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김남일은 언제나 묵직하고 버팀목 같은 존재다. 9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만난 김남일의 모습 역시 후배들과 얘기하며, 팀에서의 든든한 형 그대로였다. 언제나 그라운드를 지키는 미드필더인 그는 어느덧 축구인생 20년을 넘겼다. 워낙 많은 경기를 치러 이젠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이 보일 법 하지만, 아직까지 연구할게 많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200경기? 그저 열심히 달려왔다
김남일은 지난 대전전 홈경기에서 자신의 K리그 통산 200경기를 달성했다. 대전전에서도 그라운드의 중원을 장악했던 그는 “솔직히 200경기였는지 몰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날경기에서 인천은 90분 내내 대전을 압도했지만, 수비가 흔들리면서 결국 1대 2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 후 김남일은 “압도적으로 플레이를 했는데도 패해서, 다른 경기보다 더 아쉬움이 남았다”며, 올 시즌 두 번째 홈경기의 소감을 말했다.
김남일의 축구인생은 벌써 20년을 훌쩍 넘겼다. 언제나 변함없이 미드필더로서 묵묵히 경기에 임했던 김남일은 “200경기가 너무 늦게 온 것 같다”며 “개인적인 목표나 경기수가 적다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훈련 할 때 몸 관리 할 때 항상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어느덧 베테랑급 선수로 인천유나이티드를 알리고 있지만, 그의 축구는 언제나 자신이 처음으로 공을 잡던 그 순간 그대로였다.
나의 리더십은 오로지 행동!
다시 고향 인천으로 돌아온 지 2년 만에 김남일은 주장이라는 큰 역할을 맡았다. 주장이라는 자리가 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그는 오히려 담담했다. 김남일은 “부담은 없었다. 다만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 잘 안될 까봐 고사했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주장을 맡았으니 선수들과도 유연하게 관계도 유지하고, 무엇보다 경기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생각을 얘기했다. 또한 “인천에서 주장을 한다는게 굉장히 영광이고, 인천에 있는 만큼은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남일은 부주장인 수비수 박태민 선수와의 역할분담도 얘기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착한역할은 본인이, 악역은 태민이가 했음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농담으로 얘기했던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저는 내가 선수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는지가 항상 궁금하다. 나름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부족한 면도 많다. 태민이도 열심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악역은 후배가 해야 하지 않겠냐며 재치 있게 답했다.
주장이란 자리는 무엇보다 사람을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이어온 김남일은 선수든 주장이든 결국 ‘행동’이 중요하다며, 원초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는 “생각하고 말하는 건 할 수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행동”이라며, 후배들도 할려고 하는 의욕이나 집념들을 행동으로 더욱 열심히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인천의 어제와 오늘, 기대 된다
지난 시즌 인천에 입단한 김남일은 초반에 매우 어려웠던 작년과 달리,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론트, 코칭스텝, 선수 등 모두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만 올라갈 수 있다. 만족하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갈 수 있다. 작년보다 더 많은 연구하고 노력해야만 한다”고 끊임없는 자세를 강조했다.
또한 “선수들이 마음먹기에 따라 순위는 달라진다. 항상 선수들에게 우리가 했던걸 안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며 누구 더 한발 더 뛰고 열정적으로 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매 경기 열정을 가지고 임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준비한 은퇴, 새로운 시작이다
김남일은 이미 언론에서 은퇴언급을 한 바 있다. 최근 국가대표 팀의 월드컵 예선전을 보면서도 다시 뛰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히 해봤다고 얘기했다. ‘은퇴’, ‘끝’이란 단어는 김남일에게 허탈함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그는 “(은퇴) 그전에 준비한다면, 은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준비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다면 굉장히 허탈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랬기에 김남일은 매 경기가 항상 소중하다며 열심히 임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했다.
과거를 떠올리면서, 그에게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은 역시 월드컵이었다. 최근 이천수가 입단을 하면서, 인천에는 2002 월드컵의 주역이었던 설기현, 이천수, 김남일이 뭉치게 됐다. 다시 한 팀이 돼 그라운드를 뛸 수 있단 희망이 생겼기에 그는 더욱 설렜다. 김남일은 “두 선수가 컨디션이 백프로가 됐을 때, 경기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생각만으로도 흥분된다. 부족했던 팀을 기현이가 채웠는데 없을 때마다 허전한 느낌이 있다”며 다시 뛸 수 있는 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김남일에게 축구는 그의 ‘행동’ 전부였다.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으로 중원에서 상대방을 간파하며, 영리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지금도 그대로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팀을 위해 희생하고, 열심히 하고 성실한 모습뿐’이란 그의 말은 김남일이란 인물을 그 자체이지 않았을까. 그의 축구 ‘한 발’은 자신을 빛내고 인천과 한국의 축구의 심장을 더욱 뛰게 만들고 있다. 글=박영진 UTD기자(yjp505@naver.com) 사진=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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