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5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4년도 신인 드래프트 참가 희망자, 우선지명, 자유선발 선수명단’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인천은 김도혁(연세대)과 김대중(홍익대)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했으며 지난 2012년 우선 지명을 했던 김용환(DF, 숭실대)을 프로로 데려왔다. 그밖에 눈에 띄는 선수가 하나 있었으니 그는 바로 고등학생 이태희였다.
이태희는 1995년생 영건으로 U-18 대건고의 골문을 3년간 지킨 선수이다. 그는 1학년부터 주전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며 3년간 총 48경기에 나서서 47골을 실점. 0.97이라는 경이로운 방어율을 기록했다. 현재 U-18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주전 골키퍼를 도맡고 있어 훗날 정성룡, 김승규의 대표팀 수문장의 계보를 이어받을 만한 가능성을 지닌 선수로 평가된다.
그런 그에게 더욱 큰 기대가 가는 이유가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우리 인천의 레전드 김이섭 코치의 제자라는 사실이다. 현역시절 K-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혔던 김이섭 코치는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7년간 한결같은 모습으로 인천의 수문장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런 김 코치가 직접 3년 동안 갈고 닦으며 첫 걸작이 바로 이태희인 것이다.
따라서 이태희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을 김이섭 코치에게 그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가장 먼저 김이섭 코치는 “(이)태희는 내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애착이 많이 간 선수이다. 워낙 가진 기량이 출중하고 성실한 친구이다. 또래에서 공식적으로 최고라고 인정받아 대표팀까지 가서 주전으로 경기를 뛴 선수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 코치는 “앞에서만 하는 척하고 뒤에서는 딴 짓을 하는 선수가 아닌 첫째도 성실, 둘째도 성실인 친구이다. 거기에 가능성이 충분해서 개인적으로 (이)태희가 앞으로 2~3년 후면 정성룡, 김승규, 이범영의 계보를 이어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하는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라며 스승으로서 제자에 대해 높은 기대치를 표명했다.
프로로 직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묻자 그는 “예전에 프로팀이랑 유소년팀이랑 섞어서 일본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김봉길 감독님께서 한 번 보시고는 ‘괜찮네.’라고 하셨다. 그리고 전국체전 결승전에 오셔서 다시 한 번 보시고는 상당히 흡족해하셨다. (이)태희가 대학 진학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 있었는데 흔쾌히 프로로 불러주셨다.”라고 말하며 김봉길 감독이 오랜 시간 지켜본 뒤 이태희의 영입을 결정했음을 밝혔다.
프로에는 쟁쟁한 선배들이 많기에 좀처럼 그가 기회를 잡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인 터. 김 코치 역시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쟁쟁한 선배들이 워낙 많아 어려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조급함을 버리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고 말한 뒤 “(이)태희가 프로에 가서 선배들의 좋은 점만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여러 방면으로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충분히 올라 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제자에게 진심을 담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스승’ 김이섭 코치의 마음을 아는 것일까? 현재 이태희는 프로팀에 합류하기 전 컨디션 유지를 위해 자발적으로 대건고 후배들과 함께 합숙하고 운동하며 몸만들기에 열중이다. 그는 “아직은 내가 프로 선수가 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조급함을 가지지 않고 하나씩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할 것이다.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김이섭 코치님의 이야기를 잘 새겨들어 코치님의 대를 이어 인천의 저승사자가 될 수 있도록 피나는 노력을 하겠다.”라고 말하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김이섭 코치는 기자에게 제자 이태희가 어스름하면서도 진득한 친구라면서 훗날 크게 될 선수니 유심히 지켜보라며 누차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프로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살아남지 못하는 자는 방출이라는 시련을 맞게 된다. 부디 그가 기다림의 미학으로 꾸준한 자기 노력을 통해 훗날 든든한 인천의 수문장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글-사진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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