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천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응원마당을 비롯하여 각종 SNS와 축구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는 수준 낮은 심판이 K리그를 망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은연중에는 심지어 ‘고의적으로 시민구단 죽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 ‘승부조작이 의심 간다.’는 등의 의혹도 나오고 있다. 모든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일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1라운드 인천과 울산의 경기에서 시작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는 양 팀이 전·후반 각각 2골씩 나눠 가지며 2-2 무승부로 막을 내리며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양 팀 모두 훌륭한 경기력으로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으며 무엇보다 과감한 공격 중심의 경기 운영으로 많은 골을 터트림으로써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재밌는 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명승부를 다름 아닌 심판진이 망쳤다.지금부터 이날 경기에서 나온 오심 장면을 정리해보려 한다.
시작은 전반 11분이었다. 우측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한교원이 울산 김성환에게 파울을 당하며 프리킥을 획득했다. 키커로 나선 문상윤이 왼발로 전방에 있던 설기현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했고 설기현은 가슴 트래핑 이후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주심은 설기현의 푸싱 파울을 선언했다. 누가 봐도 정당한 몸싸움이었지만 몸을 던지는 강민수의 오버 액션에 주심이 완벽히 속은 것이다.
ⓒ 양 팔로 두 차례에 걸쳐 이윤표를 강하게 밀치는 김신욱의 모습.
이어 전반 28분에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울산의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이 자신을 맨투맨 수비하던 이윤표를 두 차례에 걸쳐 손으로 강하게 밀며 넘어뜨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분명히 명백한 김신욱의 파울이었다. 주심도 곧바로 휘슬을 불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김동진 주심은 가해자 김신욱이 아닌 피해자 이윤표에게 옐로우 카드를 꺼냈다. 이윤표는 억울함에 할 말을 잃고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후반 15분 이번에는 정해상 제 1부심이 설기현의 오프사이드 파울을 지적했다. 당시 경기 템포가 빠르게 진행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갔지만, 경기가 끝난 뒤 사후 비디오 분석을 통해 오심임이 드러났다. 사진 자료를 보면 공을 받으러 뛰어 나가는 설기현보다 훨씬 앞에 한 명의 울산 수비수가 대놓고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파란색 원이 인천 설기현, 흰색 원이 울산 수비수이다. 도대체 이것이 어딜 봐서 오프사이드 반칙인가?
정해상 부심은 국내 최고의 부심으로 평가받으며 2010 남아공 월드컵 무대를 밟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부심으로 최근에도 아시아 지역에서 펼쳐지는 A매치에 배치되어 심판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판정은 명백한 오심이었다. 순간적인 정해상 부심의 오프사이드 반칙 선언 판단 미스는 정확히 1분 뒤 경기의 양상을 바꾸는 울산의 동점 골로 연결되고 만다.
그리고 후반 16분. 이날 경기의 최고의 명장면이 나온다. 정해상 부심의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공격권을 가진 울산은 좌측 김용태에게 볼을 연결했고, 이를 받은 김용태가 좌측 측면을 돌파한 뒤 중원으로 강하게 공을 밀어줬다. 김용태의 발을 떠난 공은 김신욱이 트래핑하는 과정에서 왼손과 오른손을 골고루 거쳐 하피냐에게 연결되었고, 노마크였던 하피냐는 지체없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 득점에 성공했다.
ⓒ 후반 16분.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며 기가 막힌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김신욱의 모습.
근거리에서 이 상황을 지켜본 주심은 분명히 핸들링 파울을 봤음에도 하프라인을 향해 손을 뻗으며 울산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에 ‘캡틴’ 김남일을 비롯한 인천 선수들은 주심에게 달려가 항의의 뜻을 표했지만 주심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주심의 말은 고의적인 핸들링 파울이 아니었다는 말도 안 되는 말뿐이었다. 계속되는 항의에 주심은 이천수에게 옐로우 카드를 꺼내 보이며 계속해서 판정에 관해 이야기할 시 카드로 제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24분에는 울산 코칭스태프의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울산 스태프 중 한 명은 인천의 코너킥 상황에서 골문 근처까지 이동하며 김승규 골키퍼를 비롯한 수비진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진 주심 역시 이 상황을 발견하고 휘슬 소리를 통해 제지했다. 주심에 발각된 울산 스태프는 뒤늦게 일어나 벤치 쪽으로 빠르게 몸을 옮겼다.
ⓒ 경기 진행 중. 골대 뒤에 가서 선수와 접선을 시도하고 있는 개념 충만한 울산 스태프의 모습.
하지만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었다. 규정에 경기 중 코칭스태프는 한 명만 테크니컬 에어리어 안에서 선수들을 지시할 수 있다고 정의되어 있다. 해당 장면을 포착했으면 주심으로서는 퇴장을 명령해야 했지만 그대로 방관했다. 이에 인천 벤치에서 항의하자 류희선 대기심은 부상 선수 치료 목적이라며 듣는 둥 마는 둥 대충 웃어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막바지로 향하던 후반 38분에는 공을 향해 태클한 김남일에게 또다시 옐로우 카드를 꺼내 보였고, 이미 전반전에 경고를 한 장 받았던 김남일은 결국 퇴장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후반전 남은 시간동안 수적 우위에 놓은 울산의 흐름으로 돌아갔고, 인천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지키기 작전에 나섰다. 결국, 경기는 그렇게 2-2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주심의 종료 휘슬 소리가 울리자 인천 선수들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또 다시 심판의 오심으로 승리가 날아 간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은 5천여 관중 역시 일제히 ‘정신차려! 심판’ 구호를 수차례 외치며 심판 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 후 본부석에는 수십 명의 인천 서포터즈가 심판진을 만나겠다며 찾아왔다.
경기장 출입구에 잔뜩 성이난 서포터즈가 와있다는 소식을 접한 심판진은 무엇이 찔리는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포터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늦어져 가는 시간에도 자리를 꿋꿋이 지키며 심판들을 기다렸다. 새벽 1시가 넘도록 약 4시간 동안 진행되었던 대치 상태는 심판진은 다른 통로를 통해 몰래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일단 마무리되었다.
한편, 최근 불거지고 있는 오심 논란에 계속해서 피해를 보고 있는 인천 구단은 이번 울산전에서 또다시 일자 구단 차원에서 오늘(5일) 경기 중 문제가 된 장면을 담은 영상 자료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앞으로 스플릿의 갈림길까지 5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시 돌아올 수 있는 불이익을 지금부터라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차원의 항의로 보인다.
이번 한 경기에서 나온 오심의 숫자만 대충 세도 5개가 넘는다. 부심의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인해 경기의 흐름이 바꿔 실점으로 연결되기까지 했다. 이렇듯 현 한국 K리그의 심판의 자질 문제는 아주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물론, 심판 판정은 존중받아야 하며 오심도 경기의 일부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렇게 몇 경기 째 반복되는 오심 논란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생각하고 며칠을 준비한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오심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더 이상의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심판 위원회의 양심적이고 투명한 사후 처리를 요구되는 바이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INCHEON UNITEDMEDIA FEEDS
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