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데뷔 4년차. 인천에서 뿐만 아니라 타 구단 포항에서의 경험도 있는 이적생. 얼핏 들으면 꽤 연륜이 있는 선수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선수는 1987년 생 이제 23살인 청년 이성재 선수이다. 어린 나이임에도 프로입단 초반보다는 여유와 경험이 생겼다면서 쑥스럽게 웃어 보이는 이성재 선수의 축구 이야기를 들어보자.
- 작년까지 포항에 있다가 올해 인천으로 이적했어요. 어떻게 인천으로 오게 되었죠?
= 작년에 인천하고 포항이 2군 리그 결승을 치렀잖아요. 그 경기 끝나고 제 에이전트(지금은 없지만)가 인천 구단하고 미팅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결승경기를 보고 인천이 저에게 관심을 보였나 봐요. 그 후에 저를 스카우트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흔쾌히 받아드렸어요. 상대팀이 저를 좋게 봤다고 하니 기분이 좋기도 했고요.
- 87년생인데 벌써 프로입단 4년차에요. 굉장히 이른 나이에 프로에 왔지만 그에 비해 1군 리그 경기경력은 매우 미비해요(’08년, ’09년 각 1경기). 이른 나이에 프로에 입단한 걸 후회한 적은 없었나요? 진학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던지...
= 사실 후회한 적이 있었어요. 입단 1년차 때에는 경기를 못 뛰어도 그러려니 했는데, 2년차 접어들고 3년차가 되었을 땐 마음이 너무 조급한 거예요. 발등이 불이 떨어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차라리 대학교 진학을 할 걸... 하는 후회를 그때 했어요. 그런데 이미 때는 늦은 거잖아요. 또 축구 이외의 일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마음을 다잡았죠. 부모님이나 주위 지인들의 조언도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프로입단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요?
= 고2때 감독선생님이 그 당시 포항 수장이셨던 최순호 감독선생님과 잘 아셨어요. 그래서 저보고 프로가 어떤 곳인지 한번 경험이나 해보고 오라하시면서 포항으로 저를 보내셨어요. 그 후에 팀에 합류해서 2개월 정도 훈련을 같이 했었는데, 그때 포항 2군 코치님이셨던 김병수 코치님(현 영남대학교 축구부 감독)이 저를 좋게 보셨나 봐요. 고2때 당장 계약하자는 걸 그래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한다는 생각에 1년을 미루고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포항으로 가게 되었죠.
- 그렇다면 축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그때는 공차는 게 마냥 즐겁더라고요. 정식으로 축구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께 축구하게 해달라고 졸랐어요. 그 당시 부모님은 그냥 취미삼아 해보라는 뜻으로 차범근 축구교실에 저를 들여보내 주셨는데, 그게 계기가 되었죠. 5학년 때 축구부가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서 그때부터 선수로서 축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 정식으로 축구를 하겠다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 처음에는 반대하셨죠. 그런데 제가 강력하게 하겠다고 하니까 결국 허락해주시더라고요.
- 좋아서 시작한 축구이지만 힘들었을 때도 있었을 텐데요.
= 포항에 있으면서 1군 경기를 몇 경기 뛰어보지 못했을 때요. 물론 2군 경기는 꾸준히 뛰고 있었지만,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프로에 입단했는데 리그 데뷔를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정식 데뷔는 작년에 한 셈이죠. 그 외에 특별히 부상을 심하게 당했다거나 큰 수술을 받았던 적은 없었어요.
- 그럼 반대로 축구를 해오면서 좋았을 때는 언제였나요?
= 제가 대표생활을 한 적이 있었어요. 2007년도에 U-20세 국가대표였어요. 그때 참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학창시절에는 중학교 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승했을 때가 좋았던 기억이에요.
- 이제 인천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해볼까요? 인천으로 이적한 후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선수로는 누가 있을까요?
