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과의 경기는 이미 시작전부터 그 이전팀들과는 다르게 불안감과 긴장감이 최고조에 올랐었다.
성남은 완벽한 리빌딩의 성공으로 어떤곳에서도 약점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이 원하는 축구를 했고
인천은 불안한 외줄타기 끝에 2번의 승리를 취했지만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팀이기도 했었다.
뚜껑이 열리고 경기는 4:2의 완패를 당했지만
성남의 측은지심이 없었다면 한 열골은 더 들어가도 할말이 없었던 최악의 졸전을 벌이고 말았다.
되돌아보기도 싫었던 경기였지만 실패에서 얻을수 있는게 많았던만큼 억지로 되돌려본다.
*묘한 불안감의 정체는?
울산과 포항을 잡고 남쪽나라 징크스를 완벽하게 날리고 오던 차안에서 무심결에 던진 말이 있었다.
경기결과는 승리로 마감을 했었지만 분명 우리팀의 진면목이 사라졌기에 한번은 호되게 대패를
당하고 냉정하게 우리팀의 문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성남으로 출발하면서 차안에서도 그곳에 가고 싶지않은 묘한 불안감과 초조감은 사라지질 않았다.
아마 내용이 형편없었던 인천의 후기리그와 전북전 대승을 거두며 실체를 드러낸 성남의 무서운
기세를 바교했었던 탓이었을까?
차안에서 구단은 대우건설과 스폰서계약을 체결한다는 놀라운 희소식을 접했지만
성남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물론 이런 복합적인 심정은 숨겨진 발톱을 드러내기 위한 야심때문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린 성남을 넘어서면 만천하에 후기리그우승이 목표라고 선언을 할 참이었기 때문이었다.
드러내지 않은 속내의 욕심과 보이지 않은 불안감은 순식간에 인천에서 성남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원래 이벤트는 축구를 죽이는 일이다.
각 구단마다 독특한 이벤트로 팬들을 즐겁게 하지만 그런 일은 득과 실이 존재하는 법이다.
오로지 축구만이 최고의 상품이다라고 생각하는 구단들은 철저하게 이벤트를 외면하기도 하고
이벤트활성화는 좋은 미끼라는 인식을 하는 구단도 있기에 각자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성남경기장에 들어서자 그 아담한 모양새에 감탄을 했지만 찐드기같은 무더위는 미칠 노릇이었다.
경기시작 20분전에 본부석 맞은편의 관중들을 세어보니 정확히 군인빼고 120명.......
참고로 시력이 1.2는 유지하고 있으나 한무더기의 군인을 세는것은 쌀알을 세는것만큼 불가능했었다
그나저나 경기시작전 웃긴곰 두마리와 수줍은 천마 두마리가 율동을 하면서 분위기를 돋구었지만
그 썰렁함과 무안함과 좌절이란......
게다가 그 시끄럽고 목적없는 북소리의 향연과 하프타임때 벌어진 어느가수의 헛동작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조용히 경기를 기다리는 묵직한 침묵이 백번 나을뻔했다.
성남은 이 경기로 최고의 흥분을 맞봤겠지만 이 이벤트만큼은 옥의티정도가 아닌 옥의망치정도랄까?
성남경기장의 안좋은점은 공간이 탁트여있어서 서포터들의 외침은 공기중으로 사라지는 것이었었다.
인천의 광적인 서포팅이 이렇게 작게 들린적도 없었을만큼
*전반 그리고 불안한 선취골
성남은 장학영.김상식.김영철.박진섭의 4백과 김철호.히카르도.남기일의 3각미들 그리고 김도훈.두두.
모따로 이어지는 공격형태를 취하고 있었지만 고무줄처럼 탄력과 변화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반면에 인천은 라돈치치와 셀미르의 공격형태를 빼면 어느것하나 정해진 포지션없이 움직여야하는
지역방어의 틀이아닌 대인방어의 큰틀을 유지한채 공격과 수비를 병행하고 있었다.
성남의 줄기찬 공격과 전혀 맞지 않은 인천의 공수능력은 한눈에 보더라도 확연히 밀리고 있었다.
우리가 단한번의 기회를 살려 골을 넣기까지 우왕좌왕의 연속이었다고 할수 있는 경기초반이었다.
단한번의 기회를 라돈치치의 패스와 셀미르의 공간을 허무는 어시스트 그리고 잘 정제된 아기치의
볼컨트롤이후에 강력한 슛팅은 초반부진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셈이었다.
문제는 적절하게 성남공격진을 방어하는 우리 수비진의 체력고갈이었다.
각자 대인방어를 하다보니 양측수비들은 중원까지 달려가야하는 고생을 했고 미들진과 윙백들도
벌어진 공간을 메꾸느라 그저 뛰어다니기만한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다.
후반에 나타난 전선수들의 체력부침은 이 대인방어의 틀때문에 발생한듯 싶다.
