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산하 U-18 클럽인 대건고등학교가 제 94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고등부 축구부문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건고 선수단은 지난 24일 인천 남동공단 근린공원에서 열린 수원 매탄고등학교와의 결승전 경기에서 전반 31분 이정빈과 후반 13분 권로안이 연속골을 터트리며 2-0으로 앞서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건고의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의 꿈은 이뤄지는 듯 했다. 하지만 하늘은 대건고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온 힘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그들에게 급격한 체력 저하라는 위기가 찾아왔다. 매탄고는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29분 김건희와 후반 37분 추현호에게 내려 연속골을 내주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이내 정규 시간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 소리가 울렸고 승부는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차기에서도 팽팽한 흐름은 이어졌다. 양 팀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5명의 키커나 내리 골 네트를 흔들며 5-5 동률을 이뤘다. 결국 데스 매치로 향했다. 그리고 6번째 키커에서 결국 승부는 갈렸다. 선축에 나선 매탄고의 6번째 키커가 득점에 성공한 반면 대건고의 6번째 키커인 서동범의 슈팅은 매탄고 골키퍼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매탄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매탄고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 안으며 고함을 지르며 기쁜 마음을 마음껏 표출한 반면 대건고 선수들은 승리가 눈앞에서 날아간 거짓말 같은 상황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여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주장 정의진 등 몇몇 선수들은 흐느끼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명확하게 대비되는 순간이었다.
종료 직후 단상에서는 곧바로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준우승에 대한 시상이 먼저 이뤄졌다. 은메달을 목에 멘 대건고 선수들의 얼굴은 당연히 어두웠다. 몇몇 선수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는지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고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상식을 마친뒤 수문장 이태희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운 마음을 삭히는 모습을 보였다. 승부차기에서 단 한 개의 공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스스로의 자책이었다. 그런 그에게 아무 말 없이 살며시 다가가 격려해주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인천의 레전드 김이섭, 임중용 코치였다. 지난 2005년 창단 2년만에 통합 1위 및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적을 이뤄냈던 그들은 마지막 고비였던 울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쉬운 준우승에 머문 기억이 있다. 그때의 아쉬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코치는 똑같은 상황에 놓여 좌절하고 있는 제자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며 진심을 담아 위로해주는 따뜻한 광경을 연출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끝으로 대건고 선수단은 2013시즌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짧은 휴식에 돌입했다. 이태희, 이정빈, 권세현, 이준용 등의 3학년 선수들은 대학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향한 출발을 하게 되고 윤준호와 배준렬 그리고 표건희 등 나머지 1, 2학년 선수들은 내년 시즌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된다.
이날 이들이 목에 멘 메달의 색은 금이 아닌 은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SNS를 통해 '아쉽지만 원 없이 싸웠기에 후회는 없다.'라는 말로 지금껏 함께 울고 웃으며 고생해온 동료들에게 서로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네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 그들은 우승보다 값진 소중한 추억이라는 것을 가슴속에 새긴 것이다. 좌절과 고난 속에서 서로가 소러를 의지하며 모두가 하나 되어 이겨내는 인천만의 DNA는 유스팀 대건고에도 깊숙이 새겨져 있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인천 유나이티드의 힘이 아닐까?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박영진 UTD기자 (yjp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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