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기자단이 만나러 갑니다' 일곱 번째 주인공은 경상북도 문경시에 사시는 조아람님입니다. 기사는 조아람님께서 보내주신 글을 토대로 '1인칭 시점'에서 구성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경북 문경시에 살며 인천 유나이티드를 정말로 사랑하는 ‘낭랑 18세’ 여고생 조아람이라고 합니다. 제 이야기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운명의’ 상주 VS 인천…서포터의 열정에 반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그중에서도 축구를 제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2학년짜리 꼬마가 언니, 오빠들 체육시간에 축구 안 시켜준다고 선생님께 대드는 모습. 혹시 상상이 되시나요? 그 정도로 축구가 정말 좋았어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운동장에서 남자아이들과 뛰어놀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지만 막상 실제로 경기를 볼 기회는 없었어요.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11년이 됐고, 문경시 바로 옆의 상주시에서 축구경기가 열린다는 플래카드를 보게 됐어요. 그때 경기가 아마 상주상무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시즌 개막전이었을 거예요. 처음으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아빠한테 엄청나게 졸랐어요. 그러면서 상대 팀인 인천 유나이티드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면서 유병수 선수가 인천 소속이라는 점을 알게 됐죠. 그리고는 인천을 응원하기로 했어요. 경기 보러 가자고 꾄 친구 두 명과 함께 아빠차를 타고 상주시민운동장으로 향했어요. 경기장에 들어가기는 했는데 저는 인천 서포터가 아니어서 원정석 바로 옆쪽에 있는 일반석에 앉아서 경기를 봤어요. 당시 저는 일반석과 원정석의 차이를 몰랐던 터라 뒤에 앉은 누가 뭐라고 하든지 인천 응원가를 따라 불렀어요. 사실 ‘미추홀 보이즈’ 덕분에 인천에 반한 것도 있어요. 많지 않은 서포터들이 목청 높여 노래하고 박수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거든요. 비록 인천이 0대2로 지긴 했지만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집에 돌아온 저는 90분 동안 서포터가 보여준 모습을 되새기느라 멍하니 앉아있었어요. ‘정말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을 사랑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픈 목 때문에 잠 못 잤던 서울전…다리 힘 풀린 수원전 지난 8월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경기를 잊을 수가 없어요. 그 경기를 보려고 무려 5개월 전부터 여행계획을 짜고 일정을 맞췄으니까요. 경기장에 들어간 뒤에는 응원석에 서서 그들(서포터)의 열기를 느끼며 몰입도를 조금씩 끌어올렸답니다. 그날은 전반 20분 만에 목이 갈라질 정도로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부터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어요. 결국 목이 아파서 밤새 뒤척이기는 했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보람찬 하루였어요.

2주 뒤인 8월28일 열렸던 수원전도 영원히 잊지 못할 거 같아요. 비록 그날은 인천에 가지 못해 집에서 중계를 보며 응원할 수밖에 없었지만 경기 끝나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다리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어요. 당시 중계하시던 분께서 펑펑 우시는 걸 보고서야 ‘상위 스플릿 진출’이 꿈이 아니란 걸 알게 됐어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날 정도였으니 어떻게 그 경기를 잊을 수 있을까요. 자도자도 멀기만 한 인천…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나요 시간을 재봤는데 문경에서 인천까지 버스로만 ‘3시간 30분’정도 걸리더라고요. 한참을 자고 일어나도 인천에 도착하지 못하는 그런 거리지만 그래도 좋아요. 그냥 좋아요.

