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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 장내아나운서, “경기장이 놀이터가 되는 날을 꿈꾼다”

500 UTD기자단 뉴스 UTD기자 김동환 2013-01-10 2723

올해로 벌써 5년째다. 선수 소개 화면부터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우리의 눈은 경기를 보고 있지만 귀는 그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경기장?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한 명의 조연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안영민 장내아나운서를 만나러 간다.
 

- 자기소개 한 번 해보자

= 반갑다. 인천 유나이티드 장내아나운서를 맡고 있는 안영민이다. ‘승리의 아나운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재미없게 소개하는 건 그러니까 내 별명을 하나 소개한다. 예전에 어느 분인지 모르겠는데 나보고 ‘푸른 목소리’라고 하셨다. 경기장에서의 내 역할(아나운서)과 팀의 색깔이 완벽히 합쳐진 별명이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나는 방송인인 동시에 전국을 휘젓고 다니는 전문 MC다. 스포테인먼트의 세상을 꿈꿔 얼마 전에는 작은 회사를 차린 사장님이기도 하다.
 

- 잘 들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나

= 나는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현장에서 능력을 뽐낼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지난 2008년 2월에 챌린저스리그의 부천FC 1995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모집하는 공고를 본 것이 계기다. 1년간 부천에서 생활하던 중 K리그클래식(前 K리그)의 강원FC가 창단하는 것을 알게 됐다. 나름 프로무대에 대한 욕심도 있어서(웃음) 강원FC 사무국에 전화를 했더니 아직 준비가 덜 됐다더라. 그 때 인천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전화를 걸었을 때 받은 분이 지금 홍보마케팅팀에 계신 황새롬 과장님이셨다. 그 분이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하시더니 다른 직원을 바꿔주셨다. 그 직원분께서 포항과 2군리그 경기가 있으니 와서 오디션 보자고 하시더라. 그렇게 인천과 인연을 맺게 됐다.
 

- 장내 아나운서의 역할은 무엇인가

= 커피위에 올라가는 크림이다. 축구장에서 메인은 선수와 팬이다. 난 단지 크림이다. 커피에서도 크림이 올라가면 더 맛있지 않나. 축구라는 커피에 재미라는 크림이 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경기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도움이 되어야 하고, 휑하지 않게 만들면서 오버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 고민을 많이 한다. 이 고민은 내가 경기장을 떠나는 날 밤까지 계속 될 것 같다.
 

- 장내 아나운서로서의 첫 날 기억나나. 그 때 논란이 많았는데

= 기억난다. 첫 경기를 끝내고 구단 홈페이지를 둘러보는데 온통 “뭐냐” “누구냐” 이런 글이더라. 어떤 분은 “경기장에서 놀랐다”고 쓰셨다. 이해한다. 그 전에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거니까. 매번 고운 여자 아나운서 목소리만 듣다가 굵직한 목소리가 나타나서 소리를 지르니 놀라지 않는 게 이상한 거다. 그런데 이상한 게 그 글을 여전히 본다. 내가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다.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지만 유난히 성적이 안 나온 시험지를 두고두고 보면서 채찍질 하는 느낌? 더 나아지려면 부딪쳐야 하는 게 인생이고 그렇게 하다보면 나에게 한 줄의 굳은살이 생기는 느낌이다.
 

- 본인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가

= 예전에 직원분께 한 시즌이 끝나고 피드백을 달라고 한 적 있다. 그 때 들은 말이 내 목소리에 힘이 있다는 거다. 절대로 가벼워보이지 않는 목소리라고 할까. 다만 내가 시옷발음에 약하다. 발음이 좀 샌다고 해야 하나(웃음). 그래서 틈날 때마다 발음 연습을 한다. 예전에는 무조건 빠르게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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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준비 과정에 대해 말해 달라

= 일단 전날 무리하지 않는다. 경기 당일에만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경기 전날은 술도 입에 안 댄다. 약속이 있어도 빨리 끝내고 들어온다. 그리고 건조해지지 않게 수건을 빨아서 방에 널어놓는다. 방이 건조하면 다음날 자고 일어났을 때 목 아픈 거 알지 않나. 그리고 경기 시작 전까지 목과 입을 “부르르”하면서 푼다. 아, 한번 이런 적 있다. 대기실에서 입을 “부르르”하면서 풀고 있는데 구단 직원분께서 내 소리를 공에 바람 넣는 기계 소리로 착각하고 “아 또” 하면서 뛰어나가시더라(웃음). 그 외에 경기에 뛰는 선수가 중요한 기록달성을 앞두고 있거나 작년처럼 19경기 무패행진을 달린 특별한 일이 있으면 철저히 준비한다. 남준재 선수가 경기장에서 프러포즈했을 때도 어떻게 진행할지 준비했다.
 

