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D기자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진출 좌절의 아픔을 뒤로한 채 아시아 무대로 향할 수 있는 또 다른 관문인 FA컵 우승을 위한 전진을 힘차게 이어나간다.
인천은 오는 14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15 KEB 하나은행 FA Cup’ 준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노상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다. 양 팀 모두가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한 한을 FA컵을 통해 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천 구단 명예기자단인 UTD기자단에서는 인천과 전남의 FA컵 4강전을 앞두고서 특별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세 번째로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김이섭 골키퍼 코치와 임중용 U-18 대건고 감독 그리고 전재호 U-18 대건고 코치를 만나 나누었던 이야기를 소개한다.
김이섭, 임중용, 전재호. 자타공인 인천의 레전드 3인방이다. 나란히 창단 멤버로 합류해 인천 구단의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이들은 인천 구단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 경력 12년 이상의 레전드 3인방은 모두 프로 생활의 황금기를 인천에서 보냈다.
현재 이들은 나란히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김이섭 코치는 프로팀에서 수문장 유 현, 조수혁, 이태희의 조련을 담당하고 있고 임중용 감독과 전재호 코치는 U-18 대건고에서 각각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으면서 인천의 미래들을 육성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가장 먼저 인천의 상위 스플릿 진출 실패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늑대 축구라는 뚜렷한 팀 컬러를 앞세워 하나로 똘똘 뭉쳐 제 갈 길을 나아갔던 김도훈호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아쉬움에 눈물을 흘려야했다.
제일 먼저 임중용 감독은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다. 김도훈 감독님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서 거기까지 달려갔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재호 코치 역시도 “나 역시도 중계방송을 보면서 열심히 응원했다. 마지막에 성남FC에 패하면서 상위 스플릿이 좌절되었다는 소식에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프로팀 코칭스태프로서 현장에 있던 김이섭 코치는 더 큰 아쉬움을 표했다. 김 코치는 “아쉽고, 아쉽고, 또 아쉬웠다. 잠도 제대로 못 이뤘던 것 같다”면서 “거기에 (조)수혁이가 크게 다쳐서 마음이 더더욱 좋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쉬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분명 진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좌절하기에 이르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인천에게는 FA컵이라는 또 다른 기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FA컵 4강에 올라있는 인천은 앞으로 딱 두 경기(준결승, 결승)만 집중한다면 더 큰 목표 달성을 이뤄낼 수 있다.
올해로 창단 12년차에 접어든 인천이 FA컵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냈던 것은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2년 연속 기록한 4강 진출이다. 공교롭게 2년 연속 준결승전서 전남을 만나 패해 아쉬움에 고배를 마셔야했다. 당시 이 세 명의 레전드는 팀의 중심축을 잡고 있었다.
2006년 준결승전은 당시 대회 규정에 따라 중립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졌다. 상대적으로 이동거리가 적었던 인천으로서는 큰 부담이 없었다. 당시 경기에서는 양 팀이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에도 0-0의 균형을 깨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인천이 아쉽게 패배했다.
이들에게 당시 상황에 대한 회상을 부탁했다. 이번에도 임중용 감독이 먼저 답했다. 그는 “당시 시즌 막판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고 후배들을 다독였는데 결과가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전재호 코치가 말을 거들었다. 전 코치는 “뒷심부족으로 리그 6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남아 있는 마지막 희망이 FA컵이었다”며 “임 감독님 말씀대로 무언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다. 또한, 추운 날씨 탓에 제대로 된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던 기억도 난다”고 대답했다.
추가로 김이섭 코치는 승부차기 돌입 직전에 왠지 모를 패배의 기운을 느꼈다고 했다. 김 코치는 “승부차기에 들어가는데 서로 안차겠다고 내뺐다. 그 모습을 보며 좋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나름대로 집중해서 킥을 막았는데 우리 키커들이 연속 실패해서 패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임 감독이 한 마디 더했다. 그는 “승부차기 돌입에 앞서 후배들에게 ‘다른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차던 방향으로 뚝심 있게 차라’고 말했는데 (김)치우, (이)요한이 등 어린 애들이 흔들리면서 실축했다. 승부차기에서는 선참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듬해인 2007년 인천은 다시 한 번 FA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인 것인지 준결승전에서 또 다시 전남을 만났다. 인천은 복수혈전을 꿈꿨다. 하지만 실력을 겨루기도 전에 석연찮은 심판 판정이 계속되었고, 인천은 결국 0-2로 힘없이 또 다시 패배했다.