사실 시도민구단보다 기업구단이 더 많잖아요. 그래서 기업구단을 응원할 수도 있었지만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시민구단은 풍족한 환경은 갖추지 못해도 기업구단에 밀리지 않는 특유의 조직력이 있어요. 기업구단과 조금 다른 ‘단결력’을 가졌다고 봐요. 특히 인천 유나이티드는 시민구단의 모범이 되는 팀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그런 느낌이 더 강했어요. 주변에서 ‘뭐 하러 그렇게 먼 곳까지 축구를 보러 가느냐’는 말은 많이 해요. 저는 그럴 때마다 ‘당신은 왜 당신이 응원하는 팀을 좋아하죠?’라고 물어본답니다. 결국 다른 사람들도 제 말을 들으면 딱히 답을 못해요. 그럼 저는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느냐’고 쐐기를 박죠. K리그 이야기는 SNS에서 많이…응원석 한번만 가보실래요? 아쉽게도 K리그를 소재 삼아 이야기할 사람이 주위에는 없어요. 오히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K리그 팬들과 이야기해요. 주변 친구들은 온통 연예인에만 관심이 있어서 공감대 형성도 어렵고, 남자아이들은 항상 해외축구 이야기뿐이에요. 그래서인지 ‘아, K리그 이야기할 사람 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아요. 며칠 전에 저희 학교에 FC서울 팬인 아이가 있다는 걸 알기는 했는데 별로 친하지 않아서인지 이야기할 기회도 없고 있으나 마나네요. K리그 비하하는 사람들 보면 참 갑갑해요. 저는 그런 소리 들을 때마다 ‘응원석에 가보라’고 말해요. 인천은 물론이고 다른 구단 서포터들도 엄청나잖아요? 응원석에서는 가만히 앉고 싶어도 그렇게 안돼요. 자기도 모르게 응원가를 부르고 박수치게 돼요. 그렇게 서포터와 하나가 되어가는 거예요. 결국 K리그의 재미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어요. 최근에 상주팬이 된 친구가 한 명 있어요. 그 친구도 경기장에 갔다가 응원하는 재미에 빠져서 그렇게 됐어요. 게다가 국군체육부대가 문경으로 이전하고 나서 친구가 K리그에 엄청 관심을 갖게 됐네요. 팬은 프로팀의 ‘엄마’…유니폼의 유일한 단점은! 팬은 프로팀에 있어서 ‘엄마’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미우나 고우나 내 자식’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정말 그 말대로 미우나 고우나 ‘우리 팀’이죠. 미워해도 끊어질 수 없는 사이, 잘못된 일을 꾸짖고 잘한 일은 칭찬과 박수를 아끼지 않는 사이. 바로 우리와 인천의 사이를 대변해준다고 생각해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 팀’을 위해 몸을 던지는 팬들이 떠올라요.

응원용품요? 물론 갖고 있죠. 응원용품 말고도 ‘무릎담요’랑 ‘비상CD’도 있어요. 아는 동생이 보내준 ‘매치데이 매거진’과 ‘10주년 유니폼’, ‘싸인볼’ 그리고 인천 유나이티드 ‘클래퍼’도 갖고 있어요. 저는 기숙사에 살아요. 그래서 집에 오갈 때마다 항상 10주년 유니폼을 들고 다니거나 가끔은 입고 가요. 참, 이건 좀 그런데요. 유니폼이 너무 달라붙어요. 그래서 엄청 부담스러워요. 이게 유일한 단점이에요. 누군가 그랬어요…인천팬이 된건 ‘운명’이라고 굳이 자기가 사는 곳의 팀을 응원할 이유는 없는 거 같아요. 매력이 없다면 당연히 다른 팀에 눈을 돌릴 수 있으니까요. 본인이 좋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누가 뭐라고 하든지 다른 사람 시선에 신경 쓰지 않으면 마음 편해요. ‘매력 있는 거에 마음이 끌리는 것’. 그게 사람이잖아요. 그저 사람의 본능대로 가는 거니까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저한테 이런 말을 해줬어요. ‘너를 보면 운명론이라는 게 정말 있는 것 같다’고요. 그러면서 ‘너는 인천을 응원하는 게 운명인 것 같다’고 덧붙이더라고요. 그 말 듣는 순간 조금 기분이 묘했죠. 가끔 마음 아팠던 나날들…타지역 팬들도 마음은 정말 뜨겁답니다 인천에서 멀리 살아서 그런지 ‘인천팬’을 위해 하는 이벤트나 행사를 보면 소외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저 ‘딴 세상 일’마냥 스쳐지나갈 뿐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인천팬이라는 자부심이 작아지는 것 같아 씁쓸했어요. ‘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도 볼 때마다 항상 마음이 아팠어요. 다른 지역 팬들을 제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인천이 아닌 다른 곳에 사시는 모든 팬들도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런 가운데 이번 기회를 맞이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고맙습니다. 비록 인천에서 멀리 살지만 팀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다른 사람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를 포함한 다른 지역의 팬들도 항상 인천을 응원하고 있으니 선수들과 감독님, 코칭스태프 분들도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항상 여기에 서서 응원하고 있을게요. 글-구성 = 김동환 UTD기자(@KIMCHARITO) 사진 = 조아람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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