성남은 교묘하게 대인방어를 교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는데 공격수들이 미들로 내려와 최대한
수비들을 움직이게 함으로서 체력을 고갈시키고 빈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성남의 경우 효과적인 공격이라는것이 2:1혹은 3:1의 월패스에 이은 공간파괴와 침투로 힘들이지 않고
우리를 지속적으로 무너트리고 있었는데 전반 실점이 없었지만 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또한 몇선수들의 쓸데없는 신경전은 경고를 받으며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었고............
*그리고 드러난 우리의 전력과 그 암울한 실체
성남은 전반에 몸을 푼듯이 가벼운 움직임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전선수의 체력은 그대로였고
우리의 문제점을 알고 있는듯 남기일대신에 김두현을 투입함으로서 공격에 물꼬를 틀 준비를 했다.
그러나 우린....
후반 얼마되지 않아 전선수들이 최악의 실수를 연거푸 유발하며 조직력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좀더 일찍 분위기를 추스릴 교체가 필요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상태였다.
두두의 놀라운 드리블과 잘짜여진 조직력은 어쩔수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동점골을 만들고 있었다.
이미 상황은 걷잡을수 없이 공황으로 빠져들었고 노종건의 퇴장과 역전골허용은 동반몰락으로 번졌다.
공격진은 단 한선수도 제끼지 못하는 놀라운 게으름으로 일관했고 미들진은 누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불가능할만큼 패스미스로 일관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침착해야할 수비진은 위치를 혼동한채 그저 뚫리는것을 쳐다봐야 하는 처지로 변했다.
우린 치욕적인 김도훈의 헤트트릭의 향연을 지켜봤고 4실점이란 최악의 경험을 해야만했다.
그곳에서 우린 더이상 무엇을 바랄 처지가 아니었다.
그저 빨리 경기가 끝나기만을 빌어야했고 방승환의 뜻하지 않은 선물이 아니었다면
아마 성남에서 인천까지 걸어가겠다고 폭탄선언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사심을 좀곁들여 이번 성남전을 총평하라면
우리국대와 베트남과의 지구가 멸망하기 전까지 좁혀질수 없는 실력차처럼 느꼈다.
*일찍 맞은 매에 대하여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이번 성남전의 대패는 아깝게 역전당한것 보다 충분히 가치있는 일인듯 싶다.
지구상의 그 어떤 경기도 경기결과에 자유로울수 없겠지만
우리의 목표가 플레이오프진출이라면 현재 감추어진 문제점이 무엇인지 다 드러내놓고
땜빵이 아닌 원초적처방이 필요한 시기라고 보여졌기에 이번 대패는 의미가 있다.
물론 경기보면서 신선이거나 성남팬이 아닌이상 욕이 튀어나오는것은 당연한 상황이었겠으나
매를 맞으려면 일찍 맞고 정신을 차릴때가 온것으로 보면 편한 경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 선발진 누구하나 평범한 프로선수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최악의 졸전을 벌인것은
상대가 강했던게 아니라 우리의 문제점에 당황을 했기 때문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190이 넘는 라돈치치가 170에가까운 장학영에게 제공권이 밀린다면 더 이상 문제없음으로 얼버무릴
상황이 아니기에 이경기를 두고 두고 곱씹을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는 개인전술이 밀리면 부분전술,전체전술은 아예 초토화된다는 자명한 이치를
2시간동안 드라마로 보여준 경기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마치며
앞으로 남은 9경기에 3승이나 4승정도면 플레이오프진출은 가능할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능력과 정신력 그리고 불협화음으로는 무난한 결과를 보장받지 못한다.
많은 팬들도 이번경기에 당황을 넘어 분노까지 가지는 않았다.
있을수 있는 패배처럼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점은 글쓴이도 같은 심정이다.
높은 정상에서 깊은 골짜기로 한번에 추락하면 깊은 상처와 앙금이 남겠지만
우린 스스로 돌아볼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우린 앞으로 플레이오프에 대해 논하지 말고
바로 닥친 그 경기가 결승전처럼 최선을 다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다음경기는 전북전.
사상최대의 원정응원팀이 꾸려지길 바라면서....................................
님의 리뷰 정말 속시원합니다. 우리 인천의 현주소를 정확히 표현한것같습니다. 항상 눈팅으로만 지내왔지만 어제 성남가서 직접 관전한 경기는 정말 재미없음 입니다. 실종된 윙플레이 아쉽습니다 좀더 발전하는 인천이 되었으면....
류현호2005-09-01
전북전 총 출동 해야지요..쓰라린 패배였지만
거기에서 느끼고 배운점들 전북전때 쏟아부었음 좋겠습니다!
안영춘님 리뷰, 잘 보았습니다~~
김지혜2005-09-01
안영춘님 리뷰 잘 보았습니다. 언제나 느끼지만 글솜씨 정말 좋으시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인천 어제의 대패로 다시금 돌아볼 시간적, 정신적인 기회가 주어졌다고 봅니다. 이 기회를 잘 보내면 보약이 될 것이고, 잘 못 보내면 독이 되겠지요, 인유 좋은쪽만 바라보겠습니다. 언제나 기대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