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시즌 K리그 한 경기당 최다득점, 팀 내 홈경기 최다 득점, 개인 기록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기록의 사나이로 유병수. 그 동안 남모르게 마음고생을 하며 환희의 순간까지 오게 된 한 편의 드라마 주인공이 된 유병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시즌 첫 골을 넣은 소감
= 그 동안의 경기에서 실수가 많아서 많이 힘들었어요. 골을 넣을 타이밍에 득점으로 연결시켰어야 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아 혼자 속앓이를 하기도 했어요. 이번 경기에서 4골이나 넣어 너무 좋아요.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골을 넣고 페트코비치 감독에게 달려가서 안겼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 작년에 첫 골을 넣고 나서도 감독님께 달려갔었고 이번 시즌 또한 저를 항상 믿어주셨던 감독님께 먼저 달려갔어요. 좀 안고 있었던 시간이 길긴 했지만 그만큼 믿고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7라운드까지 득점이 없다가 오늘 4골을 넣었는데 그동안 부담감은 없었나?
= 찬스도 많았는데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팬들은 물론 팀 내 선수들한테도 너무나 미안했어요. 작년엔 골을 많이 넣었는데 이번 시즌은 마음처럼 쉽게 경기가 풀리지 않아 부담감이 많았어요. 이번 경기가 너무나도 잘 풀려서 이젠 그 부담감을 떨칠 수 있을 것 같아요.
- 드디어 프리킥 골이 터졌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 올 시즌 첫 골이 프리킥 골이라 기분이 배로 좋았습니다. 팬들이 프리킥 얘기를 많이 했었지만 실제로 성공시킨 것은 하나도 없었잖아요. 정말 감회가 새롭고 지난 포항 전을 계기로 앞으로도 프리킥 골을 간간히 넣고 싶네요.
- 팀이 5연패를 하며 팀 분위기가 많이 다운이 됐었다. 팀의 최전방 공격수로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자책감이 들었는가? 또 연패를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했나?
= 죄책감도 많이 들었고 올 시즌에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혼자서도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하루 빨리 팀이 연패에 탈출할 수 있도록 팀에 도움을 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요즘 보면 어깨에 힘 좀 들어가 보인다. 아직도 프로 첫 입단 했을 때의 마음가짐 즉, 초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솔직하게 말해 달라.
= 아무래도 2년차다 보니까 운동할 때나 생활할 때는 좀 더 여유가 있는 것은 사실인데 경기장에서는 항상 프로에 처음 왔을 때와 똑같은 마음가짐을 하고 있어요. 경기가 잘 안 풀리면 항상 작년에 잘했던 모습들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하고는 합니다.
-작년 신인왕을 아깝게 놓치고, 이번 시즌 득점왕이라든지 자신만의 목표를 세운 것이 있다면?
= 다른 목표라든지, 사실 2년차 징크스가 너무 두려웠어요. 시즌 시작하고 몸이 마음대로 쉽게 움직이지 않아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뿐 이였어요. 목표는 작년처럼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2년차 징크스가 찾아온다는 말이 많았는데, 자신의 생각은 어땠나?
= 주위에서 많이 얘기를 했었어요. 그동안 경기도 잘 안 풀리기도 했고, 너무 힘들었어요. 팀 선배들도 많이 조언도 해주고 그걸 위안삼아 마음가짐을 다 잡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아요.
-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고, 또 그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사람이 있다면?
= 5연패하는 동안 팀도 많이 힘들었지만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경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몸도 별로 안 좋았고 골을 못 넣고 있었으니깐 일단 공격수는 골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고 또 주위에서 2년차 징크스라고 말해서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김봉길 선생님 그리고 고참 형들이 주위의 여론에 신경 쓰지 말고 하던 대로만 열심히 하라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어서 큰 힘이 되었어요.
-포항과의 경기 시작 전 골을 넣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나?
= 경기 전 느낌은 좋았는데 이렇게 많이 넣을 거란 생각은 못했어요. 왠지 경기 전에 골을 넣을 것 같은 느낌은 들었어요.
- 그동안 본인이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자신감 결여 문제인가 아니면 상대 수비가 본인에 대한 정보를 다 파악한 상태에서 경기에 임해 힘들었던 것인가?
= 초반에 2연승 할 때는 아무것도 아니고 경기 내용은 좋은데 단지 골이 안 들어간 것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팀이 자꾸 패배하니까 솔직히 경기장에 나가서 자신감도 조금씩 떨어졌고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작년처럼 앞에서 상대 수비수와 싸워주고 태클하면서 했던 그런 적극적인 모습이 없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상대 수비들이 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 제가 잘 이겨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경기하는데 많이 힘들었습니다.
-라돈치치 이후로 팀 내 최다 골을 넣었다. 기분이 어떤가?
