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통산 200경기 출전 GK’ 김이섭
"300경기 출장 기록도 세우고 싶습니다"
올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대에는 '이섭신'이 강림했다. 바로 등번호 1번을 달고 인천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 김이섭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 시즌 전반기라 할 수 있는 지난 5월 전북 원정까지 인천은 정규리그 10경기에 출전 3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아 경기당 0.3점의 실점률을 자랑했다. 김이섭은 전반기 10경기중 9경기에 출전, ‘짠물수비’의 중심에 있었다.
김이섭이 K-리그 통산 200경기 출장이라는 쉽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인천에는 김학철, 우성용, 임중용, 김상록 등 필드 플레이어들의 200경기 출장 기록은 있었지만 골키퍼는 김이섭이 처음이다.
1997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선수로 데뷔 한 뒤 12년에 걸쳐 2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하기까지 가족을 비롯,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김이섭은 "300경기 출장기록도 세우겠다"며 새로운 기록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다음은 김이섭과의 일문일답.
- 프로통산 200경기 출장 기록에 대한 소감은?
= 먼저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나이에 비교해서 200경기 출장이 큰 기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300경기 출장기록도 세우고 싶습니다. 그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200경기 출전기록을 세우는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 물론 가족입니다. 제가 선수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때가 많았었는데 그 때마다 제 옆에서 격려해주고 힘을 넣어준 가족 덕분에 축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고 200경기 출장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본인에게 200경기 출장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가?
= 200경기 출장은 저에게 더 큰 의욕을 불어넣어 주는 새로운 출발선과 같습니다. 저의 목표는 200경기 출장이 아니라 그 이상입니다. 현재로서 200경기 출장이라는 기록은 앞으로 더 뻗어나가는데 있어서 하나의 중간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200경기 기록 달성을 발판삼아 앞으로 노력해서 더 큰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주위사람들에게 축하인사는 많이 받았나?
= 별로 큰 자랑거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많이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주변 사람들 중 몇몇만 알고 거의 모를 겁니다.
- 200경기 출장을 이루기까지 체력적인 부담이 가장 힘들었을 텐데 다른 비결이 있나?
= 꾸준한 자기관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를 뛰는 것은 저에게도 큰 즐거움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제 나름대로의 많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선수로 뛴다면 자기 몸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목표나 각오가 있다면.
=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면 200경기를 넘어 300경기 출장 기록도 세우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천이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인천 유나이티드의 등번호 1번을 달고 뛰는 선수로서 남다른 자부심이 있을 것 같은데요.
= 1번을 달고 뛰는 것. 글쎄요, 저는 번호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사실 1번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번호도 아니고 선수 생활하면서 처음에 32번을 달고 뛰었던 이후에 계속 달고 뛴 번호라 자부심은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골키퍼에게 1번은 어쩌면 상징이라고 할 수도 있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다른 선수가 1번을 원하면 양보할 생각입니다.
- 프로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로 뽑히고 싶은 생각이 있고 한때 명단에도 오른 적이 있었는데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은 없나?
= 국가대표 되는 것은 축구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큰 꿈이겠지만 저는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고 지금은 아예 마음을 비웠습니다. 또 제가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요. 더 훌륭한 선수들도 많지 않습니까.
- 3골 이상 4골, 5골을 실점하며 패할 때는 골키퍼로서 경기중에도 심리적인 압박이 클것 같은데.
= 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실점을 하게 되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서게 됩니다. 워낙 급해지다보니 선수들이 냉정함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실점을 만회하려면 득점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전술을 펼칩니다. 결국 역으로 빈 공간을 상대에게 내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죠. 원래 경기라는 것은 수비의 안정화를 통해 공격의 리듬을 살려야 하는데 실점이 많게 되면 이게 잘 지켜질 수가 없게 됩니다. 축구라는 경기는 특성상 한번 무너지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되니까요. 대량 실점으로 진 경기에 제가 뛴 적도 있으니 말씀드리면 지난 6월 포항전에서 우리가 4점을 내주고 졌습니다. 어쩌면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는 경기일정이 변경되어 컨디션 조절에 차질이 있었습니다. 사소한 리듬이 흐트러지게 되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물론 우리가 집중하지 못한 것도 주된 이유이기는 합니다.
- 200경기를 뛴 골키퍼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는가?
=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두 번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저의 데뷔전이고 두 번째는 2005년의 그 경기(챔피언 결정전)입니다.(이 대목에서 김이섭 선수는 챔피언 결정전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못했다) 먼저 데뷔전은 제가 프로선수가 되어서 첫 번째로 뛴 경기이기 때문에 지금도 생생합니다. 데뷔전은 당시 안양 LG(현 FC 서울)와의 경기였는데 1대0으로 승리까지 했으니 절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또 잊을 수 없는 경기는 2005년의 울산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입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제가 그렇게 큰 경기에서 뛰게 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몸이 완전히 얼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올해에 그런 기회가 다시 오게 된다면 절대로 실수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골키퍼로만 뛰었는데 혹시 다른 포지션에서 뛰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 물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골키퍼로 뛰다보니 가장 많이 부딪히는 포지션인 중앙공격수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골키퍼로서 골키퍼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제가 중앙공격수로 뛴다면 득점을 많이 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훈련할 때도 다른 공격수 선수들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징크스가 있나?
= 경기 전날에는 김을 절대 먹지 않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축구를 할 때 감독님께서 경기를 잘 못하면 선수들에게 ‘김 말아 먹었냐?’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게 은근히 계속 마음에 남더라고요. 물론 김뿐만 아니라 쌈 종류는 경기 전에는 멀리합니다. 웃기죠?
- 김이섭 선수에게 인천 유나이티드는 무엇을 의미하나?
= 인천은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준 팀입니다. 제가 선수로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기회를 준 곳이죠. 전북에서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하다가 인천에 오면서 저에 대한 자기반성을 할 수 있었어요. 여러 면에서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팀입니다.
- 이제 나이가 적다고 할 수는 없는 시점인데 선수 생활 이후의 계획이 있나?
= 지도자의 길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 체력도 충분하고 적어도 3,4년은 더 뛰고 싶습니다. 40살 까지도 충분히 골키퍼를 하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힘이 닿는 데까지는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습니다. 그 이후에는 지도자로 나설까 생각중입니다.
- 인천을 지지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 최근 중요한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인천 팬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선수단 분위기는 좋은 상태니까 걱정 마시고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천 팬들의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 글 = 김동환 UTD기자(finalround@hanmail.net)
/사진 = 이진경 UTD기자(jk2220@hanmail.net)
<김이섭 프로필>
생년월일 : 1974년 4월 27일
신 장 : 185Cm
체 중 : 78Kg
출신교 : 숭의중-숭신공고-전주대학교
프로 경력 : 1997~2000 포항 스틸러스
2002~2003 전북 현대
2003~ 인천 유나이티드
가족관계 : 부인 이지은, 딸 김희수, 아들 김준홍
<김이섭 플레이 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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