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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10주년 특집 인터뷰] 3탄 '인천의 저승사자' 김이섭

684 UTD기자단 뉴스 UTD기자 이상민 2013-07-10 2243
[특집 Interview] ‘창단 10주년, 그들은 지금?’ 3번째 주인공. ‘인천의 저승사자’ 김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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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인천축구지대본’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의 창단 10주년을 맞아 저희 ‘UTD기자단’에서는 그동안 인천과 함께 했고, 인천을 빛냈던 그들을 만나는 특집 인터뷰 코너를 기획하였습니다. 인터뷰는 올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유병수, 아기치 선수에 이어 선정된 세 번째 주인공은 ‘인천의 저승사자’ 김이섭 코치입니다.

현역시절 ‘이섭신’이라고 불리며 팬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김이섭 코치는 2004년에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 멤버로 합류한 뒤 2010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기까지 8년의 세월을 인천과 함께 한 인천 유나이티드 역사의 산 증인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지난 2005년 창단 2년 만에 통합 1위, 플레이오프 준우승을 일궈낸 ‘비상’의 주역이기도 합니다. 김이섭 코치는 현역 시절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었던 2004년부터 2010년까지 8시즌동안 총 121경기에 나서 142실점을 기록, 경기당 약 1.17의 방어율을 보이며 변함없는 꾸준한 모습으로 인천의 골문 단속에 아주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인천의 저승사자’ 김이섭 코치와의 솔직담백한 인터뷰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김이섭 코치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가장 먼저 팬 여러분께 오랜만에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이섭입니다. 제가 은퇴한지도 어느 덧 햇수로 3년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아, 나라는 사람은 조금씩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저를 잊지 않고 인터뷰도 해주니 너무 감사드리네요. 여러분이 주신 질문에 성심 성의껏 답변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현역 생활을 하실 때 늘 선수 생활을 오래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은퇴에 관한 솔직한 심정을 지금 들을 수 있을까요? (손주영)
= 지금도 마음 같아서는 뛰고 싶죠.(웃음) 제가 은퇴를 타의 반, 자의 반으로 하게 되어서 아직도 솔직히 미련이 너무 많이 남죠. 지금 와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제가 은퇴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 다른 팀에서 제의도 몇몇 왔어요. 그렇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또 굳이 K리그가 아니더라도 내셔널리그 같은 곳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었죠.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고민 끝에 제가 나이를 먹고 다른 곳에 가서 추한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인천에서 오랜 시간 뛰었고 또 팀에서도 은퇴 후 코치 자리를 배려해기 때문에 그냥 여기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자고 결론을 내렸죠.

- 역시 코치님도 마음속으로 말 못할 고민이 많으셨군요. 혹시라도 그때 그 결정에 대한 후회는 없으신가요?
= 절대로 후회는 없어요. 하지만 미련은 조금 남죠.(웃음) 요즘에는 은퇴식도 제대로 못하는 선수가 많잖아요. 그래서 저도 솔직히 은퇴식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구단에서 (임)중용이랑 같이 2011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러주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죠.

- 은퇴식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납니다. 당시 심정이 어떠셨나요?
= 어떠한 날보다 가장 떨렸던 날이었습니다. 구단에 고마운 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선수가 은퇴식을 치를 수 있다는 게 정말 쉬워보여도 따지고 보면 몇몇 안 되거든요. 그럼에도 그렇게 챙겨주셨으니 너무나도 감사하죠. 아, 그 때 집사람 한 번 안아줬어야 했는데 정신없다보니 그러지를 못했어요. 아내가 저 때문에 정말 고생 많이 했거든요. 가족이 선의의 피해자죠. 항상 제 기준으로만 움직이다보니 미안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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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보시면 무슨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라덕수)
= 기분이 이상하죠.(웃음) 매 홈경기마다 대건고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가서 봐요. 경기장에 가면 양 팀 선수단 입장할 때 있잖아요. 예전의 제 모습이 막 머릿속으로 그려집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렇게 좋은 경기장에서 한 번 뛰어보고 은퇴식을 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죠. 그건 아마 (임)중용이도 마찬가지 일거에요.

