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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상, “포스트 김남일 자리 욕심난다”

2988 구단뉴스 2012-09-07 1940
올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의 파란 유니폼을 입은 구본상(23)은 소리 없이 강한 선수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금 같은 플레이로 인천의 상승세에 보이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인천은 지난 7월 29일 수원과 K리그 24라운드에서 중원의 팔방미인 정혁을 부상으로 3개월 동안 잃게 됐다. 정혁의 부상은 미드필더 한 축이 떨어져 나간 동시에 선수층이 얇은 인천으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었다. 베테랑 미드필더 손대호(31)가 그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봉길 감독은 구본상 카드를 꺼내며 예상을 깼다.

구본상은 8월 4일 전남과의 K리그 25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으로 기회를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 그는 김남일과 함께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김봉길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이후 꾸준한 선발 출장으로 팀 최다 연승인 5연승과 함께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3월 4일 제주와의 개막전에서 퇴장으로 프로의 쓴 맛을 보며 벤치에서 절치 부심했던 시절을 잊는데 충분했다.

천천히 자신의 발자국을 찍고 있는 구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인천의 훈련장이자 지난 시즌까지 홈 구장 이었던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그를 만났다. 인천에서 비상을 꿈꾸는 구본상과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부모님의 반대, 축구에 대한 애정으로 설득”
구본상은 어릴 적부터 몸이 약했다. 축구를 시작했을 때 그의 부모님은 많이 반대했고, 고집은 오래 가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애정이 강했던 그의 열정을 꺾을 수 없었다

- 축구를 시작한 계기는?
경기도 용인의 조그만 시골에서 동네축구를 하다가 당시 포곡 초등학교 코치님의 눈에 띄어 축구를 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 몸이 약해 부모님께서 말리셨다. 하지만 어떻게든 설득시켜서 축구를 할 수 있었다.

- 학창 시절에 본 인천은 어떤 팀이었나?
중고교시절에는 프로에 대한 생각을 안 했다. 대학 시절 진로에 대한 관심 커지니까 프로선수를 꿈꿨다. 인천은 좋은 선수로 거듭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팀이라 생각했다.

- 학창 시절 자신의 축구 인생을 풀이하자면?
게으르지 않고 성실했던 모범적인 선수로 평가하고 싶다.

- 만약에 축구 선수를 하지 않았다면?
평범한 회사원이 될 거 같다. 하지만 운동을 좋아해서 그 쪽 분야로 일했을 것 같다.

“대학 3년 때 찾아온 부상, 축구 인생의 큰 고비”
구본상에게 대학 시절은 축구선수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생애 첫 주장 직을 맡았고, 잠시나마 올림픽대표팀에 선발 되는 등 좋은 순간도 맞았다. 그러나 대학 3학년인 2010년 무릎 연골 부상으로 1년 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대학에서 겪었던 경험들은 구본상의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 명지대 시절 주장으로써 거친 플레이와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플레이가 돋보였다고 들었다. 당시 주장 경험이 자신의 축구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가?
주장 경험은 생애 처음이었다. 축구 하면서 제일 성장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더 모범적인 선수가 됐고, 경기장이나 훈련장에서 한 발 더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 2010년에 연골 부상으로 1년을 통째로 날렸다. 큰 고비였을 텐데?
그 때가 축구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다. 시합하다가 갑자기 무릎이 빠진 느낌이 들었다. 이후 병원에 갔지만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 하지만 생각 외로 회복이 오래 걸려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 대학 시절에 어느 부분에서 많은 성장했기에 프로 선수로 거듭났었는지?
1, 2 학년에는 내가 얼마나 성장한 지 몰랐다. 하지만 3, 4 학년 때 힘이 붙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진로가 결정되는 4학년에 죽기살기로 열심히 했다. 대학 때 목숨 걸고 했던 것들이 프로에 뽑히게 된 계기였던 것 같다. 인천 소속으로 뛰게 되어서 뿌듯하고 나름대로 목표를 이뤄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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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퇴장, 너무 의욕이 앞섰다”
구본상은 대학 졸업 후 2012시즌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인천에 입단했다. 서울, 수원, 전북과 같은 강팀으로 간 것은 아니었지만, 프로 선수가 된 자체만으로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 명지대 주장까지 맡으며 나름대로 이름을 날렸던 구본상에게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너무 높았다.

