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D기자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했다. 목전에서 목표물을 놓친 데 대한 허탈감은 커도 너무 컸다. 인천은 결국 제주 유나이티드에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인천은 지난 4일 일요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3라운드 성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37분 황의조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인천은 결국 제주에게 6위 자리를 빼앗기며 좌절했다.
제주와의 악연,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
인천과 제주의 악연은 초면이 아닌 구면이다. 가장 최근의 스토리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시즌을 앞두고 인천은 ‘스타플레이어’ 김남일과 설기현을 영입하는 등 선수단 구성에 힘을 보태고 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홈구장을 옮기는 등 야심찬 출발에 나섰다.
그러나 출발은 더뎠다. 이전과 별반 다르지 못한 흐름 속에 최하위로 전락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며 자연스레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고, 결국 허정무 감독이 사령탑을 내려놓고 자진 사퇴했다. 김봉길 감독 대행 체제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좀처럼 승리 사냥은 실패했다.
17라운드에서 상주 상무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인천은 자신감을 되찾은 채 전진을 이어나갔다. 분기점은 경인더비였다. 21라운드에서 ‘선두’ FC서울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데뷔전에서 데뷔 골을 뽑은 빠울로의 한 방에 김봉길 감독 대행은 정식 감독으로 임명됐다.
이때부터 인천의 질주가 시작됐다. 매서운 상승세를 타며 돌풍의 핵으로 거듭났다.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올리던 인천은 막판 5연승을 통해 상위 스플릿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7위까지 올랐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자력으로 그룹 A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30라운드 상대는 제주였다. 이날 경기는 안방에서 치르는 홈경기였다. 전북 현대를 적지에서 격침하고 돌아온 인천이기에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이미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제주 역시도 승점 쌓기에 바빴기에 호락호락하게 당할 생각은 없었다.
경기는 일방적인 인천의 공세 속에 펼쳐졌다. 수없이 슈팅을 난사했지만 제주 수비진의 육탕 방어에 막혔다. 결국 0-0의 스코어로 경기는 종료됐다. 경쟁 팀이었던 경남FC가 광주FC에 2-1로 이기면서, 인천은 골 득실차로 7위 자리를 빼앗기며 하위 스플릿으로 향했다.
인천으로서는 너무도 아쉬운 결과물이었다. 물론, 승부의 세계에서는 인정사정 봐줄 것 없다 하지만 제주가 못내 미울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인천은 절치부심하여 스플릿 라운드에서 계속 무패 행진을 이어 구단 최고 기록인 19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우며 시즌을 마쳤다.
제주 울렸던 인천, 결국엔 한 방 당했다
그때로부터 3년의 시간이 지난 2015년. 그때의 인천과 제주는 확연히 다른 팀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 사령탑부터 선수단 면면까지 개편이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인천은 김봉길 감독이 아닌 김도훈 감독, 제주는 박경훈 감독이 아닌 조성환 감독이 새롭게 팀을 꾸려 나갔다.
올 시즌 인천과 제주의 첫 만남은 10라운드에서 이뤄졌다. 이날 경기는 인천이 후반 22분 터진 김동석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최근 10년 동안 제주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징크스를 이어가던 인천은 마침내 징크스 탈피에 성공하며 질주를 이어나갔다.
두 번째 만남은 서귀포에서 이뤄졌다. 20라운드에서 맞붙은 양 팀은 헛심공방전을 펼친 끝에 0-0으로 비겼다. 당시 인천은 3연승 달성 실패에 대한 아쉬움 속에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행진을 달리는 데 애써 만족감을 표하며 상위 스플릿 진출에 대한 꿈을 이어갔다.
양 팀의 세 번째 만남 역시도 서귀포에서 이뤄졌다. 이번에는 K리그 클래식이 아닌 FA컵 8강전에서 만났다. 양 팀은 전, 후반을 득점 없이 마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인천이 연장 전, 후반 각각 한 골씩 뽑아내며 2-0 승리를 기록, 제주로부터 4강행 티켓을 챙겼다.
마지막 네 번째 만남은 다시 인천에서 이뤄졌다. 26라운드에서 또 다시 만난 양 팀은 치열한 혈전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웃은 팀은 인천이었다. 인천은 후반 23분 터진 진성욱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고, 올 시즌 제주전서 3승 1무의 무패 행진을 이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인 것일까? 끝난 줄로만 알았던 인천과 제주의 맞대결이 다시 한 번 펼쳐졌다. 이번에는 장외 혈전이었다. 상위 스플릿행 막차 티켓을 두고 말이다. 상황적 요소는 다르지만 지난 2012년과 마찬가지로 인천의 상위 스플릿 진출 도전에 다시 제주가 엮였다.
인천은 성남 원정을 떠났고, 제주는 안방으로 전북을 불러들였다. 시간대별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결과적으로 인천이 성남에 석패한 반면 제주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극적인 막판 뒤집기 쇼를 연출했다. 인천으로서는 거짓말 같은 현실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그렇게 인천은 지난 2012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제주와 엮인 스플릿 전쟁에서 쓴맛을 마셔야 했다. 올 시즌 내내 제주에게 좋지 못한 추억만을 안겨준 인천이 이번만큼은 결국 제대로 한 방 당하고 말았다. 이렇듯 K리그 클래식엔 또 다른 재밌는 스토리가 이어지게 됐다.
인천과 제주, 올 시즌 양 팀이 더 이상 맞붙을 일은 없다. 이제 다음 시즌(2016년)을 기약할 뿐이다. 감독직 수행 첫 해 공교롭게 운명이 갈리게 된 1970년생 동갑내기 죽마고우 김도훈 인천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이 앞으로 펼칠 또 다른 재미난 혈전이 기대되는 바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이상훈 UTD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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