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제주 원정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김남일과 설기현이 모두 뛰었지만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후반 44분 수비수 김태윤의 만회골이 없었다면 영패의 수모를 겪을 뻔했다.
하지만 아직 실망은 이르다. 우선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김남일과 설기현이 이날 경기서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사실이다. 김남일은 당초 예상과 달리 풀타임 출전을 소화했다. 난도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그는 후반 21분 구본상이 퇴장을 당하고 연이은 실점을 내주자 플레이메이커로 나서 꺼져가던 화력의 세기를 더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효균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설기현은 컨디션 난조에도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답보 상태에 빠진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허정무 감독은 이들의 활약을 패배 속에서 건진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남일은 풀타임으로 뛰기에는 무리였지만 불리한 경기의 흐름상 계속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점점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교체 출전한 설기현은 우려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팀에 적응하고 있어 만족스럽다. 홈 개막전에는 선발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남일, 설기현이 중심을 잡아주고 부상 악몽에 빠진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이보와 호주 출신 공격수 번즈가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다면 부진탈출은 시간문제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현재 이보는 복귀가 임박했고 번즈는 정밀 검사를 남겨두고 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다양한 공격 전술 구사 등 팀의 전력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는 지난 시즌 인상적인 경기력에도 득점력 부재로 수많은 무승부를 양산했던 인천의 입장에선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는 11일 새로운 홈구장인 숭의아레나에서 수원과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있는 허정무 감독은 "제주전 패배를 좋은 보약으로 삼겠다. 비록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했지만 실망은 이르다. 기존 전력에 새롭게 가세할 선수들이 잘 맞물린다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다. 숭의아레나에서 열리는 홈 개막전에서는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동원해 홈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겠다"라고 인천의 반격을 예고했다.
인터풋볼 이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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