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15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준 인천 유나이티드. 그 중심엔 창단부터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한 부동의 왼쪽 풀백 전재호가 있었다. 2010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의 뉴 캡틴으로 임명되며 또 다른 축구 인생을 시작하는 그를 만나보았다. 오랜 기간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은 거인’ 전재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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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지난 전남전이 개인통산 200번째 경기출장이었다는 점,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드려요.
= 개인적으로도 200경기 출장이라는 점이 굉장히 고무적이에요. 200경기 출장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축구를 하면서 '내가 몇경기를 뛰어야 겠다' 생각하고 뛴 것도 아니고, 오직 제 앞에 있는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두 충실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 같네요. 주변에서도 축하인사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선물도 받고요. '성공하겠다'는 마음이 지금까지 제가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해요. 300경기 출장도 가능하도록 몸관리를 더 잘하려고 해요. 그리고 저의 주변에서 격려해주신 모든분께 고맙다는 마음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올해 우리 인천도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지난 전남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하셨죠. 주장이 되고 나서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는데 느낌이 어떠신가요?
= 제가 주장이 되었다고 해서 부담을 가진 건 아니었어요. 주장이기전에 저도 선수이고, 따라서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강했죠. 경기에 나서기 전에 다른 동료들에게 "서로 도와서 꼭 이기도록 하자"고 말을 했어요. "경기장에 온 사람들을 위해 90분동안 최선을 다하자"는 말도 덧붙였죠. 그래서 이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동료 선수들에게도 고맙고요.
- 결혼 축하드리고 신혼이신데 주장도 맡으시고 경사가 겹쳤네요. 소감이 어떠세요?
= 감사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결혼을 했다면 특별한 느낌이 있었을텐데, 서른 넘어서 하는 결혼이라 그런지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정신적으로 안정이 된 부분이 가장 피부로 느껴지네요.
- 2007 시즌 주장 자리를 맡았다가 임중용 선수에게 양보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손주영)
= 2007년도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팀에 100% 헌신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올해도 주장 제의가 들어오면서 생각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이야 결혼도 했고, 팀을 위해 희생할 각오도 되어 있기도 해서 흔쾌히 받아 들였어요.
- 임중용 선수나 송유걸 선수와는 어떤 얘기를 나누셨나요?
= (임)중용이 형에게 제가 먼저 가서 고생 많으셨다는 얘기도 하고, 나름의 조언도 얻었어요.
(송)유걸이 같은 경우도 제가 먼저 가서 대화를 해봤어요. 주장으로서 너에게 도움도 많이 필요할 것이고, 너도 중간 입장에서 1년간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죠. (송)유걸이는 성격도 저랑 잘 맞고 올해 팀을 이끌기에 무리가 없을 것 같아요.
- 본인의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전형준)
= 처음부터 축구를 할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 축구부가 있었는데 동네에 아는 형이 축구부였어요. 정말 어이없이 끌려가서 시작하게 되었죠.(웃음) 그때는 재미있는지 없는지도 잘 몰랐어요. 그저 공 차고, 달리고 이런 것들이 좋았을 뿐이니까. 그런데 지금까지도 축구를 하고 있으니 그때 내린 결정이 올바른 결정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해요.
- 조금 이른 질문이지만 2세도 축구를 시킬 생각이 있나요? 있다면, 특별히 바라는 포지션이 있나요?(김도윤, 문민우)
= 부인에게도 얘기를 했는데 무조건 축구를 시킬 생각입니다. 특별히 정해놓은 포지션은 없지만, 2세가 플레이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겠죠. 단체 운동을 하다보면 남을 배려하는 법도 배우게 되고, 여러 가지 면에서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직업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축구 선수라는 직업은 장점이 많은 것 같아요. 또 제가 축구 선수이다 보니 2세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요. 딸은 축구 선수를 시킬 생각은 없지만, 축구 선수와 결혼을 시킬 생각은 있어요.(웃음)
- 이제 곧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데 컨디션은 어떤가요?
= 일단은 우리 선수들이 1차 터키 전지훈련과 2차 남해 전지훈련을 소화하면서 부상 선수가 한명도 없었다는게 굉장히 고무적입니다. 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컨디션은 굉장히 좋아요.
- 비시즌일 경우에는 주로 무엇을 하는 편인가요?
= 이번에는 결혼도 있었고, 결혼 직후에 전지훈련도 있었기 때문에 비시즌임에도 굉장히 바빴어요. 정신없이 지냈기 때문에 여가를 즐길 여유는 없었고요. 주로 휴가를 받으면 여행을 자주 가는 편입니다. 스키장도 가는 편이고. 지금 생각해보니 문화생활 보다는 레저를 즐기는 편이네요.
