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D기자단=인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홍시후의 과감한 슈팅은 무모함이 아니라 또 다른 기회를 노린 도전이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유나이티드는 지난 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 1 2024’ 4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는 인천의 K리그1 200승이자 2024시즌 첫 승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져 더욱 뜻깊은 승리가 되었다. 하지만 의외로 승기는 이른 시간에 기울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홍시후가 교체로 투입되었고, 1분 20초가 채 지나기 전에 인천의 두 번째 득점이 터졌다. 홍시후의 과감한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었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7분 제르소의 득점으로 이미 앞서있던 인천은 차이를 벌렸고, 탄탄한 수비까지 더해지며 승리를 만들어냈다.
두 번째 득점이 상대 자책골로 기록되긴 했으나, 의심할 여지 없이 홍시후가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홍시후는 “공격적인 상황인데 골문 앞에 (박)승호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페널티 박스 안에 숫자를 늘려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사실 공격수 시절의 습관적인 움직임도 있었던 것 같다. 운이 좋게 연결이 되어서 득점으로도 이어진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슈팅하기에는 각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상대 선수를 맞거나 골키퍼에게 막힐 확률이 높아 보였지만 홍시후는 패스 대신 과감한 슈팅을 선택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그는 “확신은 없어도 일단 도전해봤다. 패스하고 다른 기회를 엿보는 것보다 그 위치가 좋다고 생각해서 약간 욕심을 냈다. 그리고 그렇게 슈팅을 했을 때 상대에게 막힐 수도 있겠지만, 세컨드 볼을 노리면서 다시 기회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슈팅을 시도했다. 득점까지 연결된 건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슈팅 공간이 부족해 보였던 만큼 언뜻 보기에는 크로스와 비슷해 보이기도 했지만, 홍시후는 부정했다. 홍시후는 “동료들은 크로스를 올리려고 했던 게 아니냐고 묻기도 했는데, 100% 슈팅을 때린 거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어 홍시후는 상대 자책골로 기록된 것에 대해 “내 득점으로 기록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득점 당시에도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내 득점이 되면 좋겠지만, 공의 궤적이 밖으로 나간 것을 나도 알고 있었다. 아쉬움은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시후의 과감한 슈팅이 만들어낸 득점은 인천의 첫 승으로 이어졌다. 홍시후는 “첫 경기 때부터 항상 선수들이 준비하고 열심히 하는 것만큼 결과가 안 따라와서 감독님을 포함한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까지 전부 부담이 많았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홈 경기 승리가 더욱 큰 의미였다. 경기 나가기 전에도 ‘오늘 무조건 이기자. 이기는 거 말고는 없다’ 이런 걸 강조했는데, 말처럼 승리까지 잘 따라와서 뿌듯하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홍시후는 지난 시즌 부상에서 복귀한 후 윙백으로 포지션 변경을 했다. 특유의 투지 넘치는 모습은 윙백의 위치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어 호평을 받고 있다. 홍시후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이렇게 좋은 모습을 앞으로 1년, 2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 “아무래도 처음 서는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계속 재밌고, 오히려 공격수로서는 보여주지 못한 것을 수비수로서 보여줄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처럼 하면 앞으로도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홍시후는 수비수로 포지션 변경이 이루어진 후에 오히려 공격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말미에도 윙백으로 출전하여 공격에서 눈에 띄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에 이어 이번 경기 득점까지 성공시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홍시후는 “오히려 좋은 것 같다. 공격수 시절에 가지고 있었던 애매한 부분이 수비수로 바꾸니 강점이 된 것 같다.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플레이가 달라지다 보니 경기를 뛰면서도 재밌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경기를 들어갈 때 공격 포인트를 많이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해야 하는 것, 할 수 있는 걸 잘하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격 포인트도 쌓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윙백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서는 “공격 포인트에 대한 목표는 그대로 있는데, 이제는 포지션이 달라졌으니 골보다 도움을 더 기록하고 싶다. 골을 넣으면 또 좋겠지만, 도움을 주는 기쁨을 많이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홍시후의 이런 활약은 팀 내에서 확실한 입지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고, 4라운드였던 이번 대전과의 경기에서도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투입되었다.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홍시후는 아직 아니라는 듯 선을 그었다. 그는 “아직 주전을 차지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다. 축구라는 건 계속 경쟁하는 것이고, 이렇게 경기를 계속 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선수 구성이나 조합, 선수들의 부상 등 여러 상황을 따졌을 때 내가 뛸 수 있게 된 거고, 스스로 얼마나 몸 관리를 잘하고 경기장에서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경기 출전 여부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아직 자리가 확고하거나 주전이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주간 이어졌던 A매치 휴식기에는 홍시후 역시 태극마크를 다는 기회를 얻었다. 2024 WAFF U-23 챔피언십 참가를 위한 U-23 국가대표로 발탁된 것. 홍시후는 이번 소집은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팀에 다녀오면) 항상 배우는 것 같다. 대표팀 자리는 내가 아무리 잘하고 있고, 좋은 활약을 하고 있어도 거기 더 좋은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그래서 동료들만 봐도 더 배울 게 많고, 대표팀 코치님들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대표팀으로 갈 때는 언제나 더 많이 경험하고 배우고 오겠다는 마인드로 가고 있고, 실제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9일에 발표된 2024 AFC U-23 아시안컵 명단에서 홍시후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2024 AFC U-23 아시안컵은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린 경기이자, 올림픽까지 불과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진행되는 만큼 중요한 대회였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민경현이 올림픽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그는 “나도 (민)경현이랑 똑같다”고 말했다. 홍시후는 “굳이 (민)경현이랑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지는 않지만,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각자 표현은 안 해도 자신만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을 거다. 나뿐 아니라 다른 팀의 선수들도 모두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글 = 성의주 UTD기자(sung.euju.shin@gmail.com)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ll@hanmail.net) 저작권자 – 인천UTD기자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