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그룹A(1~8위 상위리그)를 눈 앞에서 놓쳤다. 하지만 어려운 팀 사정 속에서 인천에 희망을 안겨줬던 김봉길 감독의 행보는 눈부셨다.
인천은 지난 26일 K리그 30라운드에서 제주에 0-0으로 아쉽게 비겼다. 8위 경남과 같은 승점 40점이었지만 골득실 차에서 경남에 5골이 뒤지며 9위로 그룹A 티켓을 잡지 못했다. 쾌조의 5연승으로 그룹A 진출의 희망을 품었던 인천으로서 두고두고 아쉬울 법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최하위로 떨어진 성적과 허정무 전 감독의 사임, 선수단 월급 미지급 사태로 어수선했던 팀 사정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성과는 그룹A 진출 실패의 아쉬움으로 덮기에는 아깝다. 제주전 종료 후 팬들은 아쉬움 대신 박수를 보내며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을 격려했다.
시즌 초반 수석코치였던 김봉길 감독은 연이은 악재에 빠진 상황에서 감독대행을 맡았다. 2010년 시즌 중반 당시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 사임으로 잠시 감독대행을 맡은 후 두 번째였다. 2010년 당시 무승에 부진에 빠졌었고, 2012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12경기 연속 무승(5무 7패)으로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선수들의 자신감은 떨어지고 강등권 탈출도 힘겨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봉길 감독은 올해 초 끊었던 담배에 다시 손을 댔다. 건강을 생각해 한 갑 이상을 넘기지 않지만, 승부에 대한 부담이 김봉길 감독을 크게 압박했다.
하지만 김봉길 감독은 선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 선수들의 승리 의지가 강했기에 반전의 기회가 있을 거라 믿었다. 연이은 무승으로 상처 입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6월 이후 인천은 승점 획득으로 승리하는 법을 배웠고, 7월 김봉길 감독은 감독대행에서 벗어나 정식 감독이 됐다. 8월 이후 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인 5연승을 이룰 수 있었다.
김봉길 감독은 “선수들의 노력과 힘든 시간을 보낼 때 포기하지 않고 견뎠기 때문”이라며 달라진 인천의 비결을 꼽았다. 또한 그는 시련을 통해 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고, 선수들을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룹A에 합류하지 못한 인천은 아쉬움을 딛고 그룹B(9~16위 하위리그)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최하위 2개 팀은 강등되는 만큼 생존을 위해 더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한다. 어려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힘든 시기를 이겨낸 김봉길 감독과 인천은 그룹B에서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차있다.
인터풋볼 한재현 기자