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Interview] ‘창단 10주년, 그들은 지금?’ 2번째 주인공. ‘중원의 사령관’ 아기치
[Prologue] ‘인천축구지대본’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의 창단 10주년을 맞아 저희 ‘UTD기자단’에서는 그동안 인천과 함께 했고, 인천을 빛냈던 그들을 만나는 특집 인터뷰 코너를 기획하였습니다. 인터뷰는 올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첫 번째 유병수 선수에 이은 두 번째 주인공은 ‘중원의 사령관’ 아기치 선수입니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아기치 선수는 2005년에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선수로써 창단 2년 만에 통합 1위, 플레이오프 준우승을 일궈낸 ‘비상’의 주역입니다. 당시 아기치는 서동원 선수와 함께 탄탄한 중원을 구성하며 안정적인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2006년 여름 인천을 떠나기 전까지 아기치는 49경기에 나서 5골 7도움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중원의 사령관’ 아기치 선수와의 솔직담백한 인터뷰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이렇게 저희 UTD기자단과의 인터뷰에 응해주어 고맙습니다. 아기치 선수가 떠난 지도 어느덧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 반갑습니다. 제가 오히려 더 감사드리죠. 이렇게 오랜만에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에게 이렇게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아주 반갑고 행복하고 또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인터뷰 제의를 받았을 때 ‘아, 아직도 인천 팬들이 나를 잊지 않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여러분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
- 가장 먼저 현재 근황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 제가 지금 38세입니다. 현재는 회사 일과 병행하면서 크로아티아 3부 리그의 스투프니크 라는 팀에서 뛰고 있으며 이 팀에서 뛴 지는 약 1년 정도 되었습니다.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KLIK INFORMATICKA RJESENJA'라는 회사인데, 주로 소프트웨어와 보안 관련된 일을 하는 업체로 제 형제와 함께 창업한 회사입니다.
- 그렇다면 어찌 되었든 아직 축구와의 끈을 놓지 않으셨다는 말씀이네요?
= 네, 맞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축구와의 인연을 어떻게 끊을 수 있겠어요?(웃음) 비록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해서 축구보다는 회사에 주로 시간을 소비하고 있죠. 아직 제 실력이 녹슬지 않았는지 크로아티아 2부 리그의 몇몇 좋은 팀들로부터 영입 제안도 받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축구보다는 일과 가정에 좀 더 충실하려고 해서 거절했죠. 아내가 둘째 아이를 8월에 출산할 예정이에요. 그래서 가정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죠.
- 오, 너무 축하드립니다. 기분이 좋으시겠어요. 실례지만 혹시 둘째도 아들인가요?
=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둘째도 아들입니다. 두 아들의 아빠가 되었네요.(웃음)
- 아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티노(Tino) 기억이 많이 납니다. 많이 컸을 것 같은데 티노의 근황도 함께 전해주시죠.
= 티노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니 너무 감사드리네요. 큰아들 티노는 현재 11살이에요. 인천에 있을 때는 완전히 꼬마 아이였는데 이제는 어느덧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저 때문인지 티노도 축구를 상당히 좋아해서 정식으로 축구를 배우는 중이에요. 지금 크로아티아 명문 클럽인 디나모 자그레브라는 팀의 유소년 선수로서 축구를 하고 있어요.
- 한국에는 부전자전이라는 한자성어가 있는데 역시 아버지를 닮아서 티노도 축구를 잘하나 보군요. 티노가 혹시 한국에서의 생활을 기억하던가요?
= 물론 기억하고 있죠. 티노도 예전에 한국에서 살았을 때가 좋았는지 종종 ‘아빠, 우리 한국에 언제 다시 가요?’라고 물어요. 거짓말 같으시겠지만 말치레가 아닌 정말 사실 그대로입니다. 티노는 특히 FIFA 온라인 축구게임을 할 때도 레알 마드리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명문 클럽이 아닌 K리그의 인천 유나이티드를 자기 팀으로 골라 키우고 있어요. 옆에서 지켜보면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그 정도로 티노도 인천에서의 기억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와, 정말인가요? 너무 신기합니다. 많이 큰 티노의 모습을 보고 싶네요. 다시 아기치 선수에 관한 질문을 하겠습니다. 혹시 축구 지도자에 관한 관심은 없으신가요?
= 지도자에 관한 관심은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UEFA A급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단계별로 또 준비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UEFA 프로 코치 자격증을 취득해서 지도자로 일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혹시 만약에 나중에 인천에서 코치 제안이 온다면 어떤 결정을 하실 것인가요?
= 정말 재밌는 질문이네요. 만약에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저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한다면 저에게는 정말 달콤한 제안이 될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인천에서의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도 없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 전에 많은 경험을 먼저 쌓아야 할 것 같아요. 아직 지도자로서 출발도 하지 못했기에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까요.
- 이제는 인천 시절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 해요. 2005시즌을 이야기 안 할 수 없겠죠? 당시 뛰었던 선수들과 혹시 연락을 주고받고 계신가요?
= 당연히 연락하고 지내고 있죠. 많이는 아니지만, 그 당시에 함께 뛰었던 라돈치치와 마니치 그리고 서동원과 연락을 하고 있어요. 특히 라돈치치와는 서로 휴가 때 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를 방문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라돈치치가 지금은 수원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 워낙 애정이 각별한 친구이잖아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 인천에서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생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당연히 2005시즌이죠. 그 당시 우리 인천 유나이티드는 경기를 잘하기도 했지만 마치 하나의 가족처럼 끈끈했기 때문에 더욱 강했어요. 선수들뿐 아니라 프런트와 팬들까지 모두가 함께였었죠. 아직도 제가 인천 유나이티드 역사의 황금기를 함께 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역시 2005시즌의 추억을 가장 기억에 담아두고 계시는군요. 혹시 당시 감동적인 이야기를 주제로 ‘비상’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 네,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의 활약상이 영화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라돈치치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보지는 못했습니다. 비록 아쉽게 우승컵은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우리는 기적을 보여주었잖아요. 인천 유나이티드에 그러한 기회가 언젠가 다시 오리라 믿고 있습니다. 기회는 언젠가 다시 찾아오는 법이기 때문이죠.
