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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천의 짠물축구(수비축구)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23692 응원마당 유준희 2011-04-20 628
인천유나이티드를 응원하기 시작한지 벌써 5년째로 접어드네요. 많은 팬 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영화 '비상'을 시청한 이후 선수들간의 끈끈한 정과 의리, 그리고 패기를 느끼면서 맘 속으로 인천을 뜨겁게 사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k리그 재미도 없는데 뭐하러 보나? 그냥 국대만 보면 되지.'라는 생각만 갖고 있었던 저였지만 영화를 계기로 참을성을 갖고 인천의 경기를 꾸준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인천이라는 팀이 재정 형편상 넉넉하지 못하기에 스쿼드가 부자구단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에 맞게 전술을 구축해서 수비축구의 전형을 보여주는 팀이 바로 우리 인천이죠. 단단하게 수비를 한 후에 빠르고 확실한 역습을 이루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약팀의 전형적인 모습이죠. 공격력 면에서 다소 부족하기에 2009년까지 팀득점은 경기당 1점을 넣을까말까한 수준이었지만 수비에서는 어느 팀도 1점 이상을 쉽사리 내주지 않았습니다. 간간히 대량실점한 경우를 제외하면 무실점 경기도 상당했구요. 상대팀 선수나 팬 입장에서는 재미없네, 안티축구하네라는 식으로 폄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인천의 팬 입장에서는 그 어떤 경기보다 박진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우리 인천의 경기가 최고로 재미있었을겁니다. 들어갈듯 들어갈듯하면서 김이섭, 송유걸 골키퍼의 가끔가다 나오는 신내린(?) 선방쇼나 개개인의 역량은 조금 부족할 지언정 공에 대한 집착으로 골대 앞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몸을 던져내 슈팅을 저지하는가 하면, 그렇게 어렵게 골문을 지켜낸 후에 번개처럼 역습을 감행해서 득점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 누구도 이 팀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겁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였을까요? 작년부터 인천의 짠물수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2실점은 기본이고 성남에게 6 대 0 대패를 하기도 했고 3 대 0 으로 이기던 게임을 5분 남겨놓고 무승부로 끝내기도 하는가 하면 만년 만만한 상대인 강원에게 3 대 1로 지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승부라는게 이길수도 있고 질 수도 있습니다. 결과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했기에 이런 결과가 일어난 것이므로 제대로 된 원인규명을 하면 문제해결에 다소나마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럼 2004년 창단이후부터 2009년까지 인천의 전통이었던 짠물축구가 2010년부터 게 눈 감추듯이 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번째로 수비 조직력 붕괴로 보입니다. 6년간 거미줄같은 촘촘한 수비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에 분명합니다. 상당기간 한 팀에게 호흡을 맞춰오던 선수들의 노쇠화라던가 팀의 쇄신을 위해 선수들의 이적으로 인해 조직력이 살짝 약해졌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천의 저력을 보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 여기기에 크게 문제시하진 않겠습니다. 두번째 요인은 구단 프런트의 불화 또는 잡음이라고 여깁니다. 시장의 교체로 정치적인 성향을 암묵적으로 압력을 가하면서 안 사장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분위기가 안좋았을거라 여겨집니다. 프런트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으니 선수단에 영향이 가지 않을리 만무하겠지요. 하지만 이 부분 또한 안사장의 그간의 공로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아쉽지만 현실은 현실이기에 윗대가리님들께서 하시고자 하는대로 놔두면 언젠가 시간이 흘러 잠잠해지겠지요. 그래서 이부분도 크게 문제시하지 않을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인 마지막 세번째 요인은 전술의 변화라 여겨집니다. 이것이 잘했다 잘못했다 단정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저의 관점으로는 뱁새가 황새따라가려다가 가랑이가 찢어진 격이라고 판단됩니다. K리그에서 확실한 중앙수비수가 측면수비수의 부재는 인천뿐만 아닌 여타 전 구단의 고민거리임에 틀림없습니다. 위기에서 볼클리어링이나 실수의 최소화가 수비수의 최대미덕이지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인천의 수비수는 그런 부분에서 부족한 편은 사실이지요. 그렇다보니 미드필더 진에서도 수비쪽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수비가 없으면 공격도 없다는 확실한 수비축구의 진면목을 보여줘 왔지만 어찌된 일인지 작년부터 그런 모습을 왠만하면 볼 수가 없었습니다. 요새 이슈가 되는 343이니 442니 이런 것들 그저 숫자놀음에 불과합니다. 수비적이니 공격적이니 하는 것은 전술운용을 하는 감독의 몫이겠지요. 포메이션이나 전술운용은 코치진의 몫이므로 결과에 따른 책임은 그들이 지는 것이기에 따로 가타부타하지 않더라도 팬들을 위한 프로구단이라면 팬들이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쉽게 실점하고 어렵게 득점하면 어느 팬이 그 팀을 좋아하고 응원하겠습니까? 결과는 제쳐두고 과정이 엉망인데 누구 경기를 보러 오겠습니까? TV에서 중계해준다고 누가 보겠습니까? 비록 골은 못넣어도 팀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악착같은 모습, 팬들을 위한 모습이 보여야 지더라도 잘하고 있다고 팬들이 박수쳐 주지 않겠습니까? 작년에는 감독의 공백과 교체로 인해 팀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그런거라 이해를 한다해도 올해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감독님이 부임한지 벌써 8개월이 흘렀고 감독님의 색깔이 어느정도 입혀졌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뭐가 달라졌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제가 프로가 아니기에 전술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지만 순전히 팬에 입장에서 본다면 작년에는 유병수라는 강력한 한방과 이준영의 활기 넘치는 측면 플레이만 보고 공격적으로 나갔다가 재미를 보기도 패배의 쓴잔을 마셨던 한해라고 요약할 수 있겠지만 올해는 개막전부터 지난주 성남전까지 느낀 점은 '도대체 인천이 나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팀컬러는 무엇인가'로 요약이 되겠네요. 상주전의 무기력한 패배, 그럴 수도 있습니다. 잔디구장이 아니라 흙구장이었기에 당황스럽기도 했을테고 상주의 스쿼드가 무시못할 전력이었기에 질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이해가 안가는 점은 다른 구단보다 선수회전율이 훨씬 높은 군인구단보다 떨어지는 조직력은 어떻게 설명하시려는지 궁금합니다. 이후 이어지는 경기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과하기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동네축구 그이상 그이하로도 안보였습니다. 지난주 성남전에서는 승리하기는 했지만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성남이 못해서 그리고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경기력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수비쪽으로 공이 가면 어찌할바를 모르는 듯이 허둥지둥대다가 실수에 의한 실점, 미드필드에서는 압박이라는 미명 아래 마치 개떼마냥 우루루 몰려가서 상대팀이 반대편으로 횡패스 한방에 텅비게 만들고 공격진에서는 유병수선수의 공격욕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다소 서두르는 모습도 보이고 나머지 공격진은 경험의 부재인지 미숙한 볼처리가 많이 아쉽습니다. 이렇게 보면 전반적으로 팀을 내실화해서 수비를 단단히 한 후 역습을 하자는건지, 포항처럼 중원을 두텁게 세워 경기를 지배하겠다는건지, 아니면 전북처럼 닥치고 공격인지 특색을 전혀 알 수가 없네요. 제가 축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인가요? 아니면 코치진의 무능함인가요? 고등학생이 대학을 가려한다면 자신이 부족한 과목을 더 공부해서 점수를 높이는 방법을 택할 것이고, 대학생이 취업을 하기 위해서 영어면 영어, 자격증이면 자격증처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뭔가를 택해서 자신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게 당연한거라 생각되는데 인천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고 그것을 파악했다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안이나 비젼이 제시되어야 함이 마땅한데도 불구하고 그저 경기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조금만 더 지켜보아라라는 식의 팬을 경시하는 태도는 살짝 뒤떨어진 사고방식이 아닌가라고 생각됩니다. 리빌딩하는데 시간과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잘 압니다. 그래서 묵묵히 응원하려하는데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넋두리처럼 오늘도 떠들어 봅니다. 덧붙임: 오늘 쓴소리만 잔뜩 늘어놨다고 우리팀이 엉망진창이란 뜻은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미래를 기대하게끔 만드는 부분들도 상당히 많구요. 다음에는 그런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인천의 팬으로서 인천이 잘되기를 기원하고 저 죽는 그날까지 인천을 사랑하고 응원할 겁니다. 인천 화이팅~~~!!!!!!