임 감독은 “유명한 방승환 징계가 나온 경기가 아닌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며 웃었다. 이어서는 “이제는 시간이 흘러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참 아쉬움이 많이 남은 경기였다. 아직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추억했다.
전재호 코치 역시도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전 코치는 “전남의 선제골 과정에서 파울이 선언되지 않아서 선수들이 동요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경기가 막바지로 가면 갈수록 답답함만 쌓였던 것 같다. 2년 연속 전남에 패해 분하고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그 이후 인천은 한동안 FA컵과 인연이 없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32강, 2011년과 2012년에는 16강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2013년에 8강에서 패배의 고배를 마셨고, 2014년에는 다시 32강전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올해 8년 만에 FA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쉽게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한 인천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상대는 2006년과 2007년에 연속으로 비수를 꽂은 전남이다. 이번에는 안방에서 경기를 갖는다. 인천으로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잡아야 하는 경기다. 세 명의 레전드 들에게 ‘포인트’를 꼽아 달라고 했다.
먼저 임중용 감독은 ‘실수’를 꼽았다. 그는 “단기 토너먼트는 집중력 싸움이다. 실수가 없는 팀이 승리한다. 어차피 실력은 백지 한 장 차이”라면서 “선수들이 팀에 대한 소속감, 사명감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본다. 홈경기기 때문에 개인적인 느낌이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김이섭 코치는 ‘회상’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선수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어떻게 달려왔는지 선수들이 기억을 곱씹었으면 좋겠다”며 “다행히도 분위기는 많이 올라섰다. 좋았던 기억을 되살리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중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전 코치는 ‘세트피스’를 꼽았다. 그는 “단기전에서는 집중력과 간절함이 승부를 가린다. 때문에 웬만해서는 골이 많이 안 나온다”면서 “개인적으로 단기전에서는 약속된 세트피스를 좀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가다듬는 게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프로팀에 합류해서 선수들과 함께 동고동락해오면서 지금까지 왔다. 상위 스플릿 진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남지만 이제 지나간 일이니 잊었으면 좋겠다. FA컵 4강전이라는 중요한 경기가 있다. 선수들에게 한 마디 말만 해주고 싶다. 만약 우리가 FA컵에 우승해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된다면 분명 그만큼 돌아오는 게 많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인천은 참 매력적인 도시다. 만약 우리가 아시아 무대에 나선다면 시는 물론이며 대기업들이 투자할 만한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김이섭>
“큰 경기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도 2005년에 라돈치치, 아기치, 셀미르가 좋은 활약을 해줘서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지금 인천에도 공수의 핵심에 서있는 케빈과 요니치라는 좋은 선수가 있다. 이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서 싸워준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높다. 추가로 (유)현이나 (이)천수, (이)윤표 등과 같은 선참들의 역할들도 중요하다. 자신보다 팀을 위해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후배들은 알아서 따라오기 마련이다. 우리가 이루지 못한 FA컵 우승의 꿈을 꼭 이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중용>
“현역에서 은퇴한 뒤 올해부터 U-18 대건고 코치로 합류해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있다. 평소 인천 유나이티드라는 팀에 대한 크나 큰 자부심을 지니고 지내는 사람의 하나로서 후배들이 FA컵 우승의 꿈을 꼭 이뤄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이뤄내지 못했던 최고의 역사를 꼭 창출해줬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상위 스플릿 진출 실패의 아쉬움은 모두 잊고,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해서 간절함 속에 전남전 한 경기만을 바라보고 준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재호>
이제는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동료가 아니지만 여전히 인천 유나이티드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똘똘 뭉쳐 각자의 위치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자랑스러운 인천의 레전드들. 이들의 크나 큰 응원을 등에 업은 인천의 FA컵 우승 도전에 청사진이 그려지길 바라본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UTD기자단 사진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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