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맏형 김남일의 복귀로 다시금 안정된 중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중앙 수비진 이윤표와 안재준의 부재로 팀이 흔들렸다.
인천은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36R 부산과 경기를 가졌다. 경기는 후반 6분 오랜 침묵 끝에 터진 설기현의 선제골로 인천이 앞서 가는 듯했다. 그러나 부산의 양동현과 한지호에 각각 후반 37분과 47분 동점골과 역전골을 내주며 부산에 1-2로 패배했다.
지난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한 김남일은 한 달여 만에 경기에 출장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인천의 맏형, 김남일이 부재한 한 달여 동안 인천의 중원은 ‘팥소(앙꼬) 없는 찐빵’ 같았다. 그동안 중원에서 풀어주는 능력과 침투패스, 수비력 등 김남일의 능력을 대체 가능한 선수는 없었다.
김남일의 빈자리를 손대호와 구본상, 문상윤이 메우며 고군분투했지만, 그들만으로 맏형의 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맏형이 복귀한 부산전은 그의 존재가 얼마 만큼이었는지를 확실히 깨닫게 해주는 경기였다. 김남일이 버틴 인천의 중원은 패스, 압박, 수비 삼박자 모두 고루 갖춘 모습이었다. 든든한 맏형이 중심을 잡아줌에 따라 동생들의 기량도 이전의 좋은 모습을 되찾았다.
안정된 중원을 되찾은 인천의 모습에 부산의 선수들은 공 컨트롤 등 여러 기본적인 잔 실수들을 많이 하며 인천에 공격권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그 결과, 인천은 후반 6분 이석현이 왼쪽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투하여 중앙으로 한 크로스를 설기현이 골로 연결했다. 지난 8월 서울과 홈경기에서 골 맛을 본 이후 침묵했던 설기현이 맏형의 복귀로 힘을 얻어 골을 뽑아냈다.
설기현의 골에 대해 김봉길 감독은 “우리 공격진들이 사실 골이 없었는데, 설기현 선수가 득점을 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생각한다.”며 오랜만에 터진 설기현의 골에 대해 평가했다.
인천의 좋았던 흐름은 계속 이어나갔지만, 주전 수비진들의 부재로 부산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내주었다.
경찰축구단에서 제대 후 부산의 살림꾼 노릇을 하는 양동현이 후반 37분 동점골을 넣으며 부산이 흐름을 잡았다. 이어 10분 뒤, 경기종료 직전 부산은 코너킥 상황에서 박종우의 킥을 중앙에서 한지호가 머리에 맞추며 골망을 갈랐다.
양동현의 동점골과 한지호의 역전골 모두가 인천의 제공권 장악 실패를 빌미로 만들어낸 것이었기 때문에 인천은 강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울산전 김영삼에 대한 위험한 태클로 3경기 출전정지로 징계를 받은 안재준과 이윤표의 부상으로 생긴 주전 중앙 수비진의 부재가 부산에 제공권을 내주게 되어 경기패배의 요인이 되었다.
김봉길 감독은 “김태윤, 전준형 선수 모두 (실점) 전까지는 잘 해줬는데, 실점 이후에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 동점골을 먹은 게 오늘의 패인이 아닌가 싶다.”며 이어 “안재준, 이윤표 선수 같은 제공권 강한 선수들이 빠지는 바람에 아주 힘든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하며 주전 수비진의 공백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천은 이번 경기의 패배로 시민구단 최초 ACL(AFC챔피언스리그)진출의 꿈은 사실상 무너졌다. 이에 대해 김봉길 감독은 “작년에 좋은 적도 있었지만, 팀이 침체되면 하향세를 타는 것 같다. 내년을 대비해서는 좋은 교훈이 될 것 같다.”며 내년을 준비하는 담담한 심정을 밝혔다.
/글 = 이용수 UTD기자(R9dribler@hanmai.net)
사진 = 남궁경상 UTD 기자(boriwoo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