- 나도 나중에 경기장에서 프러포즈 해보고 싶다. 당신은 경기장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나

= 경기장에서 내가 가장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행하는 입장이니까 내가 힘이 빠져 있으면 모두가 힘이 빠진다. 항상 힘이 넘치도록 스스로 주문을 건다. 같이 일하는 분들과 농담도 많이 하고 선수들에게도 힘을 불어넣는다. 그날만큼은 내가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신나야 하고 힘이 넘쳐야 한다. 물론 나도 사람이니까 기분 안 좋은 날도 있고 힘든 날도 있지만 겉으로 절대 내색하지 않는다.
 

- 경기장에서 당신을 보면 나도 즐겁다. 그렇다면 그라운드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나

= 일단 두 가지다. 하나는 경기 전에 와서 그라운드를 볼 때다. 이때는 오늘은 어떤 분들이 오셔서 경기를 보고 가실까,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까 생각한다. 경기가 끝난 후 그라운드를 보면 아득한 뭔가가 있다. 그라운드에는 관중의 환호성과 선수의 땀이 담겨있으니까. 결과가 좋지 않은 날은 괜히 다른 분들에게 미안하다. 이긴 날은 그 흥분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FC서울전때는 여운이 오랫동안 남아 있더라. 19경기 무패행진의 시작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건다. “오늘도 잘했다. 고맙다” 이렇게.
 

- 문학 시절 포함해서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

= 아무래도 첫 걸음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첫 경기가 기억에 남고 2011년 마지막 홈경기가 기억난다.
 

- 지금은 은퇴했지만 그 경기에 임중용 선수가 경기에 뛰었는데 기분이 어땠나

= 인천 레전드를 직접 소개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인천의 레전드, 캡틴 임중용” 이렇게 소개했는데 두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더라. 하나는 레전드를 소개하는 자부심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부를 수 없다는 아쉬움이다.
 

- 혹시 실수한 적은 없나. 경기는 2시간짜리 생방송이나 마찬가진데

= 당연히 있다. 문학경기장 시절 얘기다. 당신도 알다시피 문학경기장은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멀다. 나도 잘 안보일 때가 있다. 혼전 중 골이 들어가면 선수 이름을 불러야 하는데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보통 구급차에 앉아 계신 기사님, 대기심, 카메라 감독님, 남인천방송팀 등에 묻는다. 그렇게 하면 해결이 돼서 바로 선수 이름을 부를 수 있다. 아마 2010년일거다. 강수일과 브루노가 같이 뛴 날이 있는데(이 때 무슨 이야기일지 감이 왔다), 이때도 혼전 중에 골이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보니까 강수일 같아서 주변에 “강수일이죠?” 물었더니 어떤 분이 “맞다”고 하더라. 그래서 뱃고동이 울리고 선수 이름을 불러야 할 타이밍에 “강…” 하는데 어떤 분이 “강수일 아니에요!”라고 소리치셨다. 알고 보니 브루노더라(웃음).
 

- 그 상황 이해한다. 혹시 다른 실수담은 없나

= 또 있다. 경기장에서 내가 제일 물을 많이 먹는다. 왜냐면 목이 건조하면 안 되니까. 보통 한 경기당 생수 6통을 마신다. 선수보다 더 많이 마시는 거 같다(웃음). 한 번은 그렇게 물을 많이 마셨더니 전반전 중에 생리현상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하프타임 때 내가 늘 하는 “전반전은…선수들에게 큰 박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고 멘트를 한 후, 얼른 화장실로 뛰어갔다. 그런데 그날 하프타임 공연이 잡혀 있었다. 전광판실에서는 내가 멘트를 해야 음악을 트는데 화장실 간 사람이 어떻게 멘트를 하겠나. 전광판실에서 당연히 음악을 안 틀었다. 그런데 밑에 나온 공연팀은 음악이 안 나오니 아무것도 못하지 않나. 그러니 사람들이 뭐하는 거냐고 소리를 지르더라. 내가 공연팀 소개 멘트를 깜빡한 거다.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 비오는날은 경기 진행하기 어떤가

= 솔직히 비오는 날 경기 안했으면 좋겠다(웃음). 농담이고 비 오면 제일 힘든 게 대본이 젖는 거다. 옷 젖는 건 상관없는데 대본이 젖으면 글씨가 번져서 알아볼 수 없다. 그래도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서포터가 있고, 열심히 뛰는 선수가 있고, 비를 맞으면서도 선수를 지휘하는 감독님이 계셔서 나도 뭘 하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감히 우비를 벗고 마이크만 비닐로 싸서 진행했는데 아무도 몰라주더라(웃음). 나 이렇게 진행한다고 앞에 더 나가서 있었는데 아무도 모르더라(웃음).
 

