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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0일 어느 인천 유나이티드 팬의 일기

692 UTD기자단 뉴스 UTD기자 최하나 2013-07-12 1875

2013년 7월 10일 인천 유나이티드 2-1 상주 상무

사실 FA컵 하면 아련한 기억이 있다. 아주 오래 전, 지금은 철거되고 없는 동대문운동장에 FA컵 경기를 보러갔었다. 사실 아직도 그 날을 생각하면 짜증이 밀려온다. 처음 축구를 보러간 거라 개념이 없었던 나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에 친구를 꼬드겨 2시간 거리의 동대문운동장에 갔다.

“야, 진짜 재밌을 거야.”

내 친구는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고 그런 친구를 꾀기 위해 나는 30분은 매달렸던 것 같다. 결국 내 꼬임에 넘어간 친구와 함께 동대문운동장에 갔고 거금을 들여 VIP석을 끊었다. 지금 숭의와 비교하면 W석 중앙정도의 자리었는데 위에는 차양막이 설치되어있어 꽤 쾌적한 자리었다. 하지만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그 곳에 앉으니 맞은편이 그라운드와 더 가까워보였다. 축구를 ‘TV중계’로만 접하던 내가 무슨 개념이 있었겠는가?

“야, 저쪽이 그라운드랑 더 가까운 거 같아. 트랙도 없는 것 같고.”

“그래?”

“야, 옮겨.”

결국 우리는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일반석으로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멍청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이건 뭐 “나 얼간이예요.”라고 고백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경호원한테 표를 보여주고 일반석으로 옮기겠다고 하자 친절하고 자비로운 그는 비싼 표이니 일반석으로 옮길 수는 있지만 다시 되돌아올 수는 없다고 우리에게 경고를 했다. 하지만 일반석으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뭔가 이상했다.

‘분명 맞은편에는 트랙이 없었는데.’

친구는 아직 눈치를 채지는 못한 것 같았지만 알아차리는 건 시간문제였다.

“아하하하, 덥지? 음료수 먹을래? 내가 살게.”

어색한 웃음소리. 그리고 더 어색한 호의. 친구는 그 말에 뭔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한 듯했다. 왜냐면 그때는 더 심한 노랭이었으니까.

“왜?”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친구.

‘사실을 말할까 말까. 말하면 죽을 텐데.’

“친구야. 정말 미안하다.”

“왜?”

그리고 나는 내달리기 시작했다. 도착한 일반석에는 차양막이 없었다. 하지만 트랙은 있었다. 그라운드까지 멀고 먼 자리. 자리를 맡아 놓고 나는 매점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양손에 콜라를 들고 돌아오니 이미 친구는 뱁새눈이 되어있었다.

“야, 이거 먹어.”

우리 사이에는 미안하다는 말이 필요 없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그 날 우리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경기를 봤다. 얼굴은 시뻘겋게 변했고 선수들이 뛰는 모습은 마치 면봉처럼 보였다. 그렇게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그저 친구가 피곤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FA컵의 악몽이 있어 나는 한동안 정규리그 외에는 직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숭의는 동대문운동장과 다르지 않은가? 어디에 앉으나 좋은 시야와 가까운 거리. 그리고 이제는 E석과 W석이 다르다는 걸 알정도의 개념은 있다.

평일 수요일 경기는 참 아슬아슬하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날의 야근 유무에 따라 경기를 볼 수 있을지 없을지 결정된다. 그 날 업무는 다행히 6시 정각에 끝이 났다.

지난 달 성남과의 평일경기에 6000명이 넘는 관중이 왔었던 걸 떠올리며 나는 신이 났다. 그 날은 직관을 하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평일경기도 즐길 만 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경기시작 20분을 남겨두고 W석 2층에 자리를 잡자마자 텅 빈 관중석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래, 아직 20분 남아서 그래. 한국 사람이 언제부터 빨리 빨리었다고. 만만디지.’

이 날 우리 팀 주전선수들은 대거 결장을 했다. 그리고 관중들도 대거 결장을 했다.

‘상주 상무가 2부 리그에 있지만 전력은 2부가 아닐 텐데.......’

하지만 내 생각이 기우였음을 치달 찌아고가 알려줬다. 이 날 찌아고가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들을 함성을 질러댔다.

‘찌아고로 힐링하네.......’

“으악. 이건 뭐야.”

그런데 소매 밖으로 나온 내 팔을 자꾸만 물어대는 그 것. 모기였다. 벌레라면 질색을 하는 나는 그 후부터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얘넨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거야.’

한 놈이 달려들어서 내치면 다른 놈이 덤벼들었다. 나는 이 벌레들의 근원지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조명. 그라운드를 밝히는 천장의 조명근처로 도원동의 모기란 모기는 모두 집합한 것만 같았다.

그 날 나는 모기에게 적어도 열방은 물어뜯기고 내 피도 헌납했다. 하지만 인유는 다행히 이 날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다음에는 절대 저녁경기는 안 가. 이건 뭐 모기 천지구만.”

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 버물리로 범벅을 하는 일이 있어도 다시 갈 것임을. 단 다음번에 아무리 더워도 저녁경기는 긴팔에 긴 바지를 입는 걸로.



*본 내용은 팬의 가상일기로 사실과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글=최하나 UTD기자 (lastchristmas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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