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임중용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에서 약 1년 6개월간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서 대건고등학교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코치 생활을 한 지는 이제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요. 다행히도 저와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이섭이형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빠르게 적응한 뒤 어린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여러분께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다름은 아니고 팬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독일에서 공부를 마치고 인천으로 돌아온 뒤 구단에서 저를 위한 환영식을 해준다고 했을 때 사실 많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K리그 역사를 통틀어 유학을 다녀온 뒤 많은 팬 앞에서 환영식을 해준다는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죠.
지난 13일. 팬 여러분을 만나러 경기장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설 때 정말 떨렸습니다. 마치 현역시절 중요한 경기를 앞두었을 때와 같은 긴장감이 나돌더군요. 경기장에 도착해 사인회장으로 향하면서 저도 사람인지라 ‘아, 사람이 얼마 없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스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그 걱정은 이내 많은 인파를 보며 놀람으로 변했습니다.
어린 친구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층의 팬 여러분께서 저를 보기 위해 일찍 경기장에 오셔서 줄을 서 계셨다는 자체가 너무 놀랍고 영광이었습니다. 한 분, 한 분께 사인을 해드리면서 저는 ‘반갑습니다.’ 라는 말을 가장 먼저 적었습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인사말이 아닌 진심으로 드린 말이었는데, 그게 여러분께 잘 전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부터 시작해서 저에게 그 어느 유니폼보다 기억이 많이 남는 2005시즌 유니폼 그리고 영화 ‘비상’ DVD 등을 가져오신 분들을 보며 정말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그런 팬 여러분을 보며 ‘아, 나는 정말 복 받은 놈이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뇌리를 스쳤습니다. 사인회를 마치고 이동을 하는 데 구단 직원이 ‘형, 지난해 안정환 선수가 왔을 때보다 사람이 더 많았어요.’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게 단순히 제 기분을 맞춰주려고 해준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더군요.
그라운드로 자리를 옮겨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고 사인볼을 차 드린 뒤 서포터스 앞으로 가는데 어디선가 많이 듣던 노래가 흘러나오더군요. 그 노래는 다름 아닌 제 노래였습니다. 오랜만에 서포터들이 불러주는 제 노래를 들으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미추홀 보이즈를 향해 큰절을 하는데 ‘우린 너를 영원히 노래해’ 라는 부분이 강하게 가슴에 와 닿더라고요. 정말 순간적으로 울컥하고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지난 주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고 행복했습니다. 저는 항상 K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은퇴했다는 강한 자부심을 품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저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기대에 절대로 실망감을 안겨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저이지만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점점 더 발전된 임중용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두서없는 글을 줄이겠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팬 여러분,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 임중용 올림 -
글 = 임중용 U-18 대건고 코치
구성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mukang1@nate.com)
INCHEON UNITEDMEDIA FEEDS
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