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와 김남일을 맞이한 수원 서포터의 환영은 정말 대단했다. 이들은 두 선수가 공을 잡을 때마다 격한 함성을 내질렀다. 물론 그게 좋은 뜻은 아니었겠지만 말이다.
이천수와 김남일은 각각 지난 2008년과 2005년에 수원과 인연을 맺었다. 이천수는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전력 외로 구분됐던 2008년 여름, 수원으로 임대됐으나 코치진과 마찰을 빚고 5개월 만에 팀을 떠나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김남일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수원에서 뛰었으나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와 수원 서포터 사이에 당연히 앙금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두 선수를 향한 수원 서포터의 야유도 예상했던 결과다. 무차별적인 수원의 야유는 전반 13분, 공격을 전개하는 이천수와 김남일에게 공이 연결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수원 골문을 넘긴 이천수의 헤딩슛이 터졌을 때도 ‘우우’하는 야유는 계속 이어졌다. 특히 코너킥 찬스에서 이천수를 향한 수원의 야유는 ‘무조건 반사’였다. 전반 34분부터 40분까지 3차례에 걸쳐 인천의 코너킥이 이어졌을 때 이천수는 ‘야유 폭격’을 집중적으로 얻어맞았다.
김남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후반 37분, 수원의 오장은을 거친 태클로 저지한 김남일이 경고를 받았을 때 수원 서포터는 ‘배신 김남일’이라는 야유를 퍼부었다. 이는 김남일이 수원에서 뛰던 시절 이적 파문을 일으킨 데서 비롯된 것으로 수원 서포터는 2012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과 붙었을 때도 그에게 같은 야유를 쏟아낸 바 있다.
수원으로 향하면서 잠시 이런 생각을 해봤다. 과거 박지성이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울트라닛폰을 보며 ‘조깅 세리머니’를 펼쳤던 것처럼 이천수가 골을 넣고 수원 서포터를 가만히 쳐다보며 뛰는 모습을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인천과 수원의 대결은 ‘헉’ 소리 나는 화끈함을 기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
글=김동환 UTD기자(reddevil310@nate.com
사진=이상훈 UTD기자(mukang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