- 올해로 지도자 생활 3년차이십니다.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의 길, 어떠신가요?
= 재밌죠. 애들이랑 같이 합숙도 하면서 예전에 제가 고등학생 때 생각도 많이 나고 그래요.(웃음) 그 당시 제가 생각했고 경험했던 부분을 모두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요. 하지만 세대차이가 있어서 조금 힘든 부분도 없지 않아 있죠. 지금의 아이들은 재능 면에서 정말 가진 게 많아요. 하지만 강인함, 절실함 등 멘탈적인 부분이 좀 약하죠. 사실 그게 정말 안타깝습니다. 요즘 세상이 결코 만만치 않잖아요. 그걸 계속 인지시켜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애들 성격이나 스타일을 잘 파악해서 ‘내가 어떻게 가르쳐야 애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도 많이 하고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

- 선수들을 지도하다보면 분명히 보람찬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떠신가요?
= 당연히 보람차죠. 가장 보람찰 때는 제가 훈련할 때 선수들에게 지도를 해준 부분이 운동장이나 시합에서 나왔을 때입니다. 그때는 정말 뭔가 전기에 감전된 듯 찌릿찌릿한 기분이 드는데 지도자만이 알거에요. 애들이 어느 정도까지 성장을 했는지 그러한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해요. 그렇다고 해서 좋은 성적을 위해서 애들을 다그치거나 그러지는 않죠.

- 대건고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계신데 “이 선수에게 훗날 인천의 골문을 맡겨도 되겠구나.”라고 생각되는 선수가 혹시 있나요? (조은샘, 김도윤)
=
이태희라는 선수입니다. 이 친구가 지금 3학년인데 1학년 때부터 제가 가르친 친구에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친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태희가 지금 또래 중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기량이 아주 출중한 선수에요. 제 예상에 이 친구는 아마 나중에 프로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경기 전 대건고 골키퍼에게 해주는 말이 있으신지요. (Im Hyeop Edwin Kim)
= 애들한테 ‘너희들이 훈련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고 자신 있게 해라. 그래야 지금까지 노력해왔던 기량을 운동장에서 보여줄 수 있다.’라는 부분을 가장 많이 강조해요. 특히나 골키퍼에게는 항상 어머니나 안방마님처럼 여유를 가지고 선수들이 파이팅이 좀 부족하다거나 체력적, 정신적으로 방심할 때 그런 부분을 잡아주는 역할을 잘 하라고 강조합니다. 다행이도 애들이 다 착해서 잘 따라 와줍니다. 고맙죠.

- 지도자 생활을 하시면서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시는 조언은 무엇인가요? (김현수)
= 항상 성실하라는 말을 입이 닳도록 해요. 지금 애들은 어찌 되었든 훗날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거잖아요. 프로는 성실하면서도 잘 해야되요. 그러니까 프로죠.(웃음) 아무래도 제가 경험을 해봤으니까 선수들에게 항상 성실하고 노력하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 지도자로서의 최종 꿈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 꿈이야 많죠. 지도자로서의 꿈은 정말 원대한 것 같아요. 언젠가는 저도 감독이 되어서 한 팀을 맡아보고 싶어요. 그리고 또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국가대표팀에 코칭스태프로 들어가서도 일해보고 싶고 그렇죠.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런 자세로 더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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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였지만, 故 윤기원 선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현역 복귀 가능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실제로 1개월가량 선수단에 합류하여 운동을 하신 걸로 압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상황이 변해 다시 복귀가 무산이 되었었는데요. 당시 기억을 한 번 떠올려 보신 다면요?
= 당시 감독님이셨던 허정무 감독님이 저한테 ‘팀이 많이 어려우니까 도와 달라.’고 하셨어요. 처음에 집사람은 하지 말라고 했었어요. 근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워낙 선수 생활에 대해 미련이 너무 많이 남아있던 상황이었기에 거절할 틈이 없었죠. 그래서 갑작스럽게 다시 훈련복을 입고 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2군 경기도 2번이나 뛰었어요. 그런데 권정혁 선수가 오면서 제 복귀는 무산이 되었죠. 기대에 부풀어서 한 달간 몸 다 만들어놨는데 다시 코치로 가라고 하니 많이 황당했죠. 다 그게 제 운명인가 싶더라고요.

