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다잡은 대어를 놓쳤다. 인천은 지난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1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전·후반 서로 2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2-2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승점 34점의 인천은 같은 날 수원에 승리를 거둔 서울에 골득실에 밀려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경기력은 완벽했다. 인천은 전반부터 울산의 철퇴축구를 완벽하게 봉쇄하며 주도권을 잡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7분 만에 ‘미추홀 스나이퍼’ 설기현이 골키퍼와의 경합 상황 중 넘어졌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골문 안으로 선제골을 성공했고, 전반 30분에는 ‘레프트 히어로’ 박태민이 다소 행운이 따른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2-0 리드로 전반을 마쳤다.
하프타임. ‘리그 1위’ 울산을 상대로 2점 차 리드로 전반을 마친 인천의 라커룸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고였다. 김봉길 감독은 선수들에게 격려와 수고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절대로 2골을 먼저 넣었다고 자만하거나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펼치지 말고 전반에 했던 대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계속해서 펼칠 것을 강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하지만 역시 울산의 추격은 만만치 않았다. 후반 6분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공격에 가담했던 수비수 김치곤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골문 우측 구석으로 때려 넣으며 득점을 성공했다. 비록 후반 이른 시간에 만회 골을 실점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괜찮았다. 인천 벤치에서도 ‘괜찮아, 침착하게 하던 대로만 해.’라는 격려의 박수가 가득했다.
하지만 문제의 발단은 후반 16분이었다. 울산의 공격 상황 중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신욱이 핸들링 파울을 통해 하피냐에게 연결했고, 그 볼이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캡틴’ 김남일을 비롯한 인천 선수들은 주심에게 달려가 핸들링 파울을 항의했지만, 주심은 눈도 깜박하지 않은 채 하프라인을 향해 손을 뻗으며 울산의 득점을 인정했다.
인천 선수들의 항의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주심은 애꿎은 이천수에게 경고를 주며 더이상 항의를 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강하게 취했다. 미추홀 보이즈는 ‘정신차려! 심판’ 구호를 강하게 외쳤고, 순식간에 모든 관중이 큰 목소리로 함께 구호를 외치며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심판 판정이 번복될 수는 없는 법. 인천의 선수들은 억울함을 가슴 속 깊이 품고 남은 시간 팬들을 위해 또 뛰어야 했다.
그러던 후반 38분. 이번에는 주심이 마스다에게 태클을 범한 김남일에게 경고를 줬다. 전반전에 이미 경고 한 장을 받은 김남일은 결국 경고 2회로 인한 퇴장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김남일은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종료를 7분가량 남긴 상황에서 수적 열세에 놓이자 김봉길 감독은 곧바로 이천수를 빼고 손대호를 투입하며 역전을 노리기보다는 지금의 점수를 지키는 데 목적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고, 인천 선수들은 주심의 종료 휘슬 소리에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경기장 지하 본부석 앞에는 수십 명의 인천 팬이 심판진을 만나 판정에 대해 묻겠다며 찾아왔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 경호원의 대거 투입되고, 상황을 지켜보던 김봉길 감독이 직접 나서서 만류했지만 이미 성난 팬들을 돌려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렇듯 매번 심판 문제가 대두하여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수수방관' 늘 일관된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이유가 심판의 권위를 지켜주기 위함이라고 말하곤 한다. 올 시즌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K리그 출범 30주년을 맞아 아시아 최고를 넘어서 세계와 발돋움하기 위해 새롭게 태어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기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심판의 공정한 판정조차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무슨 세계와 발돋움하겠다는 것인지 물음표가 떠오른다.
심판진의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혹시라도 심판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팬들이 도 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0-5로 지든, 0-10으로 지든 상관없으니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하고 깨끗한 판정으로 경기의 질을 향상해달라는 것. 바로 이것뿐이라는 말이다. 모든 일에 잘못에 대한 인정과 수긍, 그에 따른 변화가 없다면 발전이라는 것은 절대로 이뤄질 수 없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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