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축구의 선장’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훈 감독이 다시 한 번 파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에는 산하 U-18팀인 인천 대건고등학교(감독 임중용)의 F4를 호출해 기량을 점검했다.
인천은 8일 오후 2시 동춘동 승기연습구장에서 서울 예원예술대학교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인천은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20분 용현진이 선제 결승골을 기록했다.
김도훈 감독, 유스에 대한 관심↑…호출로 이어져
이날 연습경기는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의미성이 부여되었다. 프로팀 감독이 유스팀 선수를 전격 호출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연습경기에 앞서서 김도훈 인천 감독은 U-18 대건고에서 활약 중인 박명수, 이제호, 최범경, 표건희(이상 3학년)까지 네 명의 선수를 전격 호출했다.
호출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의해 이뤄졌다. 하나는 유스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부여하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유스 선수들의 기량 및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평소부터 유스팀에 대한 크나 큰 관심을 표명했다. r인천 대건고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임중용 감독과 지속적인 대화 및 교류를 통해 선수들의 정보를 빠르게 습득했다.
그는 또 유스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기 위해 훈련장 및 시합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A조 2라운드 인천 대건고와 안산 경찰청 U-18팀의 경기를 직관하며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바로 이날 김 감독은 연습경기에 앞서 U-18팀에 몸담고 있는 선수 4명을 전격 호출했다. 그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프로팀에서 흔치 않는 행보를 과감히 보였다.
코칭스태프 언행, 보여주기가 아니란 걸 증명해
시합을 한 시간여 앞둔 13시경. 선수단이 하나, 둘씩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도훈 감독의 특별 호출을 받은 인천 대건고의 4인방은 일찌감치 운동장에 나가 워밍업을 준비했다.
잠시 뒤에 프로팀 코칭스태프 일동이 운동장에 도착했다. 운동장 입구에서 유스 선수들의 인사를 받은 김도훈 감독은 밝은 얼굴로 이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까지 이들을 지도했던 김이섭 GK코치 역시도 제자들에게 장난을 치며 활짝 웃어보였다.
워밍업에 앞서 이기형 수석코치가 선수단 전원을 상대로 미팅을 시작했다. 동시에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다. 스타팅 라인업에는 박명수, 이제호, 최범경 이상 세 명의 이름이 불렸다.
이어 이 수석코치는 대건고 4인방을 따로 불러 미팅을 실시했다. 팀 전술에 대한 부분을 시작으로 전술적인 움직임, 각자 포지션에서 해줘야 하는 부분에 대한 주문 등을 이야기했다.
곧바로 워밍업이 시작됐다. 여기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코칭스태프 전원이 이들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김 감독 뿐 아니라 이기형, 김성일, 박성철 등 모든 코치진이 거리낌 없이 유스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파이팅을 불어넣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사소하나 매우 인상 깊었던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호출이 단순히 우발적인 기획이 아니라는 점, 보여주기가 아닌 진심이 담긴 점이라는 것을 쉽사리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기량 점검 START, 4인방 모두 대체로 양호한 활약 펼쳐
잠시 뒤인 14시, 인천과 예원예술대의 연습 경기가 시작됐다. 박명수는 왼쪽 풀백, 이제호는 최전방 원톱에 배치됐다. 그밖에 최범경은 안진범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진을 구성했다.
전반 초반. 이들은 평소와 다르게 다소 경직된 움직임을 보였다. 아무래도 상대가 또래 팀이 아니라는 점과 프로팀 선배들과 발을 처음 맞춘다는 점 등이 가장 큰 이유로 비춰졌다.
그러나 시간이 점차 지나며 예열이 이뤄지자 이들은 자신의 평소 기량을 점점 뽐내기 시작했다. 박명수는 공격적인 재능을 살린 과감한 오버래핑을, 이제호는 왕성한 활동량을 통한 전방 압박과 헤딩 경합을, 최범경은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전반은 양 팀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되었다. 하프타임에 김도훈 감독은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박명수와 최범경이 교체 아웃되고 표건희가 투입됐다. 표건희는 김재웅과 함께 중원을 구성했다. 그밖에 이제호는 전반과 마찬가지로 최전방 원톱으로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교체 투입된 표건희도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었다. 중원에서 강한 압박을 통한 볼 탈취를 비롯하여 측면으로 원활하게 볼을 배급하는 등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선보였다.
이제호 역시 전반에 비해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왕성한 체력이 특히 일품인 이제호는 하프라인 이전까지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공격권을 뺏어오는 등 우수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함께 그라운드에 나선 프로 선수들도 유스 선수들의 플레이에 높은 관심을 표하는 눈치였다. 특히 김진환은 유스 선수들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파이팅을 불어넣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이날 연습경기는 인천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후반 20분경 좌측 풀백으로 교체 출전한 용현진이 과감한 오버래핑에 이은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김도훈 감독 “유스 선수들의 전체적 기량 흡족”
경기 후 김도훈 인천 감독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감독은 연신 흐뭇한 미소를 띄며 유스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한 이야기부터 보완해야 할 점 등 뼈있는 이야기를 전했다.