- 김이섭 코치님의 선수 시절 추억 중 하나가 김병지 골키퍼의 헤딩골을 허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기분은 어떻던가요?
= 그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 있는데요. 사실 당시에 저는 허리가 너무 아파서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가만히 서있는 것은 물론이고 킥도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당시 의무 트레이너랑 코칭스태프 선생님들께 정말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감독님이셨던 박성화 감독께서 안 된다고 무조건 뛰어야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께서 그러시는데 뭐 별 수 있나요. 진통제를 맞고 뛰어야 했죠. 진짜 거짓말 안하고 진통제를 속이 쓰릴 정도로 맞고 경기에 나갔어요. 다른 사람들은 제가 이런 상황이었는지 모를 겁니다.(웃음) 당시에 아마 몸 상태가 좋았더라면 (김)병지형의 헤딩슛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 2005년 당시 국가대표 승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 1차전에서 대량 실점을 하며 그 기회가 무산됐었죠, 당시 솔직한 심정이 궁금합니다. (Phillip Choi)
=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네요. 예전에도 인터뷰를 했던 부분인데 당시 제 컨디션이 너무 좋았어요. 평소보다 몸이 너무 좋고 자신감도 넘쳤는데 그 부분이 오히려 독이 돼서 역효과로 나타난 것이죠. 제일 속상한 것은 제가 대표팀에 못 갔다는 것보다는 2차전에 못 뛰었던 게 더 속상했어요. 지금 와서 이야기하면 뭐합니까. 결국엔 다 제 복이죠 뭐.(웃음)

- 선수 시절에 상대팀 선수 중 가장 골을 막기 힘들었던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고다솔)
= (잠시 고민하더니) 성남에 있던 모따 선수입니다. 그 당시 모따의 왼발은 가히 최고였죠. 좀처럼 감을 잡기가 힘들었어요. 이쪽으로 찰 것 같아서 움직이면 반대로 차고. 참 골키퍼의 심리를 잘 이용하던 선수였죠. 또 페널티킥도 그렇게 잘 차요. 제가 원래 선수 시절 페널티킥 막는 건 자신 있어 했는데 모따의 킥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더라고요.

- 가장 강렬하게 기억나는 슈퍼세이브는 무엇인가요? (이진혁)
= 솔직히 말씀드려서 기억나는 게 없어요.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면 바로 또 다음경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하다 보니까 그런 것을 기억할 틈이 없어요. 공격수야 뭐 골을 넣는 입장이다 보니 자신이 골을 넣었던 순간순간을 기억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골키퍼는 그럴 여유가 더더욱 없어요. 이런 부분은 팬 여러분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이 드네요.

- 아, 그러시군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선방은 2009시즌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종료 직전에 캐칭 미스로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가는 공은 라인 앞에서 바로 잡으신 선방이 떠오르는데 그 당시 상황이 기억나시나요?
= 와, 그걸 기억하시나요? 웃긴 추억이죠.(웃음)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제가 상대 중거리 슈팅을 잡으려고 하는데 순간적으로 공이 손에서 쑥 빠졌습니다. 빨리 잡아서 공격 전개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동작이 먼저 들어간 거죠. 공이 제 시야에서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뒤돌아보니 공이 골라인 안으로 굴러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놀라서 정말 본능적으로 몸을 던져 손바닥으로 공을 꾹 눌렀는데 라인에 딱 걸쳐서 실점 위기를 모면했죠. 어휴, 그때는 정말 심장이 철렁했던 순간이었어요.

- 수문장으로써 “이날은 이길 거 같다는 경기다”라고 예감을 믿고 계시나요? 그리고 그게 적중했던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느 경기이셨는지요? (이덕희)
= 당연히 그런 예감은 있죠. 보통 꿈자리도 경기력에 분명한 영향을 미쳐요. 일종의 미신이라고 해아 할까요? 저 같은 경기 전에는 김을 절대 먹지 않았어요. 선수들마다 각각 그런 징크스를 다 가지고 있지요. 가장 자신있던 경기는 2005시즌 플레이오프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입니다. 그 당시 인천은 뭐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이 최고의 분위기 속에 있었으니까요. 너무 준비도 잘 되었고 경기에 나가기 전부터 ‘무조건 이기겠다, 이러다 우승 가능 하겠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 내가 이것만큼은 다른 골키퍼들보다도 절대 뒤지지 않았다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도연)
= 캐칭이요. 골키퍼로써의 자질을 논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캐칭이에요. 선수 시절 정말 캐칭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애들을 지도하면서 캐칭을 많이 강조해요.

