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인천축구지대본’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의 창단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인천과 함께 했고, 인천을 빛냈던 그들을 만나는 특집 인터뷰 코너를 기획하였습니다. 인터뷰는 올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번으로 10번째를 맞은 인터뷰의 주인공은 '작은 거인' 강원FC No.8 전재호 선수입니다.
전재호 선수는 지난 2004년 우리 인천 유나이티드의 창단 멤버로 입단한 뒤 2011년까지 무려 8시즌동안 활약하며 탄탄한 기본기와 강한 멘탈을 바탕으로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열정을 더해 인천 팬들에게 정말 큰 사랑을 받았던 선수입니다. 올 시즌 강원에서 포지션 변경 후 연이은 공격 포인트 기록을 통해 소속팀의 강등권 탈출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전재호 선수와의 즐거웠던 내용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다음은 전재호 선수와의 일문일답 전문.
- 전재호 선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네요. 가장 먼저 우리 인천 유나이티드 팬 여러분께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전재호입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을 뵙게 돼 반갑고 고맙습니다. 제가 10번째 인터뷰 주자라고 들었는데 ‘10주년’과 ‘10번째’가 딱 맞아 떨어졌네요(웃음). 참 인천과 저는 인연이 깊은 것 같습니다. 올해 상위스플릿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꼭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질문은 SNS를 통해 팬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지난 8년간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하시다가 2012년 부산으로 이적하게 됩니다. 당시 이적에 대한 배경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 12월에 부산의 안익수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물론 그때 다른 팀에서도 오퍼가 들어온 상태였는데 선수로서 감독님의 전화를 직접 받은 게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조금 좋지 않았습니다. 메디컬 테스트에서도 안 맞는 부분이 있었고, 지금에 돌아보면 안익수 감독님이 원하시는 스타일과 제가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의 6개월은 어쩌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인생공부를 많이 한 시간이었습니다.
- 부산 이적 후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은사님이 있는 강원FC로 이적을 하시게 되었는데요. 그때 이야기도 한 번 부탁드릴게요.
= 일단 저로서는 스승님이신 김학범 감독님께서 부르시니 안 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자신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선수는 그리 많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저도 강원에 갈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김학범 감독님께서 저를 강원으로 이끌었다고 보는 게 맞겠죠.
- 강원FC 소속으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처음 찾았던 지난 2012년 여름.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박고은)
= 처음에는 ‘가지 말까’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인천을 상대로 경기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인천을 상대로 만난다는 건 조금 싫었거든요. 하지만 제가 인천팬분들과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부산으로 갔던 만큼 원정팀으로서나마 다시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 당시 경기가 끝난 뒤 서포터스와 만났던 장면이 생각나는데 전재호 선수 본인은 감정이 어떠했는지요? (최성호/이진혁)
= 말로 표현하기에는 조금 어렵네요. 그때 서포터분들을 만나고자 아내에게 인천시절 제가 입었던 유니폼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인천은 ‘파란색’과 ‘검은색’으로 대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파검’이 들어간 유니폼을 두 벌 준비해서 팬들을 뵈러 갔습니다.
- 아무래도 2005년 비상 신화가 가장 떠오르실 것 같은데요. 그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으신가요?
=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운이 좋게도 제가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식 1호 도움(2004년 창단경기 감바오사카전)을 기록했고, 제 인생의 첫 골도 넣었는걸요. 그만큼 저에게 큰 의미를 남겨준 팀이라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만 축구가 개인 운동이 아닌 단체 운동이라 여러 가지로 문제가 뒤섞이면서 우승컵을 들지 못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다 보니 모두가 서툴렀던 거죠.
- 유병수, 아기치, 최효진, 데얀, 김이섭, 라돈치치 등 여러 선수와 함께 창단 10주년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모두가 인천에서의 추억이 소중했다고 말했습니다. 전재호 선수 역시도 그러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 제 인생에서 추억을 떠올리라고 하면 인천시절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일단 저의 20대를 모두 바친 팀 아니겠습니까? 젊음을 다 바치는 동안 웃고, 울고, 산전수전 다 겪은 팀에 추억이 없으면 거짓말이죠. 무엇보다 지금의 제 아내를 만나고(웃음), 딸도 태어나고(웃음)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이룬 곳이니까요.
