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 인천…서울에 프로팀은 없다
우연히 인천의 창단 경기를 TV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일본의 감바 오사카와 했던 인천의 끈끈함이 기억에 남아서 그때부터 인천에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그때는 전재호선수가 가장 눈에 띄었어요. 일단은 전재호선수의 작은 체구가 저와 비슷해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다른 선수들보다 더 끈끈함을 느꼈어요.
그 경기 이후에 인천을 조금씩 알아보았어요. 인천이 다른 기업구단들처럼 큰 구단도 아니고 시민구단이다 보니깐, 여러 인천시민에게 응원을 받고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서 경기하는 모습이 너무나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서울에서 가깝고, 다른 지역보다 거리상 오가도 시간상 여유로워서 인천을 응원하고 있어요. 혹자는 ‘가까이 있는 부천, 안양, 서울을 응원하지 않느냐’ 묻는데, 처음부터 인천을 보아 왔기 때문에 다른 팀은 관심이 없다고 답하고 있죠.
집에서 경기장까지 거리가 40분 정도 걸려요. 먼 거리보다 같은 지역에 있는 서울을 응원하라는 말도 들리는데, 저는 서울을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왜냐면, 우리(인천)는 지역 연고를 하고 있는데, 그 지역 연고를 떠나 어딘가로 가면 상실감을 어마, 어마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안양 팬들의 가슴 아픈 심정을 이해하기 때문에 서울을 팀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S석의 매력에 빠져 소모임 ‘T.N.T.’가입
10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장에 가서 응원을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전에는 TV로 인천경기를 지켜보면서 저 나름대로 주말마다 축구를 하러 가는 것에 빠져있었죠.
작년에 홈구장을 숭의로 옮기고 나서 개인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경기장에 갔는데 처음에는 소모임에 가입되어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처음으로 S석에 가서 경기를 보는데, TV에서 보는 것보다 경기장에서 보는 것이 너무나 흥겹고 즐거웠어요.
서포터들이 응원하는 것을 경기장에서 직접 보고 들으며,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응원 모습들이 인상 깊었어요. 그 경기는 비록 앉아서 경기를 관람했지만, 제 열정을 실어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소모임 ‘T.N.T.’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홈, 원정 가리지 않고 거의 지금까지 빠짐없이 경기장에 찾았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제가 축구를 하는 것에 빠져있었는데, 지금은 경기장을 찾은 계기로 그 열정이 경기장을 찾아 서포터활동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죠.
제가 인천이 좋아서 인천을 응원한 것도 맞지만, 저를 일깨워서 이렇게 인천을 응원하고 있었던 것은 ‘T.N.T.’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연령층의 열정이 모인 ‘T.N.T.’
다른 소모임도 열정적이겠지만 제가 속한 ‘T.N.T.’는 10~5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게 열정적이에요. 50대의 형님들, 누님들이 경기장에 오시면 앉아서 경기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서서 열정적으로 응원하세요. 그래서 우리는 다른 소모임과 다르게 전 연령층에 거쳐 열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인천을 응원하는 것이 주목적이고, ‘T.N.T’ 안에서 축구를 하며 화합을 다지기도 해요. 저희가 내부 후원을 통해 사무실도 운영하고 있고요. 경기장 근처에 사무실이 있어요. 그래서 사무실 안에 응원 도구 같은 것들을 보관하거나 경기 시작 전에 간단하게 맥주한 잔을 하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우리 소모임은 융화와 화합이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그룹도 마찬가지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다른 그룹보다 더 열정적인 것 같아요.
‘T.N.T.’에 가입한 인원은 2천여 분이 넘어요. 하지만 매 경기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40~5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모든 분이 나오셔서 같이 응원하면 좋겠지만, 소수 인원이 열정적으로 응원하기 때문에 우리 ‘T.N.T.’가 자랑스러운 것 같아요.