Q. 오늘 프로팀 연습경기에 유스 선수들을 호출해서 직접 기량을 점검했다. 상당히 획기적인 기획이 아닐 수 없는데, 어떤 의도로 이런 좋은 기획을 준비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우리 유스팀인 대건고의 기량이 상당히 좋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지속적으로 들었고, 나도 지난번에 직접 경기장을 찾아 봤더니 좋은 선수가 많다는 점을 확인했다. 어찌되었든 대건고 선수들은 우리 인천의 미래다. 이런 기회가 유스팀 선수들에게 크나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또래가 아닌 형들과 함께 경기를 뛰면 그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더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연습경기에 이들을 호출하게 됐다. 어찌되었든 나는 유스팀 선수들이 잘 커서 올라와야 프로팀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Q. 유스팀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꿰뚫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놀랍고 긍정적인 부분이다. 평소에 인천 대건고 임중용 감독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임중용 감독과 지속적으로 대건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고 있다. 프로팀 감독이라면 유스팀 선수들에 대한 부분도 항상 체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그들이 인천에서 뛸 수 있는 날을 최대한 단축시키려면 지금부터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기회가 있다면 분명히 인천을 위해 뛸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Q. 연습경기에서 박명수(DF), 이제호(FW), 최범경, 표건희(이상 MF) 총 네 명의 선수의 기량을 점검했다. 감독으로서 선수 개개인별로 느낀 점이 있을 텐데 무엇인지 궁금하다.
“박명수 선수는 공격적인 재능을 두루 지닌 풀백 자원임을 확인했다. 측면에서 크로스나 패싱력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또 볼을 연결할 때나 압박을 가해야하는 타이밍을 잘 찾아가는 선수로 볼 센스가 특히 탁월하다. 이 선수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제호 선수는 공격수로서 갖춰야 하는 스피드, 몸싸움, 키핑력, 헤딩력 등을 잘 갖췄다고 본다. 무엇보다 형들과 하면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가진 기량을 모두 선보여서 개인적으로 좋게 봤다. 다만, 원터치 패스와 리턴 패스의 세밀도가 다소 떨어졌다는 부분이 아쉬웠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힘을 더 기른다면 앞으로 대성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
“최범경 선수는 볼 감각이 참 좋다는 걸 느꼈다. 형들과 시합을 하는 데도 전혀 뒤처지는 게 보이질 않을 정도로 잘했다. 볼에 접근하는 과정부터 연결, 킥, 슈팅, 패싱력까지 두루 갖춘 유능한 선수인 것 같다. 체력적인 부분, 힘을 더 기른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표건희 선수는 움직임이 많다보니 볼에 접근하는 횟수가 많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왕성한 활동량, 적극적인 수비 가담, 과감한 몸싸움 등이 정말 좋았다. 아쉬웠던 부분은 태클이 좀 잦았다는 점이다. 아마 처음이라 마음대로 몸이 따라주지 못해서 태클을 자주 시도했던 것 같은데 앞으로 시간이 많기 때문에 상대를 따라가는 습관을 충분히 들일 수 있다고 본다”
Q. 너무도 세심하게 이들의 면면을 다 파악한 부분이 정말 놀랍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들이 각각 보완해야 할 점. 즉, 숙제를 내준다면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박명수 선수는 측면에서 크로스 횟수를 늘릴 수 있는 노력을 이어갔으면 좋겠고 이제호 선수는 공격수인 만큼 슈팅 장면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또 최범경 선수는 볼 접근 횟수와 시야를 더 키웠으면 하고 표건희 선수는 볼을 연결할 때 패스나 볼 터치에 있어서 세심한 부분을 다듬었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는 몸을 더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성인 축구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힘과 근력을 지금부터 늘려야 한다고 본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오늘과 같이 유스팀 선수들의 프로팀 연습경기 호출 같은 부분이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견해가 궁금하다.
“물론이다. 오늘처럼 상황이 된다면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계속해서 가져나갈 생각이다. 기회라는 건 결단코 3학년에 한정되어 있는 건 아니다. 1학년이든 2학년이든 충분한 경쟁력을 확인하고, 기량적인 부분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기회를 줄 의향이 분명히 있다”
U-18 대건고 ‘F4’ 일동,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그렇다면, 이날 모의고사를 치른 인천 대건고의 ‘F4’ 일동은 어떤 느낀점을 가지고 있을까? 놀랍게도 이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가장 먼저 박명수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압박의 강도가 확실히 달랐다.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며 “상황 판단을 더 빠르게 가져가고 볼 터치를 좀 더 세밀하게 해야겠다는 걸 느꼈다”고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제호는 “고교축구와 비교해 개인 기량, 압박, 스피드 등 다방면에서 차이가 커서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도 힘 차이가 많이 나서 극복하기 힘들었다. 앞으로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더 길러야 할 것 같다는 점을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또 최범경은 “전술적인 움직임에 대한 혼선이 빚어져 경기 초반에는 적응하는 데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내 기량을 선보이려고 노력했다”면서 “나의 부족함을 일깨워준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통해 빨리 극복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표건희는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또 느꼈다. 체력이나 힘, 기술 등 모든 면에서 고교축구와는 확연히 달랐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다음에 또 오늘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편 최범경, 표건희, 이제호 이상 세 명은 최근의 맹활약을 토대로 대한민국 U-18 대표팀(감독 안익수)에 발탁되어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파주NFC에서 소집 훈련에 임한다.
그밖에 ‘수문장’ 김동헌은 이미 대표팀 1차 소집 훈련을 소화중이며 오늘 오후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또한 박명수는 U-17 대표팀(감독 최진철)의 주전 풀백을 도맡고 있기도 하다.
[승기연습구장] 글-사진-영상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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