- 특별히 인상 깊었던 여행 장소는 있으셨나요?
= 다 좋았지만 샌프란시스코로 여행 갔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살기도 좋고 깨끗한 환경도 마음에 들었어요. 은퇴를 하게 되면 그 쪽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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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서 꽤 오랜 기간을 함께하고 있는데 인천 내에 즐겨 찾는 맛집이나 자주 가는 장소가 있는지?
= 바람을 쐬러 월미도, 석모도를 가끔 가요. 가서 바다를 보면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거든요. 먹는건 주로 집 근처에서 해결하는 편이죠. 개인적으로 구월동에 있는 삼겹살 집이 있는데 거기가 맛있었던 것 같아요. 김치찌개도 잘하는 곳인데 시간 나면 한번 가서 드셔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광고의 위험이 있으니 상호명은 생략해도 되겠죠?(웃음)
- 인천의 창단 멤버로서 이번 시즌 주장을 맡게 되었는데 개인적인 리더십 철학이나 올 시즌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김주영)
= 권위적인 리더가 팀을 이끄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모든 선수의 아래에 있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이지 않나 싶고요. 서로 대화도 많이 하고 소통할 수 있는 주장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주장이기 이전에 선배로서 도와줄 것은 많이 도와주어야 하고, 팀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철학이기도 하고요.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은 개인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희생하고 배려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돌아오게 되어 있으니까 그 점을 인지하고 프로 선수로서 올바른 자세로 행동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자신의 몸을 하나의 회사라고 생각하고 잘 경영했으면 해요. 특히 운동 선수 같은 경우는 몸이 가장 중요하니까 관리도 잘 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이고, 예상하는 리그 순위는?
= 지난 시즌 개인적으로 성남을 이기면 나머지 경기도 희망적일 거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생각처럼 되지는 않았어요.(웃음) 작년에 플레이 오프에 진출 했으니 올해는 팬들이 원하는 아시아 클럽 챔피언스 리그 출전 자격을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큰 구단의 대규모 투자가 성적에 반영되곤 하기 때문에 지금의 인천으로서는 조금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아요.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전력 누수가 없고, 팀워크가 작년보다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한마음으로 플레이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봐요.
- 팀에서 존경하는 선배나 특별히 아끼는 후배, 혹은 가장 친한 선수가 있다면 팬들에게 소개 부탁 드립니다.(주이순)
= 일단, 인천이 창단할 때 성남에서 같이 이적했던 ‘김현수’(현 대구FC U-18 현풍 고등학교 감독) 선수를 가장 존경해요. 그 분 때문에 제가 아직도 축구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인천에 오게 된 이유도 김현수 선수가 인천으로 오게 됨에 따라 결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신인이었을 때부터 정신적인 지주였고, 지금도 모임이 있어서 자주 만나기도 해요.
후배들은 특별히 아낀다기보다 모든 선수를 아끼고 잘 이끌어 가려고 해요. 주장으로서 특정 선수만 예뻐할 수도 없죠.(웃음)
- 팀 내 최고 스피드를 자랑하는 전재호 선수지만 축구 선수 치고는 작은 체격인데 특별히 힘든 부분이 있다면? 또한, 그것을 커버할 수 있는 본인만의 장점이 있다면?
= 순간 동작이나 순발력에는 자신이 있지만 팀 내에서 제가 스피드가 가장 빠르진 않아요. 팀에 빠른 선수들은 굉장히 많고요. 그리고 프로로 9년 동안 활동을 했는데 키가 작아서 힘든 점은 단 한번도 없었어요. 다만, 신체 조건이 더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은 해본 적이 있죠. 뭐 그런 상상이야 할 수도 있는거니까요. 하지만 지금까지 체격이 작아서 불편하다고 느낀 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요. 저는 유별나게 승부욕이 강해서 체격이 큰 선수에게는 오히려 더 열심히 부딪히고 플레이 했어요. 대학 시절에는 몸싸움에서 밀리고 싶지 않아서 중독이 될 정도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어요. 오히려 그랬던 시절이 지금도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네요.
- 창단부터 지금까지 부동의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로 출장 중인데 자신만의 주전 확보 노하우가 있나요?
= 딱히 노하우라고 할 것은 없지만, 프로 선수로서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하고, 축구화를 벗을 때까지 방심하지 않으면 되는 것 같아요. 무수한 경쟁자들이 있는 프로 축구 세계에서 위기의식이 없거나 자기 관리가 소홀하면 그 선수는 바로 아웃이죠. 인천에서 오랫동안 뛰고 있지만, 저는 경기에 임할 때 최대한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축구 선수로서 목표 의식이 없다면, 슬럼프나 잠시 주춤할 수 있는 시기에 다시 도약할 수 없어요. 항상 긴장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해요.
