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유현(28)이 짠물수비의 비결을 선수들간의 신뢰로 꼽았다.
인천은 올해 40실점을 허용했다. 올 시즌 K리그 최소 팀 실점이며, 우승팀 서울(42실점)보다 적다. 끈끈한 조직력과 중원에서 압박수비로 좀처럼 상대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짠물수비’라는 신조어를 만들게 되었다. 짠물수비를 앞세워 그룹B 최상위 순위인 9위와 19경기 연속 무패(12승 7무)의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유현에게 인천은 행운의 팀과 같다. 강원에서 인천으로 이적한 첫 시즌 35경기에서 32실점을 허용하며 0점 대 방어율을 선보였다. 결정적인 순간 선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수비 리딩에서 한 단계 성장하며 정인환을 중심인 포백 라인에 안정감을 더했다. 유현의 활약은 짠물 수비의 종결자로 부르기에 충분했다. 그는 짠물수비 비결에 대해 “짠물수비의 비결은 선수들간의 신뢰가 강하기 때문에 이뤄진 것 같다. 내 활약과 수비가 잘 한 것 보다 최전방에 있는 설기현 형부터 공격수, 미드필더들 모두 적극적으로 수비 가담한 것이 컸다”며 주저 없이 선수간의 신뢰를 꼽았다.
특히 유현의 활약에는 골키퍼의 마이다스 손이라 불리는 김현태 코치와의 만남이 컸다. 김현태 코치는 2011년까지 A대표팀에서 이운재(39, 은퇴), 김병지(42, 경남), 정성룡(27, 수원) 등 대한민국 최고의 수문장 조련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김현태 코치의 조련 속에 부족한 부문을 채워나갔고, 유현이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유현은 “김현태 코치님은 기본기와 꾸준한 활약을 중요하게 여긴다. 시합 때는 실수해도 아무 말 안하고 지켜보신다. 훈련만큼은 집중력을 요구하기에 더 잘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현이 올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 당시 인천은 승리보다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당시 인천의 골문을 지키고 있었던 유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허정무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봉길 감독과 베테랑 김남일(35), 설기현(33)은 후배들을 잘 다독이면서 패배 의식을 지워냈다.
유현도 이들의 도움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초반에 워낙 안 좋았고, 허정무 감독님 사임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봉길 감독님과 김남일, 설기현 형이 고생을 많이 했다. 동료들이 감독님과 형들 뒤를 잘 따라서 열심히 해서 잘 된 것 같다”며 “떨어질 데가 없다고 생각한 후 마음 편하게 하니 패배에서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유현은 인천에서 기분 좋은 첫 시즌 활약에도 팀과 2년 여 동안 잠시 이별을 해야 한다. 27일 논산 훈련소에서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은 후 경찰청 합류로 군복무를 한다. 다소 늦은 나이에 군 복무를 앞둔 상황에서 마음은 편치 않다. 그러나 유현은 걱정 대신 긍정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며 “한 달 전까지 잠이 잘 안 왔지만, 아내가 옆에서 많이 위로를 해줬다. 올 시즌 좋은 모습으로 마쳤기에 마음 편안히 입대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입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청은 최근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입대하면서 최근 전력이 급상승하고 있다. 기존의 염기훈, 배기종, 김영후(29)뿐 만 아니라 정조국(28, 서울)도 경찰청 입대가 예정 돼 있어 2부리그의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유현 역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눈치다. “2부리그에서도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싶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서 1부리그에 올라 가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인터풋볼 한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