- 8년 동안 인천과 함께하시면서 가장 큰 추억은 무엇인가요? (조아람/최성호)
= 경기를 떠나서 추억을 떠올리라고 하신다면 인천시절 만난 여자친구가 제 아내가 된 거겠죠? 그 외에는 인천에 계신 많은 분들을 알게 된 게 좋은 추억으로 남습니다. 가끔 인천에 올 때마다 많은 분들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소한 추억을 떠올리는 게 저에게는 큰 즐거움입니다.
- 같은 맥락의 질문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와 득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와 이유를 함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변정원/권민재/송성민/이상훈)
= 2008년 부산과의 컵대회 득점이 떠오르네요. 그때는 제가 장외룡 감독님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김봉길 선생님 앞에서 제가 ‘안 해!’ ‘짜증 나’ 이런 식의 말을 내뱉고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결국 김봉길 선생님과 저 사이에 약간의 언쟁이 생기면서 말이 좀 세게 나갔습니다. 나중에는 이야기가 잘 풀려서 좋게 해결되었고, 때마침 제가 부산전에서 골을 넣은 거죠. 그래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김봉길 선생님께 달려갔습니다. 아마 장외룡 감독님께서 많이 당황하셨을 거에요.(웃음)
- 성남에서 더 이룰 게 없어 인천에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인천에서는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이루지 못했나요? (손주영)
= 인천 오면서 이루고 싶었던 거라... 솔직히 개인적으로 ‘몇 골을 넣어야지’ ‘도움을 몇 개 기록해야지’와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인천이라는 팀에 제가 도움 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2005년에 준우승을 한데다 성적이 나빠도 승강제가 없어 별다른 타격이 없다 보니 개인적으로 많이 나태해졌습니다. 그런 저를 채찍질하고 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초심에 ‘우승’이라는 목표는 세운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네요.
- 정말 그립습니다. 은퇴를 인천에서 하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만약 은퇴하게 될 시점에 인천에서 제의가 온다면 어떤 기분이 드실 것 같고 오실 의향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권혁빈/Jinkon Jong/전영호/장성호/최성호)
= 제가 선수생활을 마치기 전에 그런 제의가 온다면 당연히 ‘OK’죠. 인천에서 받은 사랑과 쌓은 추억이 많으니까요. 선수생활의 막바지에 이른 만큼 욕심은 없습니다. 제가 어떤 팀의 일원이 되어서 그 팀을 더 끌어올리는 걸 원하지 개인 욕심을 채우기에는 이제 좀 그렇죠(웃음). 저는 어디 가서도 마음만은 여전히 인천에 있다고 하는 사람입니다. 아직 확답은 드리지 못하지만 혹시라도 제가 나중에 지도자가 되었을 때 인천에서 함께 뛰었던 분들이 불러준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인천에 와 있을 수도 있고요. 물론 사람 일은 당장 내일조차 알 수 없어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제 마음은 그렇습니다.
- 서포터석에는 여전히 전재호 선수의 마킹이 되어 있는 유니폼이 보이고 있습니다. 인천에서의 전재호 선수는 어떤 존재로 남겨져 있다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조형원)
= 3년 전 인터뷰였나요? 그때는 제가 ‘열심히 뛰는 선수’로 기억해 달라 말씀드렸는데 지금도 제 생각은 똑같습니다. 인천시절도 그렇고 지금도 제가 딱 튀는 선수는 아니거든요.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 그렇게 기억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오랜 기간 꾸준하게 큰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계시는데 특별한 본인만의 관리방법이 있나요? 따로 챙겨 먹는 보양식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박영수/최성호)
= 한 시즌을 쭉 진행하다 보면 몸에 흐름이라는 게 있습니다. 시즌 초와 중반, 시즌 말에 몸 관리를 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고 할까요. 이 외에도 간혹 몸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면 선수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만큼 ‘아,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들 때가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자제하는 거죠. 또 몸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1년을 보내고 10년을 보냅니다. 그렇게 특별한 방법은 아닌 것 같네요(웃음). 참, 웨이트 트레이닝은 여전히 열심히 합니다. ‘보약’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아마 제가 죽기 전까지는 하지 않을까요?
- 여름 피서지 하면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강릉인데요. 강릉에서 지내시며 여러 맛집을 다니셨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전재호 선수, 강릉의 맛집을 소개해주세요. (이상훈)
= (잠시 생각 후) 강릉에 ‘교동 짬뽕’이 유명합니다. 또 사천항의 ‘물회’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짬뽕은 제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웃음). 조금 멀지만 속초의 닭강정도 유명한데 차로 한 시간 거리라 그런지 아직 가보지는 못했어요.