- 경기 전에 일찍 와서 리허설 하는데 재미있는 에피소드 없나

= 지금은 강원에 있는 송유걸 선수가 나한테 장난을 많이 쳤다. 한 번은 내가 마이크를 갖고 있는 걸 보고 “이거 잘 나오나~”하면서 가져가더라. 그리고 노래를 불렀다.
 

- 송유걸 선수가 노래를 불렀단 말인가?

= 그렇다. ‘남행열차’ 불렀다. “비 내리는 호남선~” 이렇게 말이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노래가 경기장에 울리니까 직원분께서 내가 부른 줄 알고 내다보시더라(웃음).
 

- 또 재밌는 에피소드 없나, 벤치 사이에 있으면 재밌는 일 많을 것 같은데

= 내가 서 있는 쪽이 원정팀 벤치 쪽이다. 그래서 그쪽 이야기를 제법 많이 듣는다. 아마 울산전이었을거다. 김호곤 감독님께서 지시를 직접 하지 않고 주로 김현석 코치를 통해서 전달한다. 그날은 강민수 선수가 자주 공격에 가담하더라. 김현석 코치가 강민수 선수보고 내려오라고 했다. 처음에 강민수 선수도 알았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다시 공격진에 가 있다. 그렇게 4번을 지시했다. 결국 교체됐다.
 

- 교체되는 선수들 표정 바로 앞에서 보면 어떤가. 얼굴을 바로 앞에서 볼 텐데

= 상황에 따라 다르다. 자기가 느끼기에 활약이 만족스러우면 박수도 치고 표정도 밝다. 그런데 이른 시간에 교체되거나 더 뛸 수 있는데 나오는 선수들은 표정이 어둡다. 많이 안타깝다. 교체 투입되는 선수들도 남은 시간이 별로 없을 때는 좀 어리둥절해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선수들에게 파이팅 신호를 보낸다. 용기를 불어 넣어 주려고 한다.
 

- 선수교체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 지난 2011년 초에 정혁선수가 부상당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때 정혁 선수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나 있는 곳까지 들렸다. “딱” 하는 소리 말이다. 실려 나오던 정혁 선수가 스스로 “아 부러진 것 같아” 이렇게 말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작년 후반기에 정인환 선수가 경고누적으로 못 나온 경기가 있다. 그 날 김태윤 선수가 투입됐는데 정말 잘했다. 사실 그날 김태윤 선수가 다쳤다. 부상 때문에 실려 나와서 뼈를 맞추는데 이승재 의무트레이너님이 안된다고 손으로 엑스표시를 하시더라. 그런데 그 때 김봉길 감독님께서 오시더니 “태윤아 뛸 수 있어. 뛸 수 있지?” 이렇게 말하시더라. 그랬더니 김태윤 선수가 다시 힘을 내서 들어갔다. 그리고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그걸 보고 “이것이 프로구나. 이것이 감독님의 역할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내가 느낀 것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 선수들의 움직임을 가까이서 보면 말로 표현 못할 느낌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 울컥할 때가 많다. 지난 FC서울전때 특히 그랬다. 그날 한교원 선수 활약 대단하지 않았나. 자기 역할의 200% 이상을 해냈다. 아마 후반전도 거의 끝날 때쯤 이었다. 그때 한교원 선수가 다리에 쥐가 나서 피를 빼고 다시 경기에 투입됐다. 그리고 주심의 휘슬이 울리기를 기다리는데, 한교원이 수비수를 앞에 두고 돌파를 시도했다. 사실 그럴 때 되면 보통 시간을 끌려고 하지 않나. 이기고 있고 비도 와서 뛰기 힘드니 상대를 맞춰서 공을 내보낼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한교원 선수가 기어코 측면 수비를 뚫고 뛰기 시작했다. 김용대 골키퍼 앞까지 도달해서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는데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대로 주저 앉아버렸다. 도저히 버틸 수 없었던 거다. 한교원 선수가 의지는 있는데 그렇게 힘이 풀리니 스스로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땅을 치고 아쉬워하더라. 그 모습을 보니 코가 찡해지면서 눈물이 핑 돌더라. 그때 저런 선수가 우리팀에 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다. 몸값이 비싸고 유명한 선수가 다른 팀에 있어도 전혀 부럽지 않다.
 

- 선수들과 이제는 형동생 같은 사이일 것 같은데 특별한 사연 없나

= 정혁 선수와 하나 약속한 게 있다. 2009년 입단 동기다 보니 그런 듯싶기도 하고 뭔가 각별한 느낌이 든다. 내용은 ‘인천’ 유니폼을 입고 100경기를 뛰자는 거다. 물론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자랑스러운 결과를 내자고 약속했다.
 