- 가장 힘들었던 경기와, 짜릿했던 경기를 각각 하나씩 고르신 다면요? (이주희)
= 뭐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당연히 2005시즌 챔피언 결정전 1차전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1-5라는 큰 점수 차로 패했을 때죠. 정말 모든 선수들이 하나 되어 고생해서 올라온 길이었는데 그 공든 탑이 무너졌던 경기였으니까요. 아직도 많이 아쉬워요. 그때 우승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들고요. 반대로 가장 짜릿했던 경기는 제가 포항에 있을 때 일이에요. 1998년 울산과의 결승 1차전에서 백승철 선수가 후반 종료 직전에 역전골을 넣고 3-2로 역전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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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주전 골키퍼인 권정혁 선수도 상당한 나이인데요. 노장 키퍼로서 활약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나요? (최준홍)
= 지금 아주 잘하고 있잖아요. 몸이 제대로 올라온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선수들과 유기적인 관계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권)정혁이가 맏형으로서 또 최후방을 지키는 골키퍼로서 보는 선수들의 문제점이나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더 유기적인 관계를 가져야하지 않나 생각해요. 저도 예전에 (안)재준이랑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거든요.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지금 어린 선수들은 (권)정혁이를 어려워 할 거 에요. 저 역시 겪어봤던 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권)정혁이가 후배에게도 먼저 좀 더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 자신이 생각했을 때 가장 멋졌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는 언제신가요? (방연경)
= 딱 하나를 고르기 보다는 경기에서 이겼던 매 순간이 아닌 가 생각해요. 이기면 제 자신한테도 떳떳하고 팬들한테도 떳떳하거든요.(웃음) 그 중에서도 아이들 앞에서 이겼을 때가 가장 멋지지 않았나 싶어요. 아이들이 항상 아빠 응원하러 경기장에 왔었거든요. 경기 이기고 멀리서 손 흔들어 줄 때가 정말 소소한 행복이었던 것 같아요.

- 선수 시절 팬들의 함성이 들릴 때 느낌이 어떠하셨나요? (박정현)
= 찌릿찌릿하죠. 팬들은 정말 대단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선수 시절에 원정 경기에 가면 ‘우리도 멀리까지 와서 힘든데, 저 사람들은 심한 교통체증에도 버스를 타고 우리를 응원해주기 위해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정말 고마웠죠. 그렇게 열정 있는 사람들이 와서 응원을 보내주는데 저런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잘 준비하고 좋은 경기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되었죠.

- 자신이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로서 가장 행복했고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해요. (장성호)
= 아무래도 2005년 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때 정말 선수들 간에 융화가 너무 잘됐습니다. 또 성적도 잘 나오니까 우리도 팬한테 떳떳했고요. 열악한 조건 가득한 시민구단에서 각자 사연이 있는 선수들이 함께 모여 거짓말 같은 기적을 이뤄냈는데 어떻게 잊겠습니까? 그때가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로서 가장 행복했고 자랑스러웠던 순간이죠.