- 오른발잡이인데 왼쪽에서 뛰게 된 계기는?(김창기, 권민재)
= 원래는 오른발잡이인데 어릴 때부터 왼발이 많이 약한 편은 아니었어요. 특별히 왼발 연습을 한 건 아니지만 왼쪽에서 자주 뛰다 보니 많이 익숙해 진 것 같아요. 프로로 데뷔하기 전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플레이를 했었는데 성남에서 데뷔하고 나서 사이드에서 플레이하게 되었죠. 처음에 입단할 때 제가 1순위로 지명이 되었기 때문에 팀의 기대가 컸었어요. 그런데 당시 중앙에 신태용(현 성남 감독) 선수와 윤정환(현 사간 도스 코치)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중앙에 세우기는 팀에서도 부담이 있었죠. 팀 입장에서도 1순위로 데려왔는데 벤치에 둘 수는 없어서 처음엔 왼쪽 미드필더에 세우게 된 거예요. 그런데 입단 첫해에 적응을 못하고 2군에 내려갔어요. 그리고 꼬박 1년을 고생하고 1군에 복귀를 했어요. 그 후에 전지훈련을 갔는데 전지훈련에서 왼쪽 미드필더와 오른쪽 미드필더를 번갈아 세우다가 결국엔 왼쪽 미드필더가 더 플레이가 좋다는 평가가 나왔는지 왼쪽에서 뛰라고 지시를 하더라고요. 그 후로 왼쪽에서 플레이 하고 있는데 지금 왼쪽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것에 불만은 전혀 없어요.
- 왼쪽 수비수 외에도 자신 있는 포지션이 있다면?
= 대학 시절까지 뛰었던 공격형 미드필더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 있어요. 그때는 골도 많이 넣고 어시스트도 많이 올렸는데 지금은 몸도 수비수에 많이 익숙해져 있고 지금의 자리가 가장 애정이 가네요. 굳이 꼽으라면 오른발잡이라서 그런지 오른쪽 수비수도 자신 있어요.
- 포백에서 왼쪽 수비수로 뛸 때와 스리백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뛸 때 중 플레이 하기에 더 자신 있는 포지션이 있다면?
= 포지션에 따라 열심히 뛰기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포백일 경우가 조금 더 편한 것 같아요. 포백일 경우에는 앞에 왼쪽 미드필더가 있어서 유기적으로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잖아요. 저는 드리블이 뛰어나다거나 이리저리 상대를 제치고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고, 동료를 이용해서 돌파를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포백의 왼쪽 수비수로 뛸 경우가 더 수월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에 와서 처음 배운 전술이기도 하고요. 물론 스리백으로 전환 될 시에는 그 포지션에 맞게 열심히 해야죠.
- 포지션 특성상 체력 부담이 많을텐데 개인만의 몸 관리 방법은?
= 일단은 프로 9년차가 되다보니 시즌 중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일정한 흐름이 있어요.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하고, 너무 방탕하게 생활하면 안돼요. 최대한으로 자제해야 하고요. 시즌이 아닐 경우에는 저도 사람이다 보니 술도 한잔 마실 수 있지만, 시즌 중이라면 자기 관리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해요. 물론 컨트롤 하는 것은 너무 어렵지만 자기 관리에 실패해서 어려워진 선수를 너무 많이 보았어요. 그래서 작년에 너무 잘해줬던 (유)병수에게도 조언을 자주 하곤 해요. 선수라면 프로 의식을 가지고 운동장에서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해요. 그런데 (유)병수는 정말 자기 관리가 뛰어나서 큰 걱정은 안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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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선수임에 갖게 된 직업병이 있나요?(김도윤)
= 꿈을 많이 꾸곤 해요. 아내가 말해주기를 꿈에서 누가 골을 못 넣었는지 제가 자면서 욕을 몇 번 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경기에서의 여운이 꿈에서까지 이어지는 건가. 뭐 특별한 직업병은 없지만 몸을 많이 챙기게 돼요. 이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 같은데, 행동하기 이전에 몸이 다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해요.
- 3년전 개봉했던 영화 '비상'에서 상대에게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어깨 통증에도 불구하고 더 파이팅 넘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팬들이 많이 기억하는데, 걱정해주시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 저만 그런 게 아니예요. 사실 경기에서 파이팅 하지 않는 선수는 없죠. 하지만 저는 팀 내에서도 고참이고 어린 선수들도 많다 보니까 귀감이 되어야 할 의무가 있죠. (임)중용이 형도 마찬가지죠. 운동장 들어가면 정말 미친 사람처럼 열심히 해요. 이건 프로 선수로서 가져야 하는 당연한 자세이고, 제가 특별히 더 파이팅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 인천 팬들에게 특별히 불리고 싶은 애칭이나 별명이 있다면?
