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일 그 날이 밝았다. 밤잠을 설치며 많은 팬들이 기다렸을 인천유나이티드의 첫 홈경기가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올해부터 통합된 ENS석을 경기 두 시간 전부터 관중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주었는데 그 때 멀리서 인천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세 명이 눈에 들어왔다. 경기 시작도 전인데 즐거워 맥주를 한잔 기대감에 또 한잔을 들이켰다는 그들과의 즐거운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왼쪽부터 폴(30), 애덤(31), 애덤(30)>
말투에서 이미 영국식 악센트가 진하게 풍겨 나오던 이들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온 영어강사들이었다.
애덤(31)은 벌써 7시즌 째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찾고 있다며 자연스레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있을 때는 사우스햄튼의 팬이었다고 하기에 지난 새벽 QPR과의 경기 이야기를 살짝 건넸더니 금세 삐친 표정으로 “인터뷰 안 해.” 라며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똑같은 이름을 쓰는 애덤(30)은 인천에서 영어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고 3년째 친구들과 숭의아레나를 찾고 있다며 겉옷을 벗어 자랑스레 인천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보여주었다.
가장 쑥스러움을 많이 타던 폴(30)은 자신은 아일랜드사람이라 아무래도 옆의 두 영국친구들에 비해 축구를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 도중 그는 갑자기 외투를 벗고 2012년 인천유나이티드 어웨이 유니폼을 옷 위에 겹쳐 입으며 카메라에 포즈를 취해 역시 반전 있는 축구팬임을 입증했다.
동명이인인 애덤(30)과 애덤(31)은 이미 2013년 시즌권 구입을 마쳐 매 홈경기마다 숭의아레나를 찾을 것을 약속했다.
인터뷰가 끝나기가 무섭게 서포팅 노래를 따라 부르며 구호를 외치는 이들에게서 축구야말로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이어주는 스포츠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EPL을 더 좋아할 것 같았지만 인천유나이티드에 서슴없이 엄지를 치켜들던 그들. 외국인마저 사로잡은 K리그 클래식과 인천유나이티드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게 될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글 = 최하나 UTD기자 (lastchristmas86@hanmail.net)
사진 = 최하나 UTD기자 (lastchristmas86@hanmail.net)
박영진 UTD기자 (yjp5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