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나이티드의 ‘인천 극장’ 그 세 번째는 극적인 결과의 연속이었다. ‘숙적’ FC서울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던 인천은 후반 종료직전 서울의 데얀의 버저비터 골로 2-3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경인더비’ 매치로 화제를 모으며, 한여름 밤 인천전용축구장을 뜨겁게 달군 인천유나이티드 VS FC서울 세 번째 인천 극장을 다시 돌아본다.

1군 선수 총출동, 라인업부터 무서웠다 이번 경기에서 인천과 서울은 모두 1군 최정예 멤버를 전면에 내세웠다. 경기전 양팀은 FA컵 8강전에서 패배를 당했던 만큼, 이번 경기가 분위기 반전과 향후 상위스플리그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전 상황은 인천이 더 좋지 못했다. 인천은 지난 울산전 경기에서 주심에 2차례 경고를 받고 퇴장 당했던 김남일과 경고누적이 있는 이윤표가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팀의 기둥이었던 김남일이 빠진 것은 인천으로선 전력누수가 불가피했다. 또한 지난달 제주전에서 주심의 페널티킥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김봉길 감독 역시 경기 지휘봉을 들 수 없어, 감독과 선수간의 대화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김남일의 자리는 손대호가 대신 메운 채 경기에 출전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 더욱 빛이 났던 것은 미추홀 보이즈 서포터즈였다. 인천과 서울 서포터즈는 K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그런 만큼 이들의 경기는 그라운드 위뿐만 아니라, 관중석에서의 장외경쟁도 볼만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미추홀 보이즈들은 경기시작 전부터 응원가를 부르며 서울을 위협했다. 하지만 서울 역시 붉은색 깃발을 흔들며 이에 맞대응 하면서, 이들의 싸움은 경기 시작 전부터 그라운드를 한껏 달궈놓았다.

세 번째 난타전과 펠레스코어, 이래서 ‘경인더비’ 양 팀 감독은 경기 전 예상대로 난타전이 될 것임을 예측했고, 실제로도 경기는 거듭되는 혼전 속에 90분간 이어졌다. 전반전이 시작되고 7분이 지나 서울의 고명진이 먼저 선제골을 뽑아내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천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만회골을 터트렸다. 전반 20분 이천수의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려준 것을 설기현이 헤딩으로 서울의 골망을 갈랐다. 설기현의 세 경기 연속골이었다. 인천선수들과 관중들은 일제히 설기현을 외치며 환호했고, 분위기는 다시 인천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서울은 막강화력을 앞세워 다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리고 전반 40분 하대성이 중거리슛으로 인천의 골대 정면을 그대로 가르며 2번째 골을 기록했다. 인천은 결국 전반전을 1대 2로 뒤진 채 경기를 끝냈다. 점수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인천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인천은 공격수 남준재를 빼고 미드필더 이석현을 투입시켰다. 이석현은 지난 전반기 때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도 조커역할로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경기시작 5분후 한교원이 기적 같은 두 번째 만회골을 터트리며, 지난 두 번의 인천극장을 재현해냈다. 이후 인천과 서울은 서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체력적으로 지칠 70-80분대의 시간대에 인천은 두 번째 극장 교체멤버로 이효균을 투입시켰고, 마지막으로 발빠른 공격수 찌아고를 교체카드로 사용했다. 보다 공격적인 전개로 역전골을 노리겠다는 인천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끝내 추가골을 터지지 않고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다. 그런데 추가시간도 모두 흘렀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인천이 아쉽게 찬스를 놓친 뒤, 서울은 곧바로 역습으로 인천의 골문 앞까지 추격했다. 그리고는 공격수 데얀이 종료 직전 골을 넣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모두가 어안이 벙벙했다.

세 번째 인천극장, 감동의 드라마였다 결국 경기는 2-3으로 아쉽게 패배했다. 데얀의 버저비터 골이 터진 직후 인천 선수들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그대로 주저 앉아버리고 말았다. 다시 뛰었지만 야속하게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곧바로 휘슬이 울리고 인천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세 번째 극장에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신화를 쓰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선수들을 탓하거나 불평하는 선수들은 없었다. 모든 관중들이 일어나서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결과는 패했을지 몰라도 인천의 푸른 전사 12명은 인천 극장의 주연 드라마를 멋지게 완성했다. 이날 경기에 찾아온 9257명 관중은 경기 내내 제각기 좋아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하나가 됐다. 결과는 쓰라렸지만 선수들의 땀으로 한여름 밤의 인천 극장은 어느 영화 못지 않은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글=박영진 UTD기자(yjp505@naver.com) 사진=남궁경상 UTD기자(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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