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3’ 주말 인천의 도원역 부근이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하는 시간. 인천유나이티드 팬들과 시민들이 하나 둘씩 홈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 키워드 ‘2’ 많은 축구팬들이 모였다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 전, 후반전을 합쳐 90분 그리고 하프타임 15분을 합치면 두 시간 남짓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뜨거웠던 경기만큼이나 뭔가 허전한 마음 또는 아쉬운 마음이 있었던 인천의 축구팬들. 오늘만큼은 서둘러 집으로 가지 말고 인천 구도심 투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인 숭의아레나가 위치한 곳은 인천광역시 남구 도원동이다. 하지만 축구장 외에 딱히 놀러갈 곳도 먹을 곳도 발견하기 힘들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알듯이 제물포-도원-동인천-인천으로 이어지는 국철 1호선 라인은 한때 인천의 명동이라 불리던 제1의 번화가였다. 교과서를 잃어버린 친구들은 동인천 대한서림을 찾았고 많은 청년과 학생들이 쇼핑과 약속장소로 몰려들던 일명 ‘동일천 일대’는 그 자리를 인천의 강남 ‘구월동’과 종로 ‘부평’에 내주고 침체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산에 가면 해운대나 서면보다는 남포동 일대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처럼 옛날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일대는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게다가 숭의아레나는 왼쪽으로는 중구와 오른쪽으로는 동구와 맞닿아 있어 그 어느 곳을 구경하더라도 편리한 입지를 자랑한다.
축구만 보고 가기 아쉬운 가족, 커플 그리고 친구들에게 강력추천 하는 장소들이다.
1. 수도 국산 박물관 (동인천역 도보로 800m 이동) ‘달이 가장 가깝게 보이는 곳’은 어딜까? 정답은 바로 달동네이다. 낭만적인 이름을 지녔지만 재개발의 광풍이 몰아친 뒤 하나 둘씩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옛날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그 곳을 인천시 동구청에서 박물관으로 보존해놓았다. 매표소대신 복덕방에서 500원짜리 입장권을 끊고 잊혀 진 동네를 걷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여행을 하는 것만 같다. 어른들에게는 70~80년의 향수를 그리고 청소년들에게는 우리의 과거를 느낄 수 있는 신기한 경험이 될 것이다.

2. 답동성당 (동인천역 2번 출구 도보로 800m 이동) 전주에 가면 사람들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영화 ‘약속’에 나와 유명해진 전동성당이 바로 그 곳이다. 20세기 초에 지어져 관광객들이 꼭 봐야 할 곳으로 꼽는 수려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그런데 인천에도 전동성당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다. 그건 바로 ‘답동성당’이다. 전주의 전동성당보다도 무려 10여년 먼저 지어진 19세기 말의 건축물로 한국성당 중 가장 오래된 근대건축물이다. 날씨 좋은 날 커피 한 잔 사들고 산책하기 좋은 이 곳. 연인 혹은 가족들과 경기 때문에 뜨거워진 가슴을 식히러 가보는 건 어떨까.
3. 송림동 달팽이길 (동인천역 4번 출구 도보로 이동) 제주도에서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장소는 바로 광고에 등장해서 화제가 된 ‘더럭분교’다. 시골의 평범한 작은 학교를 아름다운 색을 입혀 많은 사람들이 찾게 만들었지만 실제로 더럭분교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아름다운 색깔을 입은 건물만이 있을 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도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 건 더럭분교가 건축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미술작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 아닐까? 인천 동구 송림동에는 더럭분교처럼 그림과 색으로 입혀진 아름다운 동네가 있다. 알록달록한 벽화들 그리고 예쁜 색감을 자랑하는 이곳은 존재자체가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하나의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게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벽화마을에 들려보는 건 어떨까? 4. ‘월병’ 차이나타운 (인천역 1번 출구 도보로 100m 이동) 인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바다와 차이나타운 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기대하며 차이나타운을 찾지만 개인적으로 차이나타운의 별미는 짜장면이 아니라 ‘월병’이라고 생각한다. 월병은 영어로는 ‘moon cake’라 불리는데 우리나라 추석에 해당하는 중추절에 달 모양을 본 따 안에는 견과류, 팥, 깨 등의 소를 넣어 만드는 전통과자이다. 아쉽게도 한국에서 정통 월병을 맛보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중국의 맛을 가장 비슷하게 재현한 월병을 차이나타운에서는 쉽게 맛 볼 수 있다. 현재 차이나타운에는 총 세 곳에서 수제월병을 판매하고 있다. 열심히 응원한 당신의 출출한 배를 채우고 싶다면 차이나타운을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5. 배다리 헌책방 골목 (동인천역 1번 출구 도보로 800m 이동) 부산의 보수동 헌책방 골목과 견줄만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많은 서점들이 떠난 후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게임과 스마트폰 등에 밀려 독서인구가 감소한 요즘 헌책을 사보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나마도 깨끗하고 편리한 대형서점의 중고서적을 찾는다. 그래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지역문화가 꽃피는 마을 사랑방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무인카페가 있는 ‘스페이스 빔’에서는 차와 커피를 직접 타 먹고 내고 싶은 만큼 요금을 지불하면 된다. 그리고 골목을 걷다보면 40년이 넘게 자리를 지켜온 헌책방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마음의 양식을 찾지 못하더라도 즐겁고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는 곳. 바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이다.
글 = 최하나 UTD기자(lastchristmas86@hanmail.net) 사진 = 최하나 UTD기자(lastchristmas86@hanmail.net), 답동성당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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