이 조언도 해주시지만 저희가 스스로 창피했다고 할까요. 그 경기 끝나고 '이제는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게 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1군 경기가 있는 날에 경기장에 와서 보는 편인가? 저 자리에 내가 있다면 훨씬 잘할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많이 할 것 같은데.
= 작년에는 제가 자존심이 상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경기장에 별로 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경기를 보러 와요. 경기장에 못 오면 인터넷 기사로라도 챙겨보죠. 관심을 많이 가지고 배우고 있어요. 제가 만약에 저 자리에서 뛴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하겠다는 자신감은 충만해요. 하지만 또 막상 뛰게 되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제가 작년에 수원과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뛰었는데요. 그때 정말 얼얼했어요. 아무 생각도 안 들었죠.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거울을 보고 있었는데 제 얼굴에 떠오르는 표정이 뭐랄까요. 뭔가 멍했던 것 같아요.
- 현재 1군에는 2군에서 뛰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선수들을 볼 때마다 분명히 뭔가 드는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
= 정말 좋아요. 항상 같이 뛰던 선수들이 기회를 잡아서 경기에 뛰는 것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요. 그런 선수들이 뛰었을 때 경기를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요. 같이 고생을 한 친구들이 경기에서 잘 뛰는 것을 보면 저도 기분이 정말 좋아요.
- 1군에서 뛰게 되면 꼭 상대해보고 싶은 팀이 있을 것 같은데.
= 모든팀을 상대해보고 싶어요. 그래도 뽑자면 수원, 서울을 상대해보고 싶죠. 선수를 뽑자면 작년에 조원희 선수와 몸싸움을 한번 했는데 몸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올시즌에는 상대할 일이 없겠지만 지금도 그 느낌은 생생해요.
- '2군'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2군'이라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기분이 어떤가?
= '2군'이라는 표현, 솔직히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죠. 같은 선수이고 단지 미래를 위해 뛰는 선수들인데 숫자 하나로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크게 좋지는 않으니까요. 그래도 그것이 사실이니까 받아들이고 노력하죠.
- 아직 선수로 뛸 날이 훨씬 많으니 물어보겠다. 선수 생활을 시작한 팀에서 쭉 생활을 하다 은퇴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 흔히 말하는 레전드(Legend)말이다. 그게 아니면 주요 클럽을 옮겨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가?
= 제가 보기에는 둘다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군데만 있으면 개인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니까 여러 환경을 경험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레전드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영광이 되는 것이고 반면에 이적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니까 제가 보기에는 둘 다 좋다고 생각해요.
- 1군을 향해 뛰는 선수들 간에 약속했던 것이 있었나? 예를 들면 ‘올해에는 1군 경기에 한번이상 뛰어 보자’ 와 같은 것 말이다.
= 네, 경기에 많이 뛰자고 약속하죠. 2군 선수들에게는 그게 목표죠. 그래서 다들 거기에 집중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서로 1군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저한테는 동기부여도 되고 좋아요.
-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편인가?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플레이가 있을 것 같다.
= 볼터치를 간결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죠. 그리고 제가 시합에 들어가기 전에도 항상 머릿속에 여러가지 그림을 그려봐요. 언제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니까요. 제가 집중하는 부분은 그거에요. 볼처리를 빠르게 하는 것. 저와 같은 수비수들에게는 그점이 가장 집중해야할 부분이에요.
- 팀 내에서 자신의 롤모델(Role Model)을 뽑자면 누구인가?
= (전)재호형을 닮고 싶어요. 플레이에 여유가 넘쳐난다고 할까요. 그리고 파이팅도 넘치죠. 그런 부분을 정말 닮고 싶어요. 상대방에게 돌파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오늘 경기 상대가 광주상무다. 이번 시즌의 광주는 굉장히 잘나가고 있다. 광주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평소에 했던 생각이 있나?
= 정말 잘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요즘에는 연패로 분위기가 좋지는 않잖아요? 그래도 좋은 선수들로 탄탄한 선수 구성을 갖고 있으니 방심하면 안될 것 같아요. 광주를 상대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할 것 같아요.
- 앞으로 1군 경기에서 볼 날을 기다리겠다. 끝으로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보자. 그리고 경쟁 상대이지만 같은 2군 동료들에게도 한마디 덧붙인다면.
= 항상 열심히 하고 있어요.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고 생각하니까요. 1군에 꼭 들어갈 수 있도록 할거에요. 그리고 같이 2군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작년같이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자'고 많이 말을 해요. 2군리그 우승이 현재 2군 선수들에게 최고의 목표니까요. 그런 기회를 잘 잡아서 발전해나가자고 말을 해주고 싶어요.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일이니까요.
어느 위치든지 상관없다. 나는 내 능력을 모두 발휘할 것이다. 그것이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 글-사진 = 김동환 UTD기자(finalroun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