- 지금 팀의 1부 리그 잔류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신데 만약 인천에서 딱 한 명 데려올 수 있다면 어떤 선수를 데려오고 싶으신가요? (혹은 과거 인천 동료) 전재호 선수 팬으로서 강원의 잔류를 꼭 바랄게요! (황지욱)
= 잔류를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한 명이요? 두 명은 안되나요(웃음). 저는 수비수와 공격수에 한 명씩 있었으면 좋겠어요. 수비는 임중용 코치, 공격은 서울의 데얀 같은 선수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무래도 (임)중용이형같이 수비에서 묵직하게 리더역할을 할 선수가 있었으면 좋겠고, 데얀처럼 골을 쉽게 넣는 선수가 있으면 어느 팀이든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 최근에 풀백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해서 골 맛도 보셨는데 만약 인천시절에 변경했다면 어떠했을까요? (최성호)
= 어떠했을지를 말씀드리기 전에 아마 포지션을 바꾸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이미 인천에는 중앙에 좋은 선수가 많았거든요. 제가 대학교 시절 공격형 미드필더를 뛰기는 했지만 인천에 계속 있었다면 여전히 왼쪽 터치라인을 누볐을 것 같습니다.
- 강원 이적 후 인천 경기도 관심이 가나요? 경기결과도 지켜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성호)
= 인천의 경기를 가능한 한 모두 챙겨보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전은 항상 봅니다. 되게 재밌더라고요. 다만 아쉬운 건 인천이 서울과 붙을 때마다 핵심멤버가 몇몇 빠지던데요. 이번 서울전때는 데얀과 아디 등이 나오지 않아 3자 입장으로서는 약간 아쉬웠습니다(웃음). 지난해 서울전 승리로 김봉길 선생님께서 정식 감독님이 되시지 않았습니까? 김봉길 감독님께서 팀을 잘 만드신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김봉길 감독님은 장외룡 감독님의 팀을 이끄는 능력과 페트코비치 감독님의 전술능력을 모두 갖추신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전재호 선수에게 인천 유나이티드란? (최성호)
= 만약에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서포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또 그런 말을 아내에게 한 적도 있고요. 유니폼 입고 응원하러 다니며 제 삶의 일부로 만들고 싶은 팀이라고 할까요. 제 젊음을 다 준 팀이라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면 인천을 떠나고 제가 등번호 17번을 단 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17번에는 인천시절의 제가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어려운 말인지 모르지만 ‘인천에서의 나’를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 전재호 선수가 생각하시는 역대 인천 유나이티드 베스트 11을 뽑아주세요. 전재호 선수를 반드시 포함하고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선수들로만 구성해주시기 바랍니다.
GK 김이섭
DF 이정수 임중용 안재준
MF 전재호 김치우 정혁 아기치 최효진
FW 데얀 라돈치치
(3-5-2 포메이션)
-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 10주년을 축하하는 말씀과 팬 여러분께 작별의 인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창단경기를 치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흘렀다니 정말 벅찹니다. 그동안 쭉 성장해 좋은 팀이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팬들의 열정도 정말 대단하고요. 인천 유나이티드가 ‘내 팀’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잘하든 못하든 항상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비록 몸은 그때까지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항상 인천과 있다는 것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날들 보내시고 날씨가 쌀쌀해지는데 건강 잘 챙기십시오. 응원 많이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긴 시간 동안 인터뷰에 협조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은 시즌 전재호 선수와 강원FC의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자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인천에서의 생활을 되돌아보게 되어 저도 정말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pilogue] 전재호 선수는 지난 19일.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도 모자른 상황에서도 저희 UTD기자단과의 인터뷰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어 인터뷰에 응해줬습니다. 전재호 선수는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과 함께 솔직담백한 이야기꽃을 가득 피우며 환한 미소로 즐겁게 인터뷰에 임했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UTD기자단과의 인터뷰에 응해준 전재호 선수와 이번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강원FC 홍보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 이상으로 전재호 선수와의 인터뷰 글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김동환 UTD기자 (@KIMCHARITO)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UTD기자단 사진 자료실.
[경품 이벤트 당첨자 안내]
전재호 선수 친필 사인볼 (2명) : 이윤선 (구단 홈페이지 응모) / 이진혁 (페이스북 응모)
* 경품 당첨되신 두 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당첨자분들께는 저희가 개별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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