= 오늘 경기에서 4골까지 넣을 거라곤 생각을 못했어요. 해트트릭도 처음이고, 4골도 처음이라 기분이 너무 좋아요. 기회가 된다면 한 경기에서 5골을 넣어보고 싶어요.
- 유병수 나 자신에게 페트코비치 감독이란 어떠한 존재인가?
= 축구를 하면서 정말 수많은 감독님을 만나봤지만 페트코비치 감독님과 같은 최고의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처음이에요. 페트코비치 감독님께서는 항상 저한테 좋은 말만 해주시고 힘을 복 돋아 주셨어요. 훗날, 제가 축구를 그만두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감독님이 될 것 같아요. 그라운드 안에서 만큼은 저의 할아버지 같은 존재이시랍니다.(웃음)
- 시즌 첫 골 이였고, 해트트릭, 그리고 그를 넘어 오버 해트트릭까지 기록했다. 특히 한 경기 4골의 기록은 인천에서는 최초이며, 역대 K리그에서도 약 7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이런 기록을 세웠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 학창시절에도 3골은 많이 넣었어도 4골을 넣어본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래서 더욱 의미가 컸고 기분이 두 배가 된 것 같아요. 언제 또 이렇게 한 경기에 4골을 넣어보겠습니까?(웃음) 제가 4골을 넣을 수 있게 도움을 준 형들한테 정말 고마웠어요. 이 기회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 지난 해 같이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김영후 선수도 침묵에 시달리다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다시 올라서기 시작했었는데, 당시 솔직한 심정은 어땠는가?
= 솔직히 (김)영후형이 계속해서 골을 못 넣다가 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해서 자존심이 조금 상했었어요. 그래서 더 마음을 독하게 먹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경기가 너무 안 풀리니깐 제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났어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한 경기에 많은 골을 몰아넣지 말라는 법이 있겠냐며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이렇게 현실로 이뤄질 줄은 몰랐네요.(웃음)
- 올 시즌 예상치 못한 부진에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가족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경기 후 가족이 어떠한 말을 해주었는가? 또 가족에게 한마디 한다면?
= 부모님께서 저 자신보다 더 힘들었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두 분께 너무 죄송했어요. 지난 포항 전에 아버지는 경기를 보러오셨고 어머니는 일하시면서 TV 중계로 보셨는데 두 분 다 굉장히 좋아하셨고, 정말 장하다고 고맙다고 집에 가실 때까지 칭찬만 해주셨어요. 그리고는 절대 자만하지 말고 그 마음 계속 똑같이 가지고 경기하라고 조언도 해 주셨습니다. 제가 부진하면서 저도 힘들었지만 부모님께서도 많이 힘드셨을 텐데 이제 좀 편해지신 것 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시원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골을 넣어서 부모님한테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 일단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이고, 최종적인 목표는 최소 ACL 진출권 획득하는 것입니다. 또, 개인적인 목표는 일단 두 자릿수 골을 넣는 것이 목표입니다.
- 팀의 일원으로서 솔직하게 이번 시즌 인천의 최종 성적을 예상한다면?
= 아무래도 팀이 초반에 부진했기 때문에 여파가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도 솔직하게 말해서 6강 플레이오프는 충분히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경기 종료 후, 서포터즈에게 축구화를 던졌는데 특별히 던진 이유가 있다면?
= 골을 넣은 기운을 서포터즈분들과 함께 느껴보자는 의미로 신고 뛰었던 축구화를 선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즌 첫 인터뷰 때 골을 넣으면 던져주겠다고 약속을 했었어요. 그게 시기가 조금 늦어져서 죄송할 뿐이 예요.
- 팬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며 선수 본인 보다 더 기뻐했고 축하해줬다. 특히 경기 후 목마 태워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데, 당시 기분은 어땠고, 또 팬들에게 한마디.
= 저보다 더 팬 분들이 더 좋아해주시고 정말 감사드렸어요. 특히 경기 끝나고 목마를 탔을 때는 정말 영웅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너무 좋았습니다. 팀 성적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항상 변함없이 경기장에 찾아와서 응원해주시는 우리 팬 여러분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 더 멋진 골과 승리로 보답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작년 10월 대전과의 경기를 끝으로 그의 골을 보지 못했었다. 그의 주특기인 무회전 프리킥은 아니였지만 우리의 가슴이 뻥 뚫리도록 시원하게 골망을 흔든 모두를 설레게 하는 골이었다. 그 동안 남모르게 속앓이를 해왔던 만큼 이제는 그라운드가 자기 안방인 마냥 마구 휘젓고 다니는 당찬 프로 2년차 유병수를 기대해보자.
글 = 김유미 UTD 기자(ubonger@nate.com)사진 = 김지혜 UTD 기자(hide5-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