- 인천에 입단할 당시 기분은 어땠는가?
3순위에서 첫 번째로 지목됐는데 정말 좋았다. 대학시절 대회 성적이 좋지 않은 탓에 큰 기대는 안 했다. 생각 외로 내가 뽑혀서 매우 놀랐다. 진짜 축하 전화가 엄청 많이 왔다. 특히 부모님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은 것을 보며 뿌듯했다.

- 프로 입성 후 많은 것이 달라졌을 텐데?
프로는 대학시절과 달리 너무 달랐다. 대학 시절에는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인천에 온 이후 힘과 스피드, 플레이 스타일에서 차이점을 느꼈다. 노력 하지 않으면 끝이라는 생각도 들어 열심히 했었다.

- 제주와의 개막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하지만 퇴장으로 쓴 맛을 봤는데, 당시 상황을 설명하자면?
너무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 데뷔전이다 보니 뭔가 보여주려는 마음이 컸다. 경기에서 지나치게 흥분했던 것이 실수로 이어졌다.

- 이후 출전 기회를 많이 못 잡았다.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내 역할은 미드필더로써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데, 경기 흐름을 자주 끊어 버렸었다. 팀 컬러를 못 쫓아 갈 뿐 더러, 제주전 퇴장 이후로 자신감까지 떨어져 위축되니 힘들었다.

- 팀 성적까지 떨어지며, 개인적으로나 팀 분위기는 안 좋았을 텐데?
그때는 선수들 분위기가 가라 앉았었다. 하지만 김봉길 감독님과 김남일, 설기현, 정인환 형이 선수들을 많이 다독거렸다. 팀이 밑으로 내려갈수록 더 뭉치려 했다.

- 힘들었던 당시 정신적으로 많이 도와준 사람은 누군가?
(김)남일이 형 좋은 이야기 해주신다. 특히 룸메이트인 (박)태민이 형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형들이 경험이 많기에 먼저 겪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주는 등 팀 적응하는데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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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해 5연승, 잊지 못할 추억”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김남일과 함께 중원을 구축하던 정혁이 수원과의 K리그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쇄골뼈 부상으로 시즌 막판까지 복귀를 장담할 수 없었다. 김봉길 감독은 구본상에게 다시 기회를 주며, 정혁의 공백을 메우려 했다. 구본상은 전남과의 K리그 25라운드 경기에서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입지를 바꿔버렸다.

- 정혁의 부상 이후 다시 기회를 잡았는데?
다시 나갈 거라고 예상은 못했다. 수원전 다음날 훈련 때 감독님께서 나를 베스트 팀에 집어 넣는 것을 보며 ‘나한테 한 번 더 기회 주시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를 한동안 뛰지 못했기에 경기 감각이 없어 걱정도 했었다. 전남과의 경기에서 초반에 위축됐지만, 형들이 말을 많이 해주고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면서 잘 했던 것 같다

- 다시 기회를 잡았을 때 느낌은?
그 때는 무조건 팀을 위해서 뛰기로 마음 먹었다. 또한 나를 믿어주시는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실망 시키지 않으려 했다. 특히 부모님을 생각하며 뛰었다.

- 전남전에서는 어떤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는지?
(정)혁이 형은 공격력이 좋은 선수고, 우리 팀은 아기자기한 패스를 하기에 공격적인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다. 비록 혁이 형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없었지만 기본적인 플레이에 충실했었다.

- 최근 김봉길 감독이 어떤 면에서 주문을 하는지?
감독님께서는 (김)남일이 형이 수비에서 좋은 자리로 위치하니까 공격을 하되 적당하게 나가는 것을 원하신다. 체력을 최대한 아끼면서 수비에서의 위치 선정도 중요시 여긴다.