= 글쎄요,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냥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린 시절에는 작으니까 땅콩이라고 불리긴 했는데 지금은 나이도 있고 하니까 귀여움과는 조금 멀어지고 싶네요.(웃음)
- 축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 본다면?
= 이건 정말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제가 만약에 어렸을 때였다면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부를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도 단정 지을 수는 없고, 공부를 정말 잘했거나 정말 안해서 나쁜 길로 빠졌거나 둘 중의 하나 였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고, 만족해요. 축구 선수가 되었기 때문에 착해지고 성실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어린 시절 자신의 롤 모델이나 존경하는 선수가 있나요?(권민재, 주이순)
= 특별히 정한 롤 모델은 없었지만, 제 포지션에서 유명했던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지금 제 자신이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만 했지, 다른 선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 인천 입단 이후 최고의 경기와 최악의 경기, 그리고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전형준, 조현준, 조아름)
= 최악의 경기와 아쉬웠던 경기는 같은 경기인데 2005년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울산에게 5대1로 패한 홈경기가 정말 아쉬워요. 제가 축구를 하면서 5골이나 내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때는 너무 억울해서 귀가 후에 잠을 못 이룰 정도였죠. 이긴 경기보다는 너무 아쉬웠던 경기였기에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최고의 경기를 하나 꼽는다고 한다면... 음 (잠시 고민) 인터뷰 할 때마다 2005년 챔피언 결정전 직전에 부산과 가졌던 경기를 말씀드리곤 하는데 사실 팀의 모든 경기가 최고의 경기라고 생각해요. 작년에도 모든 경기가 최고의 경기였어요. 사람들은 성적을 내고 기록이 남아야 최고의 경기라고 생각 할 수도 있는데 우리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 최선을 다한 경기는 정말 최고의 경기거든요. 90분이 끝나고 나면 후회를 10가지 하는 선수도 있고 1가지 하는 선수도 있는데 모든 선수가 그 후회하는 빈도를 줄이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요. 프로 선수로서 많은 팬들 앞에서 게임을 뛴다는 자체가 큰 축복이고 행운이에요.
- 기회가 닿는다면 꼭 진출해보고 싶은 리그나 팀이 있나요? 있다면 그 이유는?(주이순)
= 지금은 많이 늦었지만 어렸을 때는 J리그도 가보고 싶었고, 꿈이 많았죠. 지금 바람이 있다면 인천에서 한 번도 우승을 못해봤기 때문에 우승을 해보고 은퇴하는 게 마지막 꿈입니다. 지금 제 나이에 축구 선수로서 많은 돈을 벌겠다, 해외에 진출하겠다, 국가 대표가 되겠다 등등의 생각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올 시즌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죠.
- 본인에게 있어 축구란 무엇인가요?
= 인생이에요. 축구와 인생은 묘하게 닮은 점이 많아요. 희로애락이 축구에도 존재하죠. 힘들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어요. 제 인생에서 축구를 빼놓을 수도 없고요.
- 은퇴 후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조훈일)
= 서른을 넘기게 되면 은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갖게 되긴 하는데, 지금 제 스스로 내린 결론은 현재에 충실하자는 거예요. 이렇게 저렇게 많이 고민해봤자 지금 저는 축구화를 신고 있고, 아직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지금 다른 생각을 해봤자 당장 변하는 것은 없어요. 물론 축구에 관련된 일을 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요. 실제로 인생의 절반이 훨씬 넘는 시간을 축구만 해왔는데 축구계를 떠나는 것을 상상하기는 조금 어렵죠. 하지만 지금은 운동장에서의 전재호로 열심히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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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일단 우리 선수들이 잘하건 못하건 운동장에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팬이 있어야 선수가 있는 것이니까 운동장에서 많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고, 못할 땐 질책해주시고, 잘하면 칭찬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선수들도 그에 따라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저도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전재호가 프로 생활 9년간 정상에 위치하고 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풀렸다. 그는 프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든 요건을 갖춘 선수였다. 무엇보다 생각이 깊은 선수였고, 프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뛰어난 언변으로 수월한 인터뷰를 진행하게 하였음에 감사드리며 이번 시즌 그가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글 = 강창모 UTD기자 (2nd_chance@hanmail.net)
사진 = 김동환UTD기자 (wegoacl@hanmail.net)
* 팬 여러분께서 올려주신 질문을 바탕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질문을 올려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