사랑하기 때문에 자처한 걸어 다니는 인천의 홍보대사
저는 출근할 때 인천 구단용품을 매일 입고 다녀요. 제가 자체적으로 인천을 홍보하려고 입고 다니고 있어요. 제가 구단용품을 입고 다니면서 하는 홍보는 구단에서 하는 홍보 외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구단용품을 입고 다니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인천팬이세요’라고 묻기도 해요. 또, 이어폰을 끼고 전철 타고 가는 제게 ‘인천팬’이냐고 물으시기도 했죠. 저번에는 SK야구 유니폼을 입으신 분들이 저를 쳐다보면서 인천 옷을 알아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만큼 제가 인천을 사랑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인 것 같아요.
구단에서 판매하는 용품은 대부분이 가지고 있어요. 인천에 관련된 물품은 모두 구매해서 간직하고 싶거든요. 올해 초 선수들이 입었던 롱 패딩 등 선수들이 착용하는 용품 모두를 팬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구단용품을 팬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입고 다니는 것이 구단에서 직접 홍보하는 외에도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축구를 통해 화합을 다져요
축구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지만, 2000년대부터 같이 선후배들과 취미로 12년을 공 찼어요. 그때부터 축구에 매력에 빠져서 축구모임에 가끔 나가고 있죠. 또, 저희 ‘T.N.T.’안에서도 축구를 하고 있어요.
제가 그룹에서 감독을 맡고 있죠. 매주 주말 제가 직접 훈련프로그램을 짜서 같이 훈련하면서 공을 차고 있어요. 아무래도 공을 잘 못 차는 그룹원이 많아서 그런지 제가 가르쳐서 실력을 조금씩 쌓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요. 인천의 경기가 있는 날 전, 후로 해서 거의 매주 공을 차고 있어요. 올해는 ‘Ultras Hawk’, ‘포세이돈’과 경기를 하기도 했어요.
저희 ‘T.N.T.’와 자주 공을 자주 차던 팀이 있었어요. 그 팀과 경기를 하면 6-0 대패를 하곤 했죠. 하지만 우리가 3~4개월 열심히 훈련해서 경기를 다시 했어요. 우리가 항상 큰 점수 차로 졌던 팀에게 6대2로 이겼어요. 그때는 제가 감독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그만큼 팀원들이 저를 잘 따라줘서 발전되고 있어요. 중요한 것이 저희 소모임의 목적은 인천을 응원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축구만 하려고 나오는 팀원은 같이 운동 못 해요.
그런데도 저희는 중, 고등학생들 어린 친구들이 많아요. 축구를 하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남자들은 공차다 보면 쉽게 친해지니깐 이렇게 축구모임을 갖는 것이 우리 ‘T.N.T.’ 화합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저희 여성 팀원 3명도 함께 공을 차고 있어요. 한 분은 재정을 관리하고 있고, 두 분은 축구를 배우려고 축구화까지 샀어요. 이렇게 축구는 모두가 함께 화합을 다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평생 기억 될 미추홀보이즈와 함께 한 퍼포먼스
올 초에 ‘미추홀보이즈’에서 했던 개막전 퍼포먼스가 기억에 남아요. 그 퍼포먼스 준비에 저도 참가했었죠. 그때는 추웠는데도 불구하고, 저희 힘으로 그런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는 것이 많이 자랑스러웠어요.
지난 서울전에 했던 창단 10주년 퍼포먼스도 기억에 남아요. 평소에 좁게 서서 응원한 탓에 미추홀보이즈의 모습이 작아 보였잖아요. 그날의 퍼포먼스는 게이트기를 여러 개 들어서 우리의 웅장한 모습으로 상대에게 위압감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었죠. 아이디어는 미추홀보이즈 운영진들이 계획하고 디자인을 했어요. 그때 준비는 미추홀보이즈의 소모임이 다 모여서 함께 작업했죠.
아시아 최고의 퍼포먼스로 기억되는 것과 창단 10주년 퍼포먼스는 앞으로도 평생 기억될 것 같아요.

