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냉온탕을 오갔던 2012년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인천이 거둔 성적은 17승 16무 11패 승점 67점으로 9위. 당초 목표였던 8위까지 주어지는 그룹A 진출에 실패했으나 19경기 연속 무패(12승 7무) 기록을 세웠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그룹B 최상위 순위인 9위에 올라섰다. 그 외에도 김남일(35), 설기현(33)의 노장 선수와 정인환(26), 남준재(24), 이규로(24), 문상윤(21) 등 신구조화 성공도 고무적이다. 희망과 아쉬움이 공존했던 인천의 2012 시즌을 키워드로 정리해 돌아봤다.
무패 행진
2012년 인천의 가시적인 성과라고 꼽는다면 무패 행진 기록이다. 지난 8월 4일 전남전(1-0 승) 이후 11월 28일 상주전(2-0 승)까지 19경기 동안 12승 7무로 패배를 하지 않았다.
인천은 지난 10월 21일 전남전(0-0 무)에서 12경기 연속 무패로 2003년 창단 이후 팀 최다 무패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에도 인천은 승승장구하면서 기록을 이어갔고, 기존 부산(1991년)과 전남(1997년)이 가지고 있었던 21경기 무패 기록을 넘볼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지난 1일 강원전에서 1-2 패배로 무패 기록은 19경기에서 멈췄다.
짠물수비
올 시즌 인천은 짠물수비로 재미를 봤다. 19경기 연속 무패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거침 없는 상승세는 44경기에서 40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1실점도 내주지 않았던 수비가 컸다. 이는 올 시즌 리그 팀 최소실점이며, 우승팀인 서울(42실점)보다 낮은 수치다.
짠물수비에는 수비 리더로 변신한 정인환을 비롯해 이규로, 이윤표(28), 박태민(26)을 중심으로 한 포백라인은 안정적이었다.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김남일을 중심인 미드필드에서 영리한 경기 운영, 전방 압박 수비는 짠물 수비의 농도를 강하게 만들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은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올 시즌을 맞이하였다. 스위스의 베른과 바젤의 홈 구장을 벤치마킹하여 인천 유나이티드 특색에 맞게 지어졌다. 2만 300여 석을 수용할 수 있고,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를 1m로 좁혀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 가까이 볼 수 있다. 대형마트와 컨벤션 센터를 입점시켜 구단 자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 3월 24일 대전전에서 일부 대전팬들의 그라운드 난입 후 마스코트 폭행 사건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있다. 인천은 이 사고 이후 안전 사고 예방에 힘쓰며 재발을 방지하고 있다.
김봉길
올 시즌 인천의 가장 뜨거운 인물은 김남일, 설기현 등 스타선수들과 급성장 이룬 정인환이 아닌 김봉길 감독이다. 지난 4월 수석코치였던 김봉길 감독은 성적부진으로 사임한 허정무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정식 감독이 아닌 감독대행직이기에 입지는 불안했고, 프로 감독으로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김봉길 감독은 당장의 성적보다 선수단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질책 대신 격려와 자신감을 심어주며 선수들의 패배 의식을 걷어냈다. 감독 스스로 선수들과 소통에 나섰고, 믿음과 신뢰를 자주 보여줬다. 자신감이 떨어진 선수들은 스스로 일어서기 시작했고,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파격적인 선수 기용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제주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던 남준재를 데려와 기용하며 공격에 세기를 더했다. 지난 7월 29일 수원전에서 중원의 한 축인 정혁(26)의 부상으로 미드필드에서 큰 공백이 예상됐다. 김봉길 감독은 베테랑 손대호(31) 대신 신인 구본상(23)을 내세우는 모험을 걸었고, 이는 인천의 중원을 더 강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봉길 감독은 6월 이후 승리를 챙기면서 상승세를 이끌었고, 7월 15일 서울전 3-2 승리 이후 대행직을 벗고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이후 19경기 연속 무패를 이끌며 내년 시즌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인터풋볼 한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