- 자신을 인천의 넘버 원 수문장으로 이끌어준 분이 있다면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김원석)
= 신범철 선생님입니다. 일반 분들에게는 설명 드리기 뭐하지만 제가 신범철 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걸 다시 시작했어요. 골키퍼 성향을 남미형과 유럽형으로 구분한다면 저는 거의 유럽형이었는데 신범철 선생님은 유럽형이 아닌 남미형 골키퍼로서의 교육을 시키셨던 거죠. 서로 함께 선수 생활도 했었고,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다보니 솔직히 트러블도 많이 있었어요. 정말 서로 언성도 높일 정도로 싸운 적도 있고요. 그때는 몰랐는데 그때 선생님의 그 가르침이 제 꺼가 되니까 뒤늦게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더라고요. 신범철 선생님이 제 골키퍼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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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 시절 전 소속팀이었던 전북과의 경기에는 평소보다 슈퍼 세이브가 많았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승현)
= 글쎄요, 이상하게 전북전은 편안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저도 아직도 모르겠어요.(웃음) 그냥 전북이랑 만나면 편했고 특히 전주에만 가면 그렇게 마음이 편했어요. 아무래도 전북이라는 팀을 잘 알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 그렇다면 반대로 이상한 징크스에 휩싸인 듯했던 경기장이 혹시 있나요?
= 서울이요. 전주와는 반대로 이상하게 서울 월드컵경기장에만 가면 경기가 잘 안 풀렸습니다. 그 이유 또한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상하게 골대 앞에 서있으면 주위 잔디가 많이 파이더라고요. 경기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저도 사람인지라 쓰이게 되더라고요.

- 포지션 특성상 팬들과 가장 가까이서 경기를 치르시는데 가장 힘들었던 상대 서포터즈가 있었다면 어느 팀이었나요? (이승현)
= 어떤 서포터스를 고를 것 없이 모든 팀이 다 똑같았죠. 요즘 들어서는 그래도 좀 시대가 좋아져서 그런 부분이 덜하지만 예전에는 정말 장난 없었습니다. 온갖 욕설은 기본이었고 물병이나 오물 투척은 덤이었으니까요. 경기 중에 물병도 많이 맞아봤어요.(웃음) 그래서 항상 경기 전에 상대편 서포터스한테 90도로 제일 먼저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좀 덜한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 같은 맥락의 질문입니다. 뒤에서 들리던 제일 황당했던 혹은 재미있었던 상대의 도발이 기억나시면 말씀해주세요. (이승준)
= 진짜 세상에 있는 욕, 없는 욕 다 듣습니다. 재미있었던 도발이라기보다는 상대 팀 팬이 욕을 하면 저도 사람인데 기분이 상하죠. 특히 조카뻘 정도 되는 어린 여자가 욕하면 사람이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럴 때는 아예 관중석을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그 부분은 뭐 포지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수많은 프리 키커 중에서 어떤 선수의 프리킥이 그중 가장 까다롭던가요? (곽용원)
= 박주영 선수와 이천수 선수였죠. 그 중에서도 (이)천수의 프리킥이 가장 까다로웠습니다. 잘 아시잖아요. 2005년 당시에 (이)천수가 프리킥 감각이 한창 올라왔었잖아요. 실제로 그 좋은 감각을 이어가서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전에서 골도 넣었고요. 아마 지금도 다른 팀 골키퍼들은 (이)천수가 프리킥을 찰 때면 손에 땀이 많이 차고 긴장을 많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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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레전드인데 너무 임중용에게만 관심이 쏠려서 섭섭한 적은 없었나요? (Dc Shin)
= 제가 (임)중용이랑 인천이라는 팀에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정말 산전수전 다 겪었습니다. 뭐 (임)중용이가 팀의 주장으로서 경기 중 실신을 할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또 제가 옆에서 그 과정을 다 지켜봐왔기 때문에 가장 잘 알기도 하고요. 그래서 섭섭한 것은 없어요. 저 그렇게 시기 질투하는 쫀쫀한 사람은 아니에요.(웃음)

- 김이섭 코치님이 생각하시기에 지금의 라인업과 2005년 라인업 중 어느 때가 더 이상적인 라인업이라 생각하시나요? (조형원)
=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인천의 라인업은 화려하잖아요. 축구 선수의 꿈이라고 불리는 월드컵을 경험해본 선수도 3명이나 있고요. 반면에 2005시즌 당시 선수단은 정말 전부 별 볼일 없는 선수들이었어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각자 깊은 사연이 있는 선수들이 인천이라는 팀에 와서 장외룡 감독님 아래서 하나로 똘똘 뭉쳤었잖아요. 그때와 지금 중 어떤 전력이 더 이상적이라고 판단하기는 좀 어렵고요. 인천이라는 팀이 항상 화려하기 보다는 불가능을 현실로 이뤄내는 그런 색깔이 있잖아요. 적어도 그 부분에서 봤을 때에 지금보다는 2005시즌 멤버가 더 이상적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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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기장에서 경기를 보신다고 했는데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 구본상 선수입니다. (구)본상이가 와서 인천 미드필더가 정말 많이 튼튼해졌습니다. (김)남일이가 경기 맥을 잘 집고, (구)본상이가 나머지 부분을 커버하고 또 (이)석현이까지 조화가 잘 이뤄지니까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죠.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는데 기복 없이 꾸준한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만약에 구본상 선수가 없으면 인천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남일 선수도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구본상 선수의 능력을 크게 칭찬한 바 있는데 역시 축구인들의 시선은 다 똑같나 보군요. 그렇다면 구본상 선수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 한 명의 지도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지금 대표팀에 워낙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죠, 하지만 지금처럼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조만간 분명히 대표팀 발탁의 기회가 올 것 같습니다.

