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설기현(33)이 A대표팀에서 팀 후배 정인환(26)이 주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은 지난 27일 광주와의 K리그 37라운드에서 3-2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한 인천은 13경기 연속 무패(9승 3무)를 달성하며 2003년 팀 창단 후 최다 연속 무패 신기록을 수립했다.
인천이 이토록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정인환의 역할이 컸다. 정인환을 중심으로 한 인천의 포백라인은 37라운드까지 소화하면서 34골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현재 16개 팀 중 서울과 함께 최소 실점을 기록하며 ‘짠물수비’ 타이틀까지 얻었다.
설기현은 “공격과 미드필드에서 나와 (김)남일 형이 후배들을 이끌어 준다면 수비에서는 인환이의 역할이 크다. 포지션 별로 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필요하다. 수비가 안정되니 전체적인 공수 균형이 잘 유지되고 있다”면서 정인환의 공이 컸다고 추켜세웠다.
현재 인천은 웃고 있지만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봉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12경기 무승에 시달리며 한때 강등 1순위로 거론됐다. 정인환은 주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웠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후배들을 다독였고, 고참인 김남일, 설기현과 수시로 소통하며 팀이 하나로 뭉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인환은 상하위리그 구분을 앞두고 인천의 돌풍과 함께 서서히 주목 받기 시작했다. 187cm의 큰 키를 앞세운 제공권, 스피드, 수비 리딩 능력을 갖춘 차세대 중앙 수비수로 평가를 받았다. 지난 8월 15일 정인환은 잠비아와의 평가전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10월 17일 이란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 당당히 선발로 출전해 성공 가능성을 열었다.
설기현은 “시즌 초반 팀이 부진해 누구도 인환이가 대표팀에 갈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힘든 상황을 극복하다 보니 기회가 왔고, 그것을 잘 잡았다. 힘든 이란전을 잘 치른 만큼 앞으로 대표팀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설기현의 말처럼 정인환은 대표팀을 다녀온 후 한껏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됨은 물론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설기현은 “인환이가 대표팀에 뽑힌 것을 보고 다른 후배들이 큰 자극을 받았다. 시즌 초반과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인환이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커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