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D기자단] 지난 7월 20일 ‘하나원큐 K리그 1 2019’ 22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 정규시간 90분이 다 지난 시점. 전광판 숫자는 1-1.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인천은 ‘무승’ 기록이 8경기로 늘어날 것이었다.
인천이 또다시 승리 앞에서 좌절하려는 순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한 신인이 극적인 헤딩골을 성공했다. 그 주인공은 이제호다. 인천은 이제호의 결승골로 포항을 2-1로 꺾고 두 달 만에 승리를 맛봤다. UTD기자단이 8경기 만에 인천에 승점 3점을 선사한 신인 이제호를 만났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중에 이번 7월이 가장 좋았어”
이제호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 달이었다. 인천 유소년 팀인 광성중-대건고를 나와 호남대를 거쳐 올해 인천에 입단한 이제호는 6월까지 주로 R리그에서만 뛰었다. 지난 4월 17일 청주FC와의 FA컵 4라운드 경기에서 처음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그에게 1군은 너무 멀어 보였다.
그런데 7월이 되자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6일 울산전 프로 데뷔 무대를 시작으로 20일 포항전에서 나온 프로 데뷔골까지. 이제호는 남다른 한 달을 보낸 소감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7월이었다”며 “공교롭게 생일도 7월(10일)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중에 2019년 7월이 가장 좋았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골 장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돌려 봤다”
이제호에게 포항전 데뷔골의 순간을 복기해달라고 했다. 그는 “그라운드에 처음 나갔을 때 데뷔골을 넣을 것이라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팀에게 승리를 안겨다 줄 수 있는 골을 넣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경기 전부터 제가 앞으로 잘라 들어가는 세트피스 연습을 계속했다. 그런데 경기 중에 그런 장면이 잘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회가 왔을 때 감독님이 직접 ‘과감하게 잘라 들어가라’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더 집중해서 점프했는데, 운 좋게 볼이 내 머리로 와서 득점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데뷔골 장면을 설명했다. 이제호는 “골 장면을 집에서 가서 부모님이랑 같이 셀 수 없을 정도로 계속 돌려봤다. 중계 장면뿐만 아니라 팬들의 ‘직캠’도 다 봤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포항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이제호는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이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많은 팬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어떤 마음으로 기도했는지 묻자 그는 “처음으로 골을 넣고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이 VAR를 하는 듯한 모습을 봤다”며 “포항에 PK가 선언된다면 못 이기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고 답했다.
“인천에서 뛰게 되어 너무 기뻐”
이제호는 7월 6일 울산 전에 선발 출전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팬들은 이제호의 선발 기용을 두고 ‘깜짝 카드’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이제호 역시 “감독님이 (울산전)3일 전에 선수들 모두 준비가 된 것 같다며 누가 뛰어도 믿고 내보내는 것이니 다들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 당시엔 몰랐는데 다음 날 주전 조에서 훈련하면서 데뷔전을 치를 거라는 걸 직감했다”라고 대답했다.
올 시즌 인천은 그 어느 팀보다 유소년 출신 선수들이 경기에 많이 나오고 있다. 이제호도 그중 한 명이다. 이제호는 인천 유소년 팀인 광성중-대건고가 배출한 새로운 스타다. 인천 유소년 출신으로 인천에서 데뷔전을 치른 소감에 이제호는 “중, 고등학교 때 인천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보러 갔다. 인천 경기를 보면서 인천에서 뛰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는데 그걸 이뤄서 너무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뛰던 선수들과 뛰어서 정말 도움이 된다”며 “유스 팀에서 같이 뛰던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더 집중해서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르는 게 있으면 먼저 들어온 선수들이 알려줘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힘든 상황에도 변함없는 팬들의 응원 감사해”
이제호에게 인천 팬들은 어떤 존재일까. 그는 “인천 팬분들은 힘든 상황임에도 변함없이 응원해주셔서 무척 감사하다”며 “그동안 성적이 안 좋아서 굉장히 죄송했는데 포항전에서 응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전 버스 맞이 응원 때 너무 소름 돋았다”며 “버스 안에서 옆에 있던 무고사가 응원해주시는 팬들 보며 ‘잘하자’고 이야기했다. 경기에 져서 팬들에게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제호는 중원 선수들의 줄부상 속 얻은 기회를 잡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하지만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인천은 그가 있는 중원에 많은 선수를 보강했다. 이제호에게는 이전보다 더 힘겨운 주전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점에 대해 “운동장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밖에서는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팀이 이기려면 좋은 선수들이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설령 내가 경기에 나오지 못해도 더 좋은 선수들이 경기를 뛰어서 팀이 이기면 그걸로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응원을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제호는 입단 인터뷰서 리그 5경기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 7월 데뷔전을 치르고, 꾸준히 기회를 받으면서 이제호는 그 목표를 이루기 직전에 있다. 이제호에게 다음 목표를 묻자, “아직 5경기 목표를 이룬 것은 아니어서 다음 목표를 설정하기보다 아직 이루지 못한 첫 번째 목표를 이루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제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항상 인천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전반기 동안 안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많이 실망감을 안긴 것 같다”며 “후반기에는 새로운 선수들도 오고 팀도 많이 보강되었으니 지금처럼 더 응원해주신다면 경기에서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본 인터뷰 내용은 8월 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1 2019’ 24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성남FC와의 홈경기에 발행된 2019시즌 월간매거진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글 = 박범근 UTD기자 (keu0617@naver.com)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이상훈 UTD기자, 장기문 UTD기자저작권자 – 인천UTD기자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