= 이세주 선수가 초․중교 동창이에요. 아무래도 알고 지내던 사이이다 보니 인천으로 이적한 후에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강수일 선수도 제가 잘 적응하는 데에 도움을 많이 줬고요. 대선배님으로는 재호형(전재호)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작년 2군 리그 결승에서 인천과 포항이 만났어요. 당시 이성재 선수는 득점랭킹 2위로 공격력이 상당히 좋았는데, 그 경기를 다시 회상해 본다면요?
= 2007년도에 포항이 2군 리그 우승을 했잖아요. 그래서 작년에 결승전 진출했을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엄청 좋았어요. 우승할 자신도 있었고요. 그런데 결국 인천한테 졌잖아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지만 또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인천에서 러브콜이 들어와서 반대로 기분이 좋기도 했어요.(웃음)
- 올해 인천의 R-리그 성적도 나쁘지 않아요. 본인도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고... 우리 인천이 R-리그에서 성적이 좋은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 우리 2군 경기에서는 짧은 패스로 볼을 연결해서 골까지 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패스워크가 좋아서 성적도 괜찮은 게 아닌가 합니다. 또, 경기를 지켜보기에도 아마 재미있다고 느끼실 거예요.
- 원래 포지션이 공격수로 알고 있는데 인천에 와서는 미드필더로 출전을 많이 하더라고요. 정확한 포지션은 어디인가요?
= 원래 포지션은 공격수였어요. 그런데 인천에 와서 포지션을 바꾸게 되었어요, 사이드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하다보니까 사이드 미드필더가 오히려 저에게는 더 잘 맞는 거 같더라고요. 제가 남들에 비해서는 좀 빠르고 패스도 정확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이드 미드필더가 그런 제 특기를 잘 살릴 수 있는 자리이더라고요.
- 올해 포항이 시원한 공격축구로 상위권에 있고 아챔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요. 반면 인천은 6강 진출도 확실하지 않은데 포항에서 이적해온 선수 입장에서는 기분이 어떤가요?
= 솔직히 말하면 살짝 배가 아플 때도 있어요.(웃음) 하지만 포항은 이미 떠나온 구단이고... 지금 제가 있는 이 인천이 잘 되는 게 우선이죠. 인천이 올해 세운 목표 그 이상을 달성했으면 좋겠습니다.
- 숙소생활은 하지 않고 있는데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나요?
= 네, 부모님과 누나, 남동생하고 같이 살고 있어요. 집이 일산이라 자가용으로 오고가고 있죠. 포항에서 3년 동안 숙소생활을 해봐서 딱히 숙소에서 생활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 올 시즌 인천으로 이적하고 데뷔경기를 4월 22일 전남과의 컵대회를 통해 치렀는데요. 그때 경기는 어땠나요?
=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웃음) 이준영 선수가 부상으로 결장해서 제가 그 자리로 들어가게 된 건데 제 경기력은 정말 최악이었어요. 인천에서의 데뷔전이기도 했고, 긴장을 많이 해서인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더라고요. 결국 팀은 1대1로 비겼지만 저에게 있어서 그날은 후회만 많이 남는 경기였네요.
- 그 날의 실수 때문이었을까요? 그 이후로 1군 리그에서 모습을 볼 수가 없네요.
= 제 탓이죠, 뭐. 제 단점이 볼에 대한 집중력이 좀 흐트러진다는 거예요. 경기를 함에 있어서 적극성도 좀 떨어지는 것 같고... 그런 단점들 때문에 감독님의 신임을 아직은 얻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꾸준히 노력중이에요. 집중력과 적극성을 키우려고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 앞으로 인천에서 혹은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뭔가요?
= 우선 2군 리그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1차 목표고요. 그 다음에 1군 리그에서 다시 한 번 뛰어보는 게 목표에요. 저번 데뷔전은 전남 원정경기라 부모님이 경기를 보러 오시지 못했는데, 인천 홈에서 뛰게 되는 날 당당하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랑스러운 아들의 모습을 보러 오시라고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의 반의반도 아직은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반드시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관중들에게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성재 선수. 그의 실력에 의해 인천의 리그성적도 쑥쑥 올라갈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 글 = 안혜상 UTD 기자(nolza114@hanmail.net)
/ 사진 = 김유미 UTD 기자(ubonger@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