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D기자단=성남] 기대가 한순간에 절망으로 바뀐 것은 너무나도 순식간이었다. 늑대들의 눈물과 울음소리는 어느 때보다 구슬펐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끝내 상위 스플릿 진출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인천은 4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3라운드 성남FC와의 경기에서 후반 37분 황의조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결국 0-1로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2년 만에 다시 꿈 꾼 상위스플릿 진출. 어느 때보다 간절함으로 뭉친 인천은 결국 미생에서 완생으로 거듭나진 못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여러 대내외적인 악재와 싸늘했던 전망 등을 딛고 반전을 일궈낸 인천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가치를 보여줬다.
초반 악재, 간절함으로 뭉쳐 기적 일궈내
인천은 올 시즌이 개막할 무렵 모두 10위권에서 강등권 싸움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 라인업에 생애 처음으로 감독으로 부임한 김도훈 감독, 타 팀에 비해 늦어졌던 선수단 구성과 훈련일정 등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인천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개막전 광주FC와의 홈경기와 이어진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종료직전 골을 헌납하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연속해서 무승부 행진을 이어가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그리고 5월 3일 마침내 대전 시티즌전에서 그토록 바라던 원하던 첫 승리를 거둔 이후 3연승 행진을 하며 파죽지세로 달리기 시작했다. 또 8월에는 무려 4연승을 일궈내며 어느새 상위스플릿을 목전에 두게 됐다. 시즌 초 모두의 예상을 뒤집듯 인천은 똘똘 뭉친 조직력과 특유의 간절함과 근성으로 무장해,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을 어느새 모두 해내고 있었다.
하늘이 야속했던 끝, 예상 못한 변수 터져
그러나 인천은 결국 상위스플릿 진출 확정을 마지막 경기에서 결판을 내야 했다. 상대는 김도훈 감독의 스승인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성남이엇다.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해 부담스러웠던 상대 였다. 비기기만 해도 상위 스플릿 진출이 가능했던 인천은 80분이 넘도록 여러 위기들을 침착하게 넘기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후반 막판 성남의 특급 공격수 황의조에게 결국 골을 헌납하며 위기를 맞았다. 인천은 실점에 앞서 골키퍼 조수혁이 박용지의 돌파과정에서 부딪혀 들것에 실려 나가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았다. 결국 이 자리는 K리그 경험이 전무했던 새내기 이태희가 대신했다.
이로 인해 김도훈 감독은 준비했던 미드필더 안진범을 내보내지 못하며 전략 구상에 차질을 빚었다. 실점 뒤 인천은 추가시간 내내 사투를 펼쳤지만 끝내 하늘은 인천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믿기지 않은 현실에 선수들과 감독은 결국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아쉬움은 뒤로, 모두가 박수받을 주인공
김도훈 감독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내 허벅지를 치며 마음을 다스렸지만, 부상으로 실려나간 조수혁 골키퍼의 얘기가 나오자 참았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평소 과감한 패션과 특유의 강한 카리스마를 경기장에서 뽐냈던 그도 결국 슬픈 감정을 억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힘겹게 그간 숨겨왔던 속내를 꺼냈다.
“주위에서 ‘초반에만 반짝하다가 뒤처지겠지’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 김도훈 감독 33라운드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의 말 한마디엔 그간 최약체라고 평가받아온 설움을 딛고 당당하게 일어선 인천의 자존심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팬들은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올 때, ‘인천유나이티드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으로 눈물로 흠뻑 젖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선수 역시 사람이기에 항상 최고일 수만은 없다. 그러나 스포츠 선수 중에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경기는 곧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무대이고 꿈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프로라는 세계는 결국 성적으로 말해야하기에 그에 따라 칭찬과 비난이 오고가고 매우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곤 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 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경기 후 많은 네티즌들은 인천 팀에 박수를 보내며, 올 시즌 K리그 팀들 가운데 가장 멋진 기적을 일궈냈다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또한 어려운 시기에서도 상위 스플릿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으며, 8년 만에 FA컵 4강 자리에까지 올려놓은 김도훈 감독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모두가 간절히 바랐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인천은 끝까지 포기할 줄 몰랐기에 충분히 박수갈채를 받고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이번의 쓰라린 패배가 어찌 모든 게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
인천은 오는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2015 하나은행 FA컵’ 4강전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경기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 또 하나의 기적을 쓰려고 하고 있다. 다 함께 흘린 눈물은 인천에게 더욱 단단한 결속력을 가져다주리라 본다. 인천의 내일은 지금도 밝다.
[탄천종합운동장]
글 = 박영진 UTD기자 (yjp505@naver.com)
사진 = 이상훈 UTD기자 (mukang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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