댓글

  • 저도 솔직히 말하면 정말 응원할 맛 떨어집니다. 2011시즌의 인천이 보여주려고 하는건 대체무엇일까요.. 아무튼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유재훈님처럼 과정이 엉망이라는 점에서 매우 공감합니다.
    주이순 2011-04-21

  •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결과는 제처두고 과정이 엉망이라는 말에서 특히 공감하네요. 수비축구 할꺼면 확실히 지지않는 축구를 하던지, 골 먹더라도 한골 더 넣겠다는 게임을 하던지 뭔가 색깔이 확실히 들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수비축구는 하는데 골은 계속 먹히고.. 그렇다고 뒤집을 수 있는 카운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유재훈 2011-04-21

  • 그래도 김봉길 감독대행때는 밑도 끝도 없이 지기만 했는데 이정도면 성공한거죠
    이태환 2011-04-21

  • 허감독님 말 안해도 알만하죠. 전남팬들이 뭐라 생각할지 모르겠네요. 요즘 홈에서도 원정팀같은 경기를 보여주는 모습. 당연히 원정에서는 원정팀 모습. 인천 희망이 안보이네요. 몇년이나 이래야 할지....
    이기상 2011-04-20

  • 그리고 우리 인천은 젊은 선수를 키우는 과정이라서, 몇가지 문제점을 보일수도 있다고 생각되는군요..페트코비치 전 감독께서 경기전에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항상 말씀하신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허정무 감독께서도 전임감독에 그런 정신 자세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준희님 글 잘읽었습니다..
    김승욱 2011-04-20

  • 개인적인 글이지만, 전술이 항상 똑같을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성남이 많은선수가 빠져나갔다지만, 강팀이라는점이 인정하는것이고 작년 시즌에 우리 인천이 성남에게 당한 경기들를 생각한다면, 감독님 전술 대충 이해 갑니다..
    김승욱 2011-04-20

  • 제가 알기로는 2010 시즌 K-리그 구단중에 실점이 가장 많은 구단으로 우리 인천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래서 허정무 감독께서 손보신거구요..그러나 몇경기 안했지만, 이상하게도 골키퍼들이 실수가 많군요..그리고 유병수선수 우리팀에 에이스 인데 올해 3년차 되니 상대팀에서 유병수 선수 플레이에 대해 이제는 어느정도 아는것 같군요..유병수 선수가 극복하기를 바랍니다
    김승욱 20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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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례로 인해 4년마다 바뀔 가능성 커지겠네요

김영남 2011-04-20 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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