선수와 함께하는 소소한 이벤트를 원해요
지난 ‘잔디밟기행사’는 너무나 실망스러웠어요. 무슨 행사를 하려고 했는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선수들의 표정을 보니깐, 그때 경기를 이긴 상황에서 했으면 좋은데…, 경기를 비긴 상황에서 선수들도 피곤한데 굳이 행사를 진행해서 선수들을 힘들게 했는지 너무 아쉬웠어요.
구단에서 준비한 것이 무슨 의도인지는 알겠는데, 하기 전에 준비를 철저히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보기에 내용이 없는 행사였기 때문에 보여주기식의 행사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거든요. 선수들과 팬이 함께 좋아야 이벤트인데, 어떻게 보면 선수들은 경기를 뛰고 나서 너무 힘든데 팬들만 좋았던 이벤트였던 것 같아요.
우리 팬들이 중요시하는 것이 선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에요. 앞으로 그런 이벤트가 있었으면 해요. 팬즈데이 같이 팬과 선수들이 함께하는 만남 같은 소소한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평소에 보면 인천지역의 중, 고등학교에 가서 급식봉사를 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그런 것 같은 소소하게 이벤트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우리 팬들은 특별하게 자기가 찾아가지 않는 이상은 선수들을 직접 볼 기회가 적어요. 구단에서 선수들과 스킨십 하는 이벤트를 더 자주 해준다면 팬들은 더 좋아해 줄 것 같아요.

‘인천은 나의 자존심’, 절박함이 우리의 목소리를 높인다.
작년 초반에 부진을 겪으며 강등을 당할 위기에 있었을 때, 상주상무랑 경기에서 설기현선수가 후반에 넣은 골이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왜냐면, 계속해서 승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을 때라 진짜 말로만 듣던 강등이 현실로 다가왔었거든요.
미추홀보이즈에서 경기가 끝날 무렵 ‘인천은 나의 자존심’이라는 응원가를 선수들과 하나가 된다는 마음으로 불렀어요. 우리가 승리를 위한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에 목소리 크게 부르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몇몇은 눈가에 이슬이 맺혀 있는 사람도 있었어요. 우리가 다른 대형 서포터들보다 적은 인원으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승리를 위한 절박함이 어느 팀보다 강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때 우리의 절박함을 선수들도 느꼈는지, 설기현선수가 골을 넣어줬어요. 제가 경기장에서 많은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가슴부터 올라오는 뜨거움을 느낀 경기였던 것 같아요. 또, 그 승리 이후부터 분위기 반전을 한 것 같아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특히, 우리들의 응원과 그 힘을 받은 선수들이 함께 이뤄낸 승리라는 느낌이 들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인 것 같아요.
레골라스의 활과 화살은 내가...
저는 남준재 선수를 좋아해요. 그래서 그 선수가 좋은 경기력과 멋진 골 뒤풀이를 보여주라는 뜻에서 활과 화살을 만들어서 준비했죠. 솔직히, 올 초에 목포에서 전지훈련 할 때 내려가서 전해주려고 했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서 주지 못했어요.
아직 전해주진 못했지만, 꼭 남준재 선수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제 선물로 경기에서 작년 여름과 같은 좋은 모습과 함께 많은 골을 넣어줬으면 해요. 그리고 제가 준 활과 화살로 멋진 골 뒤풀이를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감독님, 선수 여러분!
감독님께 바라는 점은 지금처럼 한결같은 모습으로 팀을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감독님께서 세우신 목표대로 지금처럼 전진하셨으면 좋겠어요. 선수들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뛰어주었으면 해요. 패하더라도 그냥 대충해서 지는 것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감독님과 선수들이 상위 스플릿 리그 1승을 꼭 이뤄낼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ACL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얼마 전까지 그 희망을 놓치지 않았어요. 올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우리 선수들이 해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글= 이용수 UTD기자(R9dribler@daum.net)
사진 = 김선경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