- 최근 6경기 연속 선발 출전으로 팀 상승세까지 이끌고 있는데?
정말 꿈만 같았다. 프로에서 경기를 나가는 것은 쉽지 않고, 신인이기에 부담과 긴장을 가졌다. 부담을 느낄 때면 형들을 보면서 마음 잡고는 했다. 연승 할 당시 형들에게 ‘저 꿈꾸는 것 같아요’ 말하니까 형들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 신인으로써 이런 경험은 정말 소중할 것 같다.
잊지 못할 것 같다. 5연승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북전 2-1 승리 후 형들에게 5연승 경험을 물었다. 남일이 형은 5연승은 해봤다고 들었지만, (설)기현이 형은 처음이라고 했다. 나는 위대한 대선배들과 함께 이런 경험을 했다는 자체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 인천이 막판 상승세로 그룹A(1~8위 상위리그) 진출까지 넘봤는데?
정말 간절했다. 맨 밑에서 힘들게 올라왔고, 팀이 하나가 됐기에 상위리그 진출을 할 것으로 봤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평소대로 잘 하고 싶었다. 하지만 제주와의 30라운드에서 이기지 못해 허탈했다.

- 제주전 무승부로 아쉽게 그룹A 진출에 실패했는데. 어떤 느낌이 들었나?
8위 안에 들었으면 매우 행복했을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너무 아쉬웠다. 경기 후 형들이 벤치로 뛰어가 타 경기 결과를 물어보는데, 광주가 역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패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위로했다.

- 제주전 이후 김봉길 감독이 무슨 말을 해줬는지?
수고했다는 말보다 선수들 모두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고 위로하셨다.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지금은 하위 8개 팀 중 1위니까 목표를 정해서 다시 출발하자고 말씀하셨다.

“포스트 김남일 자리, 뺏어와야죠”
젊은 선수들이 많은 인천에 경험 많은 김남일(35)과 설기현(33)의 존재는 상상 그 이상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구본상에게 같은 포지션인 김남일은 우상이자 멘토로써 든든한 지원군이다. 또한 자신의 우상의 길을 따라가고 싶어했다.

- 많은 인천의 젊은 선수들이 김남일과 설기현 같은 베테랑들의 존재에 고마워 하고, 큰 힘을 얻고 있는데?
두 형들의 존재는 어마어마하다. 처음에 인천에 왔을 때 두 형들을 보며 신기했다. 현재는 형들이 없으면 게임이 안 풀릴 정도다. 두 형들이 부상 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후배로써 많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두 형들의 플레이에 보탬이 되려 노력하고 있다.

- 같은 포지션인 김남일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어떤 조언을 많이 받고 있는지?
경기를 뛰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수비에서 빠른 압박과 경기 조율은 경험에서 나오는 플레이라는 것을 느꼈다. 많이 성장해서 남일이 형과 같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 2002 월드컵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같은 포지션이다 보니 TV를 보며 많이 배웠다. 지금은 옆에 뛰니까 계속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같다.

- 최근 동갑내기 친구 박종우(23, 부산)가 포스트 김남일이라 불리고 있는데, 그 자리에 욕심은 없는지?
그 자리를 뺏어오고 싶다(웃음). 박종우와는 초중학교 시절 친구다.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이지만, 최근 활약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

“신인상 욕심 있다”
올 시즌은 눈에 띄는 신인 선수 부재가 눈에 띈다. 이명주(22, 포항)가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돋보일 뿐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상태다. 하지만 구본상은 꾸준한 출전을 바탕으로 생애 한 번 밖에 없는 신인상에 도전장을 던졌다.

- 요즘 인천팬들의 반응은 어떤 것 같나?
경기에 자주 뛰다 보니 많이 알아봐 주시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팔로우나 친구 추가를 많이 하는 것 같다.

- 혹시 선물을 받은 적은 있는지? 선물 받으면서 프로의 인기를 실감하는가?
훈련 후 여고생 팬들이 음료수 선물 해줄 때가 많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많이 글 남겨주는 걸 본다.

- 공격포인트는 없지만, 최근 활약이 이어진다면 신인상도 욕심이 날 텐데?
당연히 욕심은 있다. 경기에 꾸준히 나가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다 보면 최소한 후보 명단에 올라 갈거라 생각한다.

-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인천에 입단할 당시 목표는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첫 번째 목표는 이루었고, 다음은 팀이 올 시즌 끝날 때까지 9위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다. 공격포인트를 추가해 신인상 후보 명단 올릴 정도로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풋볼 한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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