- 혹시 한국에서 즐겨 먹었던 음식을 기억하나요? 또 음식이 그립지는 않으신지요?
= 당연하죠, 제가 그걸 어떻게 잊겠습니까?(웃음) 제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 김치찌개와 갈비였습니다. 가끔 한국 음식이 무엇보다 그리워요. 아쉽게도 크로아티아에서는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없어서 먹을 수 없어요. 그 부분이 너무 아쉽죠. 그 식감을 자극하는 김치찌개의 얼큰한 국물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죠.
- 혹시 한국에 여행이나 비즈니스 관련하여 오고 싶은 마음은 없으신가요?
= 왜 없겠어요. 당연히 가고 싶죠. 한국은 저에게 있어서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에요. 안 그래도 라돈치치가 자기 플레이 하는 것을 보러 오라며 한국에 한번 놀러 오라고 초대를 했습니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한다면 한국에 한번 놀러 갈 생각이에요. 만약에 한국을 가게 된다면 꼭 인천을 방문해서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도 보고 싶습니다.
- 아기치 선수가 있을 때의 인천 유나이티드와 2013년 현재 인천 유나이티드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어요. 혹시 현재 인천 유나이티드의 소식에 대해서도 접하고 계시나요?
=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라돈치치와 계속해서 연락하면서 전반적인 K리그에 관련된 소식과 인천 유나이티드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인터넷이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경기결과를 꾸준히 접하는 편이고요. 지금 인천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가 인천 유나이티드의 해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 아기치 선수가 생각하는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장, 단점은 무엇인가요?
= K리그는 아시아 최고의 리그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K리그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좋은 팀이 많고 운동 환경이 상당히 쾌적하다는 점이 아닌가 싶어요. 또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나 경기 자체의 질도 높다는 걸 꼽을 수 있겠네요. 단점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 아기치 선수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생활하는 동안 장외룡 감독이 팀을 이끌었잖아요. 아기치 선수가 기억하는 장외룡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 장외룡 감독은 정말 강한 승리정신으로 무장한 훌륭한 감독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매너와 유머까지 지닌 최고의 지도자였죠. 진심으로 그가 권위적인 지도자가 아닌 좋은 친구처럼 느껴질 때도 많아 그를 많이 신뢰하고 따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그렇다면 아기치 선수가 기억하는 ‘캡틴’ 임중용의 모습은요?
= 임중용은 좋은 주장이자 친구로 경기장 안에서뿐 아니라 밖에서도 훌륭하게 리더 역할을 해줬어요. 항상 저를 비롯해 라돈치치와 마니치 그리고 셀미르까지 함께 식사 자리도 자주 초대해주고 챙겨주며 호의를 베풀어준 최고의 친구였죠. 그는 항상 정직하며 팀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랐고 운동장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선수였어요. 강한 카리스마뿐 아니라 알고보면 훌륭한 유머감각도 지녔었죠.(웃음) 정말이지 임중용과 김학철은 우리 팀의 중심축이었어요. 인천에서 그들의 존재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었습니다.
- 그렇다면 도대체 당신에게 인천 유나이티드는 얼마나 중요한 존재입니까?
= 인천 유나이티드는 제가 고국인 크로아티아를 떠나 처음으로 뛴 외국 클럽이었어요. 사실 처음에 한국에 갔을 때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했었죠. 하지만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두려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행복함으로 바뀌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므로 인천에서의 추억이 제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기억될 수밖에 없죠.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내 인생 최고의 팀은 인천 유나이티드였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다녀요. 정말이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 끝으로 자신이 기억하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간단한 영어 단어로 비추어 표현한다면요?
= Pride and Power. (자부심 그리고 힘) 이게 가장 적절한 단어인 것 같아요. 인천 유나이티드는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자부심이자 힘이었습니다. 잊을려야 잊을 수 없는 팀이에요.
- 이제 질문을 마무리할 시간이 된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아기치 선수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리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아기치입니다. 가장 먼저 아직도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팬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와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서나마 여러분께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최고였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머지않아 한국에 방문할 기회가 올 것 같아요. 한국에 방문한다면 반드시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참, 문학이 아닌 새로운 전용 경기장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경기하는 것 같더군요. 사진으로 봤는데 정말 멋진 경기장 같았습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다시 보게 되기를 바라며 짧은 인사말을 마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인천 유나이티드의 건승을 위해 힘찬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pilogue] 생업을 이어나가는 바쁜 일정에도 아기치 선수는 저희 UTD기자단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었습니다. 아기치 선수는 아직도 인천 유나이티드를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또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등번호 ‘8번’이 새겨진 검푸른 유니폼을 입고 문학의 중원을 누비던 노란 장발의 사나이, 우리 또한 그를 잊을 수 없습니다. 인터뷰는 페이스북 (SNS)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인터뷰에 응해주신 아기치 선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 인터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글 = 우승민 UTD기자 (wsm3266@hanmail.net) 번역 = 최하나 UTD기자 (lastchristmas86@hanmail.net) 구성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UTD기자단 사진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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