- 김이섭 코치가 생각하는 골키퍼로서 가장 중요한 조건, 자질이 궁금합니다. (박봉준)
= 성실함이죠. 누구든지 자기가 성실해야 남한테도 떳떳할 수 있잖아요. 내가 성실하지 못하면 남들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골키퍼는 자기 혼자만 잘한다고 절대 경기를 할 수 없습니다. 그 외에 기술력이나 순발력 같은 부분보다 어떤 고난과 역경의 순간이 찾아와도 눈 하나 깜빡 안하고 흔들림 없는 침착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K리그 최고의 골키퍼는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선수 생활을 하실 때 김이섭 코치님의 롤 모델은 누구였는 지와 그 이유가 궁금해요. (이윤선)
= 지금 K리그에 워낙 쟁쟁한 후배들이 많잖아요. 근데 지도자를 하니까 잘하는 부분보다는 부족한 부분이 더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따로 최고의 골키퍼를 고르기는 힘들 것 같네요. 제가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아무래도 이운재 선수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정말 어느 상황이 와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그런 능력을 그런 부분을 많이 닮고 싶어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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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사우나에서 몰래 많이 봤는데요. 아직도 그 조각 몸매 유지하고 계신가요? (김태훈)
= 지금은 아쉽게도 조각 몸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전형적인 아저씨 몸매죠.(웃음) 살이 3kg 정도 쪘어요. 집에 가면 애들이 ‘아빠, 이제 배에 王자는 없어졌다?’라고 그래요. 아직도 마음 같아서는 꾸준하게 운동하면서 조각 몸매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시간과 환경이 도와주지 못하다보니 힘든 현실이죠. 사실 뭐 다 핑계죠.(웃음)

- 식상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는 김이섭 코치님의 축구 인생에서 어떤 존재인가요? (라덕수)
= 희로애락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7년 동안 했는데 정말 기쁜 일, 슬픈 일 등 여러 가지 일을 다 겪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애착이 더 가는 팀이기도 하고요. 그만큼 제 축구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추억을 많이 안겨준 팀이죠.

- 나중에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골키퍼 코치 제의가 온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으신가요? (권혁빈)
= 제가 이 질문에 대해서 ‘아니요, 그럴 의향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농담) 너무 당연한 거죠. 언젠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골키퍼 코치를 해보고 싶습니다. 기회가 올 지는 모르겠지만 제의가 온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합류해야죠.

-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오랜만에 감사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여러분께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웃고, 울고 했던 지난 소중한 추억을 항상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레전드로서의 자부심을 항상 가지고 있고요. 아시다시피 저는 지금 지도자로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꾸준히 이 길을 가다보면 언젠가 다시 인천 유나이티드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가까이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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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인천 유나이티드의 살아있는 레전드 김이섭 코치는 저희 UTD기자단의 인터뷰에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성심 성의껏 응해주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이섭 코치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 앞으로 지도자로서의 밝은 앞날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이상으로 김이섭 코치와의 인터뷰 글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UTD기자단 사진자료실,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경품 이벤트 당첨자 안내]
2007 김이섭 유니폼 (1명) : DC Shin 님
2010 김이섭 유니폼 (1명) : 김현수 님

* 경품 당첨되신 두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당첨자분들께는 저희가 개별 연락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음 4번째 인터뷰는 '그라운드의 슈바이처' 권혁준 의무 트레이너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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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D기자 우승민 2013-07-1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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