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파묻혀 시즌권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달 넘게 경기장을 못찾다가 올해 마지막 홈경기라 모든 일을 제쳐두고 추운 날씨에 경기장엘 찾았습니다. 다행히도 날씨는 우려했던만큼 춥지도 않았고 이른 시간에 선제골도 들어가서 더욱 즐기자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관전하던 중 심판판정에 순간 흥분을 감추지 못한 설기현 선수가 광고판에 공을 뻥차려고 했던것 같은데 개발이 나서 공이 떠버렸습니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그 공이 저를 향해 정확히 말하면 제 머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는데 축구를 보는 이의 자세에 어긋나게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제가 손만 빼놓고 있었다면 그 공을 낚아채서 바로 넘겨줬을텐데 손이 부자유스러웠던터라 고개만 살짝 틀어서 공을 피하고 말았습니다. 그 덕에 옆에 있던 어떤 운동신경 없어보이던 통통한 아저씨께서 몸빵을 하시더군요. 왠만하면 피하거나 쳐냈을 법도 했을텐데 무기력하게 맞으시더군요. 참담했습니다. 저의 날렵한 운동신경으로 잡았더라면 그 아저씨가 쪽팔리지도 않았을거고 제가 순간 영웅이 되었을 수도 있었는데.....
암튼 입수관전했던 저의 부주의함이 일련의 소동을 일으키고야 말았네요. 다음부터는 꼭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 경기내내 집중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모든 일의 책임은 저에게 있음을 거듭 말씀드리며 이제 논란은 그만 하시죠.
추신: 설기현 선수의 손짓, 참 쿨해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