- 올해 인천의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나

= 어렵다. 그런데 하나 확실한 것은 올해는 김봉길 감독님 체제의 진정한 평가의 해가 될 것 같다. 강등되는 팀이 생기니 경쟁이 더 치열해지겠지만 욕심 같아서는 4,5위정도 했으면 좋겠다. 예전에 정신력이 가장 강한 팀으로 인천을 뽑은 기사를 본 적 있다. 우리는 작년에도 좋은 결과를 거두지 않았나. 올해도 좋은 결과 거두리라 확신한다.
 

- 그렇게 확신하는데 공약 하나 거는 건 어떨까. 요즘 공약 거는 것도 유행인데

= 좋다. 인천이 우승하면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공정한 추첨을 한 뒤 한 분에게 내 사비를 들여 최고급 노트북을 한 대 선물하겠다.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준 팬에게 장내 아나운서로서 하는 보답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된다면 센터서클에서 춤을 추겠다. 그리고 남녀 상관없이 4명을 추첨해 일일 데이트를 하겠다. 베니건스에 가서 밥을 사고 메가박스 연수점에 가서 영화를 보여주겠다. 6위 안에 들면 6명과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겠다.
 

- 기사를 보는 인천팬분들, 캡처해서 저장하길 바란다.

= 진심이다. 꼭 좋은 결과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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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이 어떤 곳이 되기를 바라는지 궁금하다

= ‘놀이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연맹에서 내놓은 캐치프레이즈 참 마음에 들었다. ‘열정의 놀이터 352’ 얼마나 멋진가. 사실 ‘-장’으로 끝나는 표현은 너무 딱딱하다. 선수들은 뛰고 나는 앉아서 본다는 느낌? 관중이 마치 제3자가 되는 느낌이다. 그렇게 되면 안 된다. 이제는 그들도 같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새롭게 스포테인먼트 분야에 뛰어든 거다. 축구에는 문화가 있다. 감동, 절망 모두가 문화의 재료가 된다. 물론 단기간에 경기장이 놀이터로 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 선수가 마치 형, 동생, 아들 같은 느낌이드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 개인적인 마음에 담아 둔 목표가 있나

= 항상 생각하는 게 하나 있다. 누구나 쉽게 오고 재미를 느끼는 경기장을 만들자는 거다. 한 마디로 ‘전관중의 서포터화’다. 물론 어려운 거 안다. 단기간에 할 수 없지만 언젠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향을 잡아주고 지켜보는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작년보다는 올해, 올해보다는 내년의 방식으로 조금씩 변화시켜야 한다. 차근차근히 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룰 수 있다.
 

- 멋지다. 축구에 대한 철학도 있나

= 철학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다. 나는 축구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재미가 있어야 경기장에 관중이 오지 않겠나. 아무리 경기장에 놀이문화를 접목시키자 소리쳐도 결국 관중이 오지 않으면 소용없다. 축구가 재미없으면 누가 경기장에 올까.
 

- 갑자기 대화 분위기가 진지해졌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 잘생긴 사람이다(웃음).
 

- 사진이 기사와 같이 나갈 텐데

= 숨어 다녀야지 별 수 있나(웃음). 농담이고 한 마디로 ‘파이팅’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핫식스’, ‘레드불’처럼 힘을 불어넣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까 말했듯이 내가 힘이 없으면 모두가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밌게 방방 뜨려고 노력한다. 누구에게나 활력소가 될 수 있게 말이다. 경기장에 오는 사람들에게 ‘푸른 목소리’로 남고 싶다.
 

-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 영화로 말해보자. 감독님은 영화감독, 선수들은 주인공, 구단 직원분들이 스태프라면 나는 연기를 잘하는 조연이 되고 싶다. 경기장에 온 사람들이 더 힘을 얻고 인천이 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이 나를 알고 모르고는 중요하지 않다. 팬들이 ‘경기장에 가면 그런 목소리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 팬들에게 바라는 점 있나

= 지금도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오시지만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홈경기를 완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항상 열정적인 미추홀보이즈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참, 작년 수원과의 홈개막전 때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산 적이 있다. 내가 홍염 제재 방송을 했는데 그 후에 “수원팬이냐”는 비아냥거림을 많이 들었다. 절대 그렇지않다. 나도 인천팬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인천을 응원한다고 말하고 싶다.
 

- 선수들한테도 한마디 부탁한다

= 다치지 말고 끝까지 가자는 말을 하고 싶다. 사실 그게 제일 중요한 말이다.
 

- 미래 계획 같은 거 있나

= 앞으로 시즌을 계속해서 준비하겠지만 모두가 즐거워지는 경기장을 만들고 싶다.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놀이터 문화’도 빠른 시간 안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모두 힘내자.
 

- 좋은 시간이었다. 경기장에서 만나자

= 고맙다. 올 시즌도 잘 뛰어보자.
 

/ 글-사진 = 김동환 UTD기자(facebook.com/kimchag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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