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힘써주신 전달수 대표님과 모든 구단 관계자, 선수단에
인천에서 나고 자라 인천만을 응원해온 팬으로써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경의를 표합니다.
서울구단에서도 재심청구를 안 하기로 했고 인천의 자체 징계도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사태를 통해 얻을 교훈만을 되새기며
더 이상 소모적 분란으로 아물어가는 상처가 덧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징계 수위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가 많지만 개인적으론 구단이 여러 면을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합리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조건부 무기한 징계를 내리기까지 큰 고심을 거듭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물병 투척 행위가 팀에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해를 끼친만큼 엄벌에 처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순히 영구 출입금지나 조건부가 아닌 무기한 출입금지를 내리면
구단 입장에서도 뒷말이 안 나오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십수년 한결같이 인천을 응원해주신 식구같은 팬들을
단 한번의 실수로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친다면 그 역시 서글픈 일입니다.
봉사활동 등을 통해 그들에게 반성과 성찰 그리고 재기의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다시한번 구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순간의 화를 참치 못하고 ’이것이 팀을 위한 나의 애정이다’라는 그릇된 팬심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일으킨 것에 대해
물병을 던진 사람들 모두 뼈저리게 반성하고 ’앞으로 내가 이 구단을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제재금 마련 관련해선 자진 신고자에게 우선적으로 모금을 하되 부족할 경우 전대표님이 사재를 털기 보단
일반 인천팬에게 모금하는 방안도 좋을 지 싶습니다. 물론 이를 구단이 요청하면 안 될 것이고
파랑검정 현장팀이나 소모임 등 팬 차원에서 모금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구단의 징계안 발표에서 유일하게 저 스스로 아쉽다고 느낀 부분은 팬들의 욕설 부분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백종범 선수의 도발 세리머니가 물병 투척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지만
거슬러올가가보면 백 선수의 도발을 야기한 것은 팬들의 욕설이었습니다.
단순히 도식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물병 투척의 최초 원인은 욕설이라고 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백 선수에게 욕설은 했지만 물병을 던지지 않은 사람들은 이번에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습니다.
과연 이 사람들이 이번 일로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다음부턴 욕설을 내뱉지 않을까요?
물론 욕설 부분은 사전 방지나 사후 징계가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경기장 내 욕설 또한 큰 잘못이라는 점에 대해 ‘최소한의 계도’ 정도는 이번 징계안 발표 때 언급했으면 어땠을까라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이번 사태도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당장 모레 광주전을 시작으로
코리아컵 포함해 6경기를 ’텅빈 S석’ 환경 속에서 관람해야 하는 아주 낯설고 비일상적 상황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축구는 계속되고 이를 숭의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저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일로 여러 팬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구단이 고심과 고심을 거듭해 최선의 길을 찾으려 노력한만큼 이제 팬들도 구단의 판단과 결정에 힘을 실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가장 손쉽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직관이겠죠.
자, 이제 우린 이번 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물병 투척은 말할 것도 없고 경기장 내 욕설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반드시 없어져야할 것입니다.
패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스포츠맨십의 중요성도 상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걸 떠나 ’아 내가 진짜 인천을 사랑했구나’라는 팀과의 일체감을 새삼 깨달은 것이야말로
이번 